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칭더, 中의 '대만 포위훈련' 직후 신년사서 '강인한 국방력' 강조
'中 2027년까지 대만 침공 준비' 분석엔 "최악 대비해 최선의 준비 해야"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1일 중국의 '군사적 야망'에 맞서 국방력을 강화해 국가 주권을 확고하게 수호하겠다고 말했다.
대만 중앙통신사(CNA)와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련 라이 총통은 이날 신년담화에서 올해 추진할 네 가지 목표 가운데 첫 번째로 "더 안전하고 굳건한 대만을 만들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라이 총통은 "중국이 계속해서 확장 야심을 높여가는 상황에 직면해 국제사회는 대만 국민이 자신을 방어할 의지가 있는지 주목하고 있다"며 "총통으로서 나의 태도는 언제나 분명하다. 그것은 국가 주권을 확고히 수호하고 국방과 전 사회적 방위 회복력을 강화하며 효과적인 억제력과 민주 방위 체제를 전면적으로 구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지난해 중국의 침투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17개 대응 전략' 가동, 국가 안보 10대 법안 개정 가속화, 8년간 1조2천500억 대만달러 규모의 국방 특별예산 투자 등에 나섰다면서 "올해는 이 계획들을 하나하나 실행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의 엄중한 군사적 야심에 직면한 지금, 대만은 기다릴 시간도, 내부 갈등으로 소모할 시간도 없다. 우리는 여러 사안에서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질 수 있지만 강인한 국방력이 없다면 국가는 존재할 수 없으며 서로 토론하고 논쟁할 공간도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는 정파를 초월해 전국민적 공감대가 되어야 한다. 여야가 협력해 중요한 국방예산이 조속히 통과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집권 민진당 정부는 통합 방공 시스템 개발 등을 목표로 1조2천500억 대만달러(약 58조원) 규모의 국방특별예산을 책정했으나 의회 다수당인 친중 성향의 국민당을 비롯한 야당은 이에 반대하고 있다.
라이 총통은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2027년까지 대만 침공 준비를 마치려 한다'는 국제 싱크탱크들의 분석에 대한 질문에 "중국이 그 목표를 예정대로 달성할 수 있을지는 하나의 문제"라면서 "대만으로서는 손자병법의 말처럼 '적이 오기를 바라지 말고 적을 맞을 준비가 된 나를 믿어야' 한다.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최선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2026년이 그런 의미에서 대만에 매우 중요한 해라며 "국방역량을 강화해 대외 군사 구매와 국방 자주화를 병행하고 '대만 방패'를 구축하며 드론·무인정·무인잠수정·로봇과 무인차량 등 비대칭 전력을 발전시켜 국방력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또 "중국이 중화민국(대만)의 존재라는 사실을 직시하고 대만 국민의 생활과 민주적이고 자유로운 삶의 방식을 존중하려는 의지를 보이며, 대등함과 존엄이라는 조건 아래에서라면 우리는 기꺼이 중국과 교류와 협력에 나서 양안의 평화적 공동발전을 촉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신년 메시지는 앞서 지난달 29∼30일 중국군이 미국의 사상 최대 규모 대(對)대만 무기 수출에 반발해 대만 포위훈련인 '정의의 사명-2025'를 실시한 직후에 나왔다.
중국군 동부전구는 지난달 29일 오전 육·해·공군과 로켓군 병력을 동원해 대만해협과 대만 북부·서남부·동남부·동부에서 '정의의 사명-2025' 훈련을 시작한다고 발표하고 당일과 이튿날인 30일 실사격을 비롯한 대규모 훈련을 수행했다.
중국군은 호위함·구축함 등 전함과 전폭기·전투기·무인기(드론) 등 군용기를 폭넓게 동원했고, 미국의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에 비견되는 PHL-16 다연장 로켓시스템으로 대만에 아까운 푸젠성 핑탄섬에서 대만을 향해 로켓 27발을 발사했다. 또 로켓포 등의 실사격 장면이나 드론이 대만 수도 타이베이의 상징인 고층 빌딩 '타이베이 101'을 촬영한 장면 등을 온라인에 공개하기도 했다.
라이 총통은 이번 중국의 군사훈련을 보면 중국군이 "대만이 새로 도입한 전력을 가상의 적으로 설정해 훈련한 항목이 포함돼 있다"며 "이는 이번 군사 구매가 대만의 국방과 안전에 반드시 필요함을 보여준다"고도 말했다.
중국 정부 내 대만 담당 기구인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은 이날 라이 총통의 신년담화에 대해 "대만 독립 분열의 궤변을 퍼뜨리고 양안의 대립과 대결을 선동한 것"이라며 "무슨 말을 하고 무엇을 하든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사실과 대만 독립이 필연적으로 패배할 것임은 바꿀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이에 대만의 중국 본토 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MAC)도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양안 문제의 핵심은 중국공산당이 중화민국의 존재를 무시하고 심지어는 없애려 하는 데 있다"며 "중공이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하든 중화민국이 115년간 존재해왔으며 경제발전과 민주주의 심화에 거대한 성과를 거뒀다는 사실 또한 바꿀 수 없다"고 반박했다.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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