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극우유권자 18∼25% "트럼프는 유럽의 적"…30∼49% "그린란드 파병 지지"

(서울=연합뉴스) 곽민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시도를 계기로 '트럼프식 국가주의'에 우호적이었던 유럽 극우 유권자들까지 등을 돌리고 있다.
여론을 의식한 극우 정당 지도자들 역시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판적인 발언을 이어가며 균열 조짐을 드러내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이날 프랑스 매체 르 그랑 콩티낭이 프랑스 국민연합(RN)·독일을 위한 대안(AfD)·이탈리아형제들(FdI)·스페인 복스(Vox)당 등 각국 극우 정당 지지자들을 상대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 이들 중 18∼25%는 트럼프를 '유럽의 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특히 이들 중 30∼49%는 미국과 그린란드 문제를 둘러싼 긴장이 심화할 경우 유럽군의 그린란드 파병까지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 정책을 정의해달라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29∼40%가 "재식민지화와 글로벌 자원의 약탈"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인 유럽을 향해서까지 약탈적인 대외 정책을 펴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반감을 드러낸 것이다.

이러한 여론 지형 변화는 트럼프 대통령과 '끈끈한' 관계를 유지해온 유럽 극우 지도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조르당 바르델라 RN 대표는 유럽의회 토론에서 "미국 대통령이 무역 압력을 통해 유럽의 영토를 위협하는 건 대화가 아닌 강압이자, 유럽 국가의 주권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이라며 유럽연합(EU)의 단결을 촉구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을 '자유의 바람'이라 부르며 옹호했던 바르델라 대표가 몇주 새 강경한 입장으로 선회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안보전략이 '보수 르네상스의 서막'이라고 평가했던 알리스 바이델 AfD 공동대표 역시 "그가 다른 나라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근본적인 약속을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우군인 나이절 패라지 영국개혁당 대표조차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시도를 향해 "매우 적대적인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현직 국가 지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 수위를 낮추고 외교적 해결책에 일단 주안점을 뒀다.
우파 성향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유럽군의 그린란드 파병에 반대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영토 병합 시도는 "실수"라고 말했고,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열성적인 우군으로 꼽히는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그린란드 문제는 내부의 문제이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문제"라며 언급을 회피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폴란드 카롤 나브로츠키 대통령 역시 그린란드 관련 긴장 상황은 외교적 방식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여론이 악화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을 겨냥한 도발적 발언을 이어가면서 동맹국들의 인내심도 점점 바닥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나토군의 역할을 폄하하는 발언을 한 데 대해서는 전 유럽에서 비판이 이어지기도 했다.
싱크탱크 독일마셜펀드의 중유럽 담당 책임자 다니엘 헤게뒤시는 "트럼프 대통령과 유럽의 (극우) 이념 동맹은 반이민 이슈에서는 언제든 뭉칠 수 있지만, 국내 선거를 고려해야 하는 극우 정당들로서는 자국 주권에 대한 지속적인 위협에 대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mskwa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