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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이민단속국, 법원 영장 없이도 가택 강제진입 허용…위헌 논란

입력 2026-01-24 04:28  

美이민단속국, 법원 영장 없이도 가택 강제진입 허용…위헌 논란
미 언론 "ICE, 행정 영장만으로 주거 침입·체포 지침 실행"
미 상원의원, 의회 청문회 요구…"모든 미국인 공포 느낄 것"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법원이 발부한 수색 영장 없이 행정 영장만으로 불법이민자의 가택 침입을 허용하는 지침을 실행 중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이런 정책의 위헌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2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최근 확인된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내부 메모에 '판사가 발부한 영장 없이도 요원들이 강제로 사람들의 주거지에 들어갈 수 있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AP는 이런 지침이 실제 이민 단속 작전에서 얼마나 광범위하게 적용됐는지는 불분명하지만, 이달 11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ICE 요원들이 행정 영장만 들고 중무장한 채 소총을 겨누며 라이베리아인 남성의 집 현관문을 부수고 들어가는 장면을 직접 목격했다고 전했다.
CNN방송은 지난해 5월 작성된 이 메모가 ICE 현장 사무소에 광범위하게 배포되지는 않았으나, 구두로 공유된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행정 영장은 이민 당국이 체포를 허가하는 문서로, 원래 단속 요원이 당사자의 동의 없이 사적 공간에 진입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으며, 법원 판사가 서명한 영장만이 그런 권한을 부여해 왔다고 미 언론은 지적했다.
이런 보도가 나오자 연방 상원 리처드 블루멘털 의원(민주·코네티컷)은 ICE 메모에 대한 의회 청문회를 요구하며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에게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블루멘털 의원은 "ICE 요원들이 문을 걷어차고 집 안으로 쳐들어갈 수 있도록 허용하는 이 비밀 정책에 모든 미국인은 공포를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모든 미국인이 자유와 사생활에 대한 이 같은 공격에 분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네소타주에서는 역대 가장 강력한 이민 단속이 진행 중이다.

미네소타대 법학부 부교수인 에마누엘 마울레온은 미국에서 '개인이 부당한 수색·체포·압수로부터 신체·주거·서류 등의 안전을 보장받을 권리'를 명시한 수정헌법 4조에 대해 법 집행기관들이 공권력을 행사하며 도전해온 사례가 많았지만, ICE의 이번 지침은 "차원이 다르다"고 말했다.
마울레온 교수는 판사가 서명한 영장 없이 주거지를 침입하는 것은 "루비콘강을 건너는 것과 같은 일"이라며 "지금까지 모든 법원이 인정해 온 기본적 보호 조항이 국토안보부와 이민 단속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선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존 폴 스티븐스 전 연방 대법관은 1980년 판결문에서 "주거지에 대한 물리적 침입은 수정헌법 4조가 막고자 하는 주된 악행"이라고 적시한 바 있다.
이런 헌법적인 규정으로 인해 그동안 이민단속 요원들은 불법이민자들의 주거지 밖에서 이들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전략을 취했으며, 반대로 이민자 옹호 단체 등은 불법이민자들에게 "이민 단속 요원이 집을 찾아와도 판사가 서명한 영장을 제시하지 않는 한 절대 문을 열어주지 말라"고 교육해 왔다.
하지만 이제 ICE 요원들이 새로운 지침에 따라 가택에 강제로 진입하는 체포 방식이 확산하게 되면 지역사회 전체에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정당방위를 폭넓게 인정하는 미국의 많은 주에서는 사람들이 침입자를 총으로 쏠 권리가 있어 요원들이 총격을 당하거나, 당국 요원들이 야구 방망이 등 물건을 들고 달려드는 사람에게 발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ICE 기록에는 종종 잘못된 주소가 기재돼 있어, 불법이민자가 아닌 일반 시민들이 피해를 볼 우려도 적지 않다고 AP는 전했다.
국토안보부는 성명을 통해 이 지침을 옹호하면서 가택 진입과 체포를 허용하는 행정 영장이 발부된 사람들은 완전한 적법 절차를 통해 "최종 추방 명령을 받은 상태"라고 주장했다.

min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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