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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트럼프 압박받는 그린란드 총리 "낙관적이고자 해…韓관심 감사"

입력 2026-01-27 11:54   수정 2026-01-27 13:45

[인터뷰] 트럼프 압박받는 그린란드 총리 "낙관적이고자 해…韓관심 감사"
공항서 즉석 인터뷰 "韓과 협력에 열려있어"…덴마크와 그린란드 해법 논의차 코펜하겐행
그린란드 배드민턴팀 대표 출신…"배드민턴 강국 韓 가보고 싶어, 이용대 가장 좋아하는 선수"


(코펜하겐=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한국민들의 관심에 감사합니다. 힘든 시기이지만 낙관적인 마음을 유지하려 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노골적인 병합 위협에 맞서며 새해 벽두부터 몇주 동안 전 세계 뉴스의 중심에 섰던 옌스 프레데리크 닐센(34) 그린란드 자치정부 총리가 한국 국민의 관심에 고마움을 표현했다.
26일 오후(현지시간) 에어 그린란드 여객기 편으로 그린란드 수도 누크 공항을 떠나 이날 밤 늦게 덴마크 코펜하겐 공항에 도착한 닐센 총리는 같은 비행기에서 내린 기자의 인사에 응하며 대화를 주고 받았다.
그는 한국인들도 그린란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기자의 말에 다소 놀라움을 표현하며 "한국 국민들이 멀리서도 관심을 가져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그는 코펜하겐에는 다음날 있을 덴마크 정부와의 회동을 위해 왔다고 했다. 그린란드를 둘러싼 공동 대응 방안을 추가로 논의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닐센 총리는 지난 23일에는 그린란드를 깜짝 방문한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와 누크에서 만난 바 있다. 당시 두 지도자는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다보스에서 체결한 그린란드·북극 지역 안보 강화를 위한 합의를 분석하고, 향후 추진할 외교적 공동 대응 방향을 조율했다.

닐센 총리는 인구 5만7천명에 불과한 그린란드를 대표해 초강대국 미국에 맞서고 있지만, 젊은 나이답지 않게 차분함과 냉정함을 유지하며 지금까지 위기를 비교적 무난하게 관리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1일 누크에서 100여명 넘는 내·외신 기자들이 운집한 기자 회견에서도 "주권은 레드라인이다. 우리 영토 보전과 국경, 국제법은 레드라인이며 누구도 침범하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단호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나라의 운명을 어깨에 짊어진 어려운 상황인데 공식 기자회견에서 늘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 같다고 묻자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답이 돌아왔다.
총리마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 가뜩이나 전례 없는 위협에 밤잠을 못잔다고 호소하는 국민이 더 불안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의미로 이해하겠다고 하자 고개를 끄덕였다.
그린란드인들은 대체로 닐센 총리, 비비안 모츠펠트 외무장관 등 그린란드 내각이 트럼프 대통령이 몰고 온 위기에서 흔들리지 않고 차분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한국에는 아직 가본 적이 없지만 꼭 한번 가보고 싶다"는 닐센 총리에게 이유를 묻자 "배드민턴 강국이기 때문"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닐센 총리는 그린란드 배드민턴팀 대표로 활약하면서 국제대회에서 여러 차례 금메달을 딸 정도로 수준급 배드민턴 실력을 갖췄다.
그는 지금까지 한국 배드민턴 선수 중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이용대라고 꼽으면서 "아쉽게도 그와는 경기에서 붙어본 적은 없다"고 했다. 그는 배드민턴 선수로서의 경험이 평정심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느냐는 질문에는 "아마도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배드민턴뿐 아니라 IT, 문화, 조선업 등에서도 강국인 한국과 그린란드의 협력이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고개를 끄덕이며 "한국의 협력에도 물론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배드민턴 선수뿐 아니라 록밴드의 리드 보컬로 활동하기도 이색적인 경력의 소유자인 닐센 총리는 2기 집권을 시작한 트럼프 대통령의 병합 위협 속에 치러진 작년 3월 그린란드 총선에서 미국 편입을 거부하면서도 독립 속도조절론을 주장하는 중도우파 성향의 민주당을 깜짝 1위로 이끌며 그린란드 역사상 최연소 총리로 취임했다.
이후 연정 협상을 통해 원내 5개 정당 가운데 4개 정당이 참여하는 통합 정부를 구성해 국민 단합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그에게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를 물었더니 "그린란드를 바꾸고 싶었다"고 답했다. 그린란드를 어떻게 바꾸고 싶냐고 묻자 "지금은 일단 한 가지에 집중하려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이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냐고 묻자 그는 "정말로 잘 모르겠네요"라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비관적이냐, 아니면 낙관적이냐는 마지막 질문에는 웃음을 지으며 "낙관적이고자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날 비행기는 이륙한 지 얼마 안돼 응급 환자가 발생한 까닭에 노르웨이 베르겐에 비상착륙을 했다가 다시 출발하느라 예정보다 3시간 가량 연착했고, 코펜하겐 공항에 쌓인 폭설 때문에 수하물도 늦게 나왔다.
그는 이날 코펜하겐 공항에서 수하물을 찾기 위해 기다릴 때 자신을 알아보고 격려의 말과 인사를 건네는 그린란드 주민들에게 일일이 응대하며 안부를 묻는 모습이었다.
한편, 그린란드 정부는 전용기가 없는 탓에 총리도 덴마크나 다른 나라를 오갈 때 상업 여객기를 이용한다고 한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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