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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분투칼럼] 매켄지의 용기로…2억 한류 팬과 '디지털 의병' 되자

입력 2026-01-22 07:00  

[우분투칼럼] 매켄지의 용기로…2억 한류 팬과 '디지털 의병' 되자
박기태 반크 단장



[※ 편집자 주 = 연합뉴스 글로벌문화교류단이 국내 주요대학 아프리카 연구기관 등과 손잡고 '우분투 칼럼'을 게재합니다. 우분투 칼럼에는 인류 고향이자 '기회의 땅'인 아프리카를 오랜 기간 연구해온 여러 교수와 전문가가 참여합니다. 아프리카를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분석하는 우분투 칼럼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기대합니다. 우분투는 '당신이 있어 내가 있다'는 뜻의 아프리카 반투어로, 공동체 정신과 인간애를 나타냅니다.]

100여 년 전, 조국의 주권이 유린당하던 비극적 순간은 우리에게 결코 잊을 수 없는 역사의 한 페이지다. 1907년 대한제국 의병들의 숭고한 항쟁을 취재했던 영국 특파원 프레더릭 아서 매켄지는 용기 있는 연대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 명확히 증명했다.
당시 서구 열강은 일본 제국주의의 교활한 선전 속에 조선을 '미개하고 무기력한 나라'로 깎아내렸다. 그러나 매켄지는 달랐다. 그는 경기도 양평에서 낡은 총과 해진 한복을 입은 의병들에게서 '노예로 사느니 자유인으로 죽겠다'는 불굴의 정신을 포착했다. 승리할 희망이 없음을 알면서도 죽음을 택한 이들의 영롱한 눈빛에서 조선 민족의 위대한 애국심을 발견하고 전 세계에 기록으로 남겼다.
매켄지의 펜은 단순한 기사를 넘어, 일제의 선전에 의해 왜곡된 우리 민족의 이미지를 바로잡은 역사적 외교 문서이자 진실의 증언이었다. 매켄지가 일본의 총칼에 맞서 진실을 지켜냈듯, 21세기 대한민국은 인공지능(AI)이라는 새로운 기술 앞에서 아프리카의 문화적 진실과 주권을 지켜낼 역사적 책임을 짊어져야 한다.

◇21세기 AI 시대의 '데이터 식민주의'와 대한민국의 역할
2025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발표된 'AI포 아프리카('AI for Africa) 이니셔티브는 아프리카 대륙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하는 중요한 발걸음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단지 인프라와 하드웨어라는 기술의 외형만을 지원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우리는 AI라는 기술이 품고 있는 '편향된 정신', 즉 '데이터 식민주의'의 위험성을 직시해야 한다.
현재 AI 모델들이 학습하는 데이터는 대다수 서구 중심적으로 구성됐다. 이에 따라 AI가 아프리카에 대해 답변할 때, 55개국의 다양성과 역동성은 사라지고, 수십 년 전의 빈곤·질병·전쟁이라는 부정적 고정관념만을 반복 재생산한다. 이는 아프리카의 현대적 주체성과 주권을 무시하는 '디지털 식민주의'의 새로운 형태로 심화할 수 있다. 매켄지 시대에 일제가 조선을 왜곡했듯, 오늘날 편향된 데이터는 아프리카의 미래를 왜곡할 심각한 위험을 안고 있다.
대한민국은 과거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이제 AI 기술력을 선도하며 '글로벌 3대 AI 강국 도약'을 국가 비전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진정한 AI 강국은 최고의 기술력뿐 아니라 최고의 윤리 의식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우리가 단순히 기술의 속도를 높이는 데만 집중한다면, 결국 서구의 데이터가 지배하는 시장의 하청 국가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우리의 AI를 가장 윤리적이고, 가장 인간적이며, 가장 정밀한 AI로 만드는 것. 이것이야말로 대한민국이 글로벌 AI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는 핵심 열쇠이며, 이 열쇠를 쥐고 열어갈 글로벌 주체는 바로 대한민국 국민이어야 한다.

◇2억 한류팬과 함께: 문화 강국의 윤리적 책임
대한민국은 전 세계 2억명에 달하는 막강한 팬덤을 거느린 자타공인 '문화 강국'이다. K-팝, K-드라마, K-푸드로 대표되는 한류는 단순한 소비재를 넘어, 자유와 연대를 추구하는 우리의 정신을 전 세계에 전파하는 강력한 공공외교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다. 한류가 구축한 글로벌 신뢰와 소프트 파워를 이제 인류 보편의 가치를 실현하는 데 사용해야 할 때다.
이제 대한민국 국민들이 전 세계 2억 한류 팬의 영향력을 지렛대 삼아 지구촌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데 앞장서자. "K-컬처는 재미뿐 아니라 공정함을 추구한다"는 메시지를 실천할 때다. 한국의 젊은 세대가 'AI 데이터 정화 캠페인'에 참여하고, 아프리카의 현대적인 참모습을 AI로 그려내는 '아프리카 다시 그리기'(Re-Drawing Africa) 운동을 펼칠 때, 이는 2억 한류 팬에게 대한민국이 '자유인으로 싸우다 죽겠다'던 의병의 정신을 디지털 시대에 숭고하게 계승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가장 감동적인 콘텐츠가 될 것이다. 한류의 영향력을 통해 AI가 아프리카를 올바르게 학습하도록 유도하는 것은, 대한민국이 'AI 윤리 강국'으로서 국제 사회에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하는 명백한 증거가 될 것이다.

