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피어슨 등 외국 세계사·지리 교과서 7종 분석…국내 교과서 시정 이어 해외서도 캠페인

(서울=연합뉴스) 박성진 기자 =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단장 박기태)가 국내 교과서뿐 아니라 외국 교과서에서도 아프리카 관련 서술이 유럽 중심의 편향된 시각에 따라 왜곡됐다고 지적하며, 이를 시정하기 위한 캠페인에 착수했다고 6일 밝혔다.
반크는 피어슨과 맥그로힐 등 미국 주요 출판사의 세계사 및 지리 교과서와 AP(미국 대학 과목 선이수제) 시험 대비 교재 등 7종에 담긴 아프리카 관련 내용을 분석했다.
외국 세계사 교과서 상당수는 아프리카를 주체적으로 역사를 만들어 온 행위자로 보기보다는 외부 세력에 의해 변화가 발생하는 수동적 대륙으로 묘사했다.
맥그로힐사의 '우리 세계 탐구: 민족, 장소, 그리고 문화'(Exploring Our World: People, Places, and Cultures)에서는 노예제를 유럽 노동력 부족을 메우기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또 노예무역을 경제 활동의 한 과정으로 묘사했다.
이 과정에서 아프리카인들이 당한 인권 침해는 상대적으로 축소 기술됐다. 노예제 폐지 역시 유럽 국가의 결정과 판단 중심으로 서술됐다.
반크는 교재에 사용된 표현과 어휘 선택에서도 아프리카에 대한 구조적 편향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변화'(change), '영향'(effect), '확장'(expansion), '만남'(encounter), '발전'(development) 등과 같은 중립적·긍정적 표현이 침략, 강제노동, 대량 학살, 인종차별 등 폭력적 현실을 완화하거나 가리는 방식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피어슨사 교과서 '세계 문명 유산'(The Heritage of World Civilizations)에서는 노예무역이 아프리카 사회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언급하면서도, 동시에 노예무역 기반 교류가 신대륙의 문화와 종교를 "풍요롭게 만들었다"(enriched)라는 식으로 기술했다.
반크는 이런 표현이 피해의 실체를 구체적으로 드러내기보다 결과적 발전에 초점을 맞춰 폭력성을 희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크는 아프리카 관련 서술에서 정보 부족에 따른 일반화·범주화·단일화 경향도 두드러졌다고 밝혔다.
교과서 전반에서 아프리카는 지역·시기·정치 체계의 차이 없이 하나의 단일한 사회로 묶여 설명됐다. 또 '아프리카는…'으로 시작하는 일반화된 문장이 반복됐다.

교과서에 수록된 이미지와 시각 자료도 편향성을 드러냈다.
맥그로힐사의 교과서 속 아프리카 관련 이미지는 주로 흑인 인물이어서, 대륙의 인종적·문화적 다양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 빈곤, 질병, 분쟁, 전통적 생활상 등을 강조하는 사진도 다수 사용됐다.
아울러 아프리카 대륙의 실제 크기를 왜곡한 '메르카토르 도법' 세계지도가 사용돼 학습자의 공간 인식을 오도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기태 반크 단장은 "외국 교과서 속 한국 역사 왜곡을 바로잡아 온 반크가 아프리카 서술까지 점검에 나선 것은 글로벌 시민사회의 책임을 확장하는 과정"이라며 "특정 지역을 문제나 지원의 대상으로만 그리는 서술에서 벗어나, 세계사가 보다 균형 있게 구성되도록 지속해 문제를 제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해외 교과서 분석 작업에는 반크의 김예래·백시은·이세연 청년연구원 등이 직접 참여했다.
반크는 향후 외국 교과서 출판사 및 교육기관과 조사 결과를 공식적으로 공유하고, 근거 자료를 전달하며 수정을 요청할 계획이다.
앞서 반크는 지난해 국내 교과서에 포함된 아프리카 관련 기술을 시정해야 한다는 캠페인을 벌였다.
그 결과 교육부는 초등학교 사회 교과서 8종에서 아프리카의 빈곤과 기아 관련 기술을 줄이고 아프리카 인구, 기술 발전, 한국과 교류 내용을 늘리는 개선 조치를 취했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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