네 번째 요청…영풍·MBK와 경영권 다툼 속 방어 카드 해석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고려아연이 '아연·연·동 통합공정을 활용한 희소금속 농축·회수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해달라는 신청서를 최근 산업통상부에 제출했다고 29일 밝혔다.
고려아연은 이날 "해당 기술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되면 국가 경제와 안보에 직결되는 기술을 보호하고 국내 첨단·방위산업의 경쟁력을 안정적으로 향상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 기술은 아연과 연, 동 제련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폐기하지 않고 순환·농축함으로써 비스무스, 인듐, 안티모니, 텔루륨 등 희소금속을 고순도로 추출하는 독자 기술이다.
특히 이번에 신청한 안티모니 등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방위산업 등에 필수적인 핵심 전략 광물이다. 중국 등 일부 국가가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어 자원 안보 차원에서도 중요성이 크다.
고려아연이 희소금속 회수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해 달라는 요청을 한 건 이번이 네 번째다. 지난해 11월에는 '격막 전해 기술을 활용한 안티모니 메탈 제조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해 달라고 했지만 최종 후보군에 포함되지 못했다.
고려아연이 영풍·MBK파트너스 측과 경영권 다툼 중인 가운데 나온 이번 행보를 두고 업계에서는 단순한 기술 보호를 넘어선 '경영권 사수' 전략으로 해석한다. 산업기술보호법상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해외 기업에 매각되거나 대주주가 변경될 때 반드시 산업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50년 이상 축적한 세계 최고 수준의 제련 기술이 제3의 기업 등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국가핵심기술 신청 및 지정 절차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이라면서 "국가 경제와 안보에 직결되는 기술을 우리 정부와 함께 보호하고 우리나라 고유의 기술로 유지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했다.
이어 "제3의 기업에 의한 기술 탈취 움직임 등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와 함께 국가핵심기술 보호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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