◇공교육 시스템과의 연대: 교사와 청소년을 '글로벌 우분투 홍보대사'로
이 위대한 윤리적 도전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지는 교육 시스템이 함께 나설 때 비로소 완성될 수 있다. 교육부와 전국 시도 교육청의 적극적인 참여는 'AI 윤리 강국' 비전의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는 필수 조건이다. 따라서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은 다음과 같은 프로젝트를 추진해야 한다.
▲ '디지털 우분투' 교원 연수 프로그램 개발: 교육부는 교사 대상 직무 연수 프로그램에 'AI 시대의 데이터 리터러시 및 문화적 편향 대응' 과정을 필수 또는 권장 과정으로 신설해야 한다. 교사가 먼저 AI 데이터의 편향성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올바른 학생 지도와 세계 시민 교육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
▲ 전국 청소년 'AI-우분투 홍보대사' 위촉 및 활동 연계: 전국 시도 교육청은 반크와 협력을 통해 중·고등학생을 'AI-우분투 홍보대사'로 공식 위촉해야 한다. 또 이들의 'AI 데이터 정화 활동' 참여를 봉사활동 시간으로 인정하고 학교생활기록부에 적극 기재해야 한다. 이는 학생들에게 단순한 기술 교육이 아닌 세계 시민 교육과 공공외교 실천의 소중한 기회를 제공하는 국가적 교육 프로젝트가 될 것이다.
반크는 국가기간뉴스통신사인 연합뉴스와 한국의 청소년 청년들을 글로벌 우분투 홍보대사를 양성해 전 세계에 퍼져있는 아프리카에 대한 편견을 바로 잡고 있다. 이 활동에 참여한 청년들은 이미 교과서와 해외 백과사전, 해외 국제기구를 대상으로 큰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 학교 현장의 '리-드로잉 아프리카'(Re-Drawing Africa) 캠페인 활성화: 시도 교육청 단위로 'Re-Drawing Africa'와 같은 공익 캠페인을 윤리·사회·정보 교과 시간에 수행하도록 적극 독려해야 한다. 우수 참여 학교와 학생에게는 교육부 장관 표창 등을 수여해 참여 동기를 높여야 한다. 이를 통해 전국의 교사와 청소년이 AI의 편견에 맞서는 최전선에 서게 될 것이다. 이는 대한민국이 AI 기술을 통한 교육 선진국임을 전 세계에 입증하는 동시에, 아프리카의 '데이터 주권' 확보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는 매우 유의미한 길이 될 것이다.

◇매켄지의 정신 계승, 디지털 연대로 '네가 있기에 내가 있다'(Ubuntu)
100년 전 매켄지가 우리에게 보여준 연대의 정신이, 오늘날 AI 시대에 아프리카를 향한 대한민국의 책임으로 면면히 이어져야 한다. 우리 민족의 DNA에 각인된 '자유와 독립을 향한 용기'를 이제 AI의 편향성에 맞서는 '데이터 윤리'라는 새로운 용기로 승화시켜야 한다.
대한민국이 세계 3대 AI 강국이라는 기술적 목표를 뛰어넘고, '인류애를 실천하는 윤리 강국'으로 우뚝 서야 한다. 미국과 중국이 추진하는 AI 강국 그 이상의 높고 숭고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이를 통해 지구촌 200여개 국가가 한국이 그리는 AI 미래에 동참하게 하자. 이를 위해 교육부, 전국 시도 교육청, 전국 초·중·고교, 그리고 전 세계 2억 한류 팬과 함께해야 한다. AI가 아프리카를 올바르게 학습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는 우리가 '디지털 의병', '21세기 매켄지'가 돼야 할 이유다. 이 위대한 여정을 지금 바로 시작하자.

※ 외부 필진 기고는 연합뉴스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박기태 단장
현 반크 단장, 경기도 인공지능위원회 위원, 직지 홍보대사 활동 중, 재외동포청 정책자문위원, 재외동포정책실무위원, 외교부·대검찰청 정책자문위원, 청와대 청년위원회 위원, 국가브랜드위원회 자문위원, KOICA 홍보전문위원, 국제교류재단 공공외교홍보대사, 서울시 홍보대사 등 역임.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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