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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높은 다카이치, 전례깬 국회해산 승부수…장기집권 노리나

입력 2026-01-19 20:52  

지지율 높은 다카이치, 전례깬 국회해산 승부수…장기집권 노리나
정기국회 첫날 중의원 해산은 60년만·1월 해산 36년만…'이례적' 초강수
60∼70%대 지지율 하락 전 속전속결 조기총선…與의석수 늘려 주도권 장악 추진
제1·3야당, 중도 신당 중심 결집에 선거판 요동…고물가 대책 등이 주요 쟁점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9일 중의원(하원) 조기 해산 방침을 공식적으로 표명하면서 일본 정국은 연초부터 선거 체제에 돌입하게 됐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는 23일 정기국회 개회와 동시에 중의원을 해산해 내달 8일 총선을 치르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중의원 해산은 여러모로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정기국회 첫날 해산은 1966년 이후 60년 만이다. 1월에 중의원을 해산하는 것은 1990년 이후 36년 만이다.
역대 일본 총리는 회계연도가 개시되는 4월 전에 정부 예산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연초에는 중의원 해산을 자제해 왔다.
아울러 4년인 중의원 의원 임기가 3분의 1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정치적 이유로 해산을 결정한 것도 전례를 찾기 힘든 것으로 분석된다. 직전 총선은 2024년 10월 하순에 치러졌다.
해산부터 투표까지 기간은 16일로, 태평양전쟁 종전 이후 역대 가장 짧다.
일본에서 중의원 해산은 총리가 지닌 '전가의 보도'이자 '양날의 검'으로 불린다. 잘 사용하면 권력 기반을 공고히 할 수 있지만, 해산 직후 총선에서 패배하면 구심력이 급격히 약화해 퇴진 위기까지 몰릴 수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를 염두에 둔 듯 '총리직 진퇴를 걸겠다'고 말했다.
그가 내각 출범 3달 만에 전격적으로 중의원 조기 해산이라는 승부수를 던진 요인으로는 무엇보다 높은 내각 지지율이 꼽힌다.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은 이달까지도 60∼70%대를 기록했다. 전임 이시바 시게루 내각 지지율이 퇴임 직전 대체로 30%대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두 배에 달한다.
내각 지지율은 통상적으로 시간이 흐르면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도 2020년 9월 집권 초기에는 다카이치 총리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으나, 미온적 코로나19 대처 등으로 지지세가 빠져 결국 약 1년 만에 물러났다.
다카이치 총리도 지금은 지지율이 높지만, 지지율 고공 행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예측하기 힘들고 악재도 남아 있다.
일단 지난해 오른 쌀값이 떨어지지 않는 등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또 작년 11월 국회에서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을 한 이후 일본을 상대로 압박 수위를 높여온 중국이 희토류가 포함된 일부 물자의 수출 통제까지 추진하면서 경제에 악영향이 나타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가 중의원을 해산하지 않고 정기국회에 임할 경우 이와 관련된 야당의 집중 공세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중의원 해산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중의원에서 예산위원장, 헌법심사회 회장 주요 보직을 야당 의원들이 차지하고 있고 여당 의석수도 충분하지 않은 상황을 타개해 국정 주도권을 쥐겠다는 생각도 다카이치 총리에게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의원 의석수는 465석이며, 회파(會派·의원 그룹) 기준으로 집권 자민당과 연립 여당 일본유신회의 의석수 합계는 절반을 겨우 넘는 233석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회견에서 작년 10월 여소야대 구도 속에서 어렵게 총리로 선출됐을 당시를 회고하며 정책을 힘있게 추진하려면 '수적 우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다카이치 총리가 조기 중의원 해산을 통해 자민당 '단독 과반 의석'을 달성하고, 장기 집권 발판을 마련하려 한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내달 초순 중의원 선거가 치러지면 2028년 여름 참의원(상원) 선거까지는 주요 국정 선거가 실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마이니치신문은 "자민당이 중의원에서 힘들게 정권을 운영하는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가) 내각 지지율이 높은 수준에 있을 때 해산을 단행해 정권 기반을 안정화하려는 듯하다"고 해설했다.



하지만 다카이치 총리의 이례적 해산 방침에 제1야당 입헌민주당과 제3야당 공명당이 '중도개혁 연합'이라는 신당을 결성하는 등 선거판이 요동치고 있다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입헌민주당과 공명당 의석수는 모두 172석이다.
중도개혁 연합 출범으로 이번 선거는 자민당과 유신회 중심 보수 세력과 입헌민주당과 공명당이 결집을 노리는 중도 세력 간 대결 구도가 뚜렷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다카이치 총리는 자신이 추진해 온 정책에 대해 우경화가 아니라 보통 국가가 되려는 것이라며 '보수 대 중도' 구도를 경계했다.
이와 함께 오랫동안 자민당을 지원했던 공명당이 사실상 입헌민주당 지지로 돌아서면서 일부 격전 지역구에서는 자민당이 불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공명당은 종교단체 창가학회가 모체이며, 지역구에서 1만∼2만 표 정도의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요미우리신문은 "중의원 선거에서는 국민 관심이 높은 고물가 대책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카이치 총리가 추진하는 적극 재정과 3대 안보 문서 조기 개정을 통한 방위력 강화를 둘러싸고도 논쟁이 진행될 듯하다"고 전했다.
psh5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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