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해군력 지속적으로 추락…"끔찍한 실수" 비판도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영국이 중동지역에 남아있던 마지막 해군자산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한때 세계를 호령했던 영국 해군이 중동지역에 군자산을 보유하지 않게 되는 것은 1980년 이후 처음으로, 해군 강국으로서의 영국은 끝났다는 자조 섞인 비판이 나온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19일(현지시간) 현재 바레인을 거점으로 배치된 HMS 미들턴함이 이르면 오는 3월 철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미들턴함은 지난해 말 HMS 랭커스터함이 퇴역한 이후 중동지역에 남아있던 마지막 영국 해군함이다.
영국 해군은 현재로서는 미들턴함 철수 이후 대체 함정을 파견할 계획이 없다.
영국의 해군력은 최근 수년간 지속적으로 축소돼왔다.
2003년 이라크 전쟁 당시 영국은 중동지역에 1년간 37척의 해군함을 배치했지만 이후 배치 함정 수는 지속해서 줄었다.
지난해에는 8척만 배치했는데 대부분은 항공모함 전단이 동아시아지역으로 이동하면서 중동을 지날 때 배치했던 수준이었다.
영국 해군이 보유한 함정 수도 2014년에는 호위함과 구축함 등 65척에 달했지만, 현재는 51척으로 줄었고 그마저도 상당수는 수년간 배치되지 않고 항구에 묶여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중동지역에 마지막 남은 해군함마저 철수가 결정되자 "끔찍한 실수"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앨런 웨스트 전 영국 해군 참모총장은 "우리 해군력이 지속적으로 문제가 발생하는 걸프 지역에 프리깃함이나 연안 순찰함을 배치할 수 없을 만큼 축소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며 "이는 치명적인 실수"라고 지적했다.
국방분석가 프랜시스 투사는 영국이 세계적 수준의 해군력을 보유했던 시대는 끝났다며 "현재의 규모로는 불가능하다"고 꼬집었다.
귄 젱킨스 영국 해군 참모총장은 지난달 영국 해역에 진입하는 러시아 함정의 위협을 감당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라며 영국 해군력이 "뒤처졌다고는 할 수 없지만 빠듯한 상황이라고는 할 수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텔레그래프는 미국이 이란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 영국 해군이 중동지역에서 철수하는 것은 외교적으로나 작전적으로나 광범위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짚었다.
영국은 다국적 해군연합체인 연합해군사령부(CMF) 부사령관을 맡아왔는데 중동지역에 배치된 군자산 규모를 고려할 때 영국이 언제까지 이 직책을 사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영국 정부는 바레인에 있는 해군지원시설이 여전히 걸프 지역에서 해군의 전략적 거점 역할을 할 것이라며 중동에서 등을 돌리는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영국 국방부 대변인은 "중동지역에서 안정과 평화를 증진하고 지속적으로 존재감을 유지하겠다는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며 "지역 안보 개선과 방위 협력 강화를 위해 동맹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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