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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자율주행 거대 실험실 中우한…"로보택시로 출퇴근"

입력 2026-01-02 06:11  

[르포] 자율주행 거대 실험실 中우한…"로보택시로 출퇴근"
실내온도 조절에 음악감상·안마까지 '내 마음대로'
요금은 中 택시 3분의1 수준…가격경쟁력이 최대 무기
규제 풀며 '레벨3' 상용화 박차…제한적 운행·긴 대기시간은 과제



(우한=연합뉴스) 김현정 특파원 = 지난달 31일 세계 최대 자율주행 도시로 알려진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의 한 도로.
연말을 맞아 평소보다 북적이는 시내 한복판에서 차 한 대가 차선을 연달아 바꿔가며 미끄러지듯 눈앞에 섰다.
창문 너머 텅 빈 운전석에서 핸들만 좌우로 연신 움직이는 이 차는 중국 기술 대기업 바이두의 로보택시 '뤄보콰이파오'(蘿卜快?·아폴로 고)다.
바이두의 6세대 자율주행 플랫폼이 탑재된 뤄보콰이파오는 운전석에 사람이 없이 달리는 완전무인자율(L4)로 주행한다.
우한은 자율주행 기술 선도 국가인 미국에 앞서 일상 속 상용화를 시작했을 뿐 아니라, 주행 허용 범위와 규모 면에서는 제도 수용 상황과 안전성 등을 중시하는 기술 강국 일본·독일을 압도하고 있다.

◇ 전용 앱으로 호출·주행 실력도 안정적…5㎞ 달려도 요금은 1천600원
차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전용 앱으로 호출·배정받고, 도착한 차의 외부 모니터에 이용자의 휴대전화 뒷번호를 터치해 입력하거나 앱이 설치된 휴대전화를 들고 가까이 가면 문이 열리며 탑승할 수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안전 문제로 운전석과 보조석이 막혀 있었지만, 이제는 보조석을 개방해 4명까지도 탑승 가능하다. 기존의 택시·공유 차량 형태를 완전히 갖춘 셈이다.
주행 실력도 안정적이었다.
이륜차나 무단횡단 보행자가 갑자기 나타나면 자연스레 피했고, 앞차가 정차하거나 속도를 늦추면 후진해 차선을 변경하는 '요령 운전'에도 능했다. 전방 도로가 비어있으면 시속 60㎞ 이상까지도 가속하지만, 과속 수준으로 속도를 높이지는 않는다.
이날 호출·체험한 6세대 자율주행 차의 가격은 20만4천600위안(약 4천240만원)으로 앞선 5세대 모델 대비 가격을 절반 수준으로 낮췄다. 경쟁 업체인 포니AI 7세대 모델보다도 30%가량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반적 서비스는 앞선 모델과 비교해 월등히 개선됐다. 음성인식 기반의 인공지능(AI) 기술로 차 내부 온도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차 내 모니터를 이용해 음악을 골라 들을 수도 있다.
눈에 띄게 차별화된 서비스 중 하나는 좌석에 내장된 '안마 의자'. 별도 비용 없이 주행 내내 이용할 수 있으며, 모니터를 통해 안마 강도까지 조절 가능하다.



차가 고장 나거나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긴급히 관리자를 호출하는 'SOS 구조' 버튼도 상부에 눈에 띄게 설치해뒀다. 이 버튼을 누르면 바이두의 관리자와 곧장 통화할 수 있으며, 유사시에는 요원이 곧장 현장에 배치된다.
중국 내에서도 난폭운전으로 악명 높은 우한의 도로 위에서 AI 기사가 모는 차를, 이처럼 다양한 서비스와 함께 이용하는 비용은 놀랍도록 저렴하다.
우한 화중과기대 부속 둥제병원 한쪽에서 샤오미 우한 본사까지 약 5㎞, 10분가량 달리는 데 지불한 택시비는 8위안(약 1600원). 같은 거리를 기준으로 25위안(약 5천원) 안팎인 일반 택시 이용 가격에 비하면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다만 우한역 인근 등 교통체증이 심하고 복잡한 도로에서는 로보택시의 진입이 제한되고, 차의 수가 일반 호출 차 및 택시 대비 적어 대기 시간이 10분여로 긴 편이라는 점은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개인 정보 처리에 대한 불신도 불안을 키우는 요소로 꼽힌다. 로보택시는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내부에 카메라를 설치했지만, 촬영 정보 관리나 후속 조치에 대해서는 안내하지 않았다.

◇ 中, 레벨3 차 승인하며 도심 자율주행 상용화 '속도'
중국의 로보택시 산업은 이미 자율주행 기술 선도국인 미국을 크게 앞서고 있다.
50개 이상의 도시에서 자율주행차의 공공도로 시험 운행이 허용됐고, 그중 우한·베이징·상하이 등 최소 10개 도시에서는 상용 운행이 시작됐다. 이는 미국 두 배 수준 규모다.
경험과 데이터 축적이 자율주행 기술의 핵심이라는 측면에서 인구 100만명 이상 도시가 139개에 달한다는 점도 우위의 배경이다.
최근에는 해외 시장에서의 성과도 눈에 띈다.
바이두는 차 공유 업체인 우버·리프트와 제휴를 맺고,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영국 런던에서 로보 택시 시범 운행을 시작할 예정이다. 바이두는 앞서 두바이, 아부다비 등에서의 서비스 계획도 발표한 바 있다.
중국에서 자율주행차 1천대 이상을 운행하는 바이두는 관련 규모를 2027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2만 대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중국 로보택시 업체 위라이드(WeRide)와 포니AI도 싱가포르 진출에 나선 상황이다.
정부는 자율주행차 판매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며 상용화에 물꼬를 트고 있다. 지난달 15일 중국은 창안자동차와 베이징자동차(BAIC) 산하 아크폭스 2종에 양산형 레벨3(L3) 자율주행차 '제품 진입'을 조건부로 허가했다.
제품 진입 허가는 해당 차를 국가가 인정한 정식 자동차 제품으로 등록할 수 있도록 하는 행정절차다.



하지만 AI 기술이 일자리를 대체하는 데 대한 사회적 합의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은 중국 자율주행 산업을 둘러싼 제도적 불안 요소로 꼽힌다.
실제 우한에서는 택시 및 공유차 운행을 생업으로 하는 기사들의 반발이 거셌다. 중국의 청년 실업률이 2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700만∼800만명에 달하는 택시·호출차 기사들의 소득 감소 문제는 사회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이 크다.
hjkim07@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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