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총리 8년만에 방중 정상회담…"안정적인 전면적 전략 동반자 관계 발전"
리창·자오러지와도 잇달아 만나…英 "中, 30일 무비자 입국 허용" 발표

(베이징·서울=연합뉴스) 한종구 김현정 특파원 권수현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9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영국과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관계 발전을 희망한다며 협력을 통해 양국 관계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스타머 총리는 중국이 핵심 이익으로 여기는 대만 문제를 언급하며 영국의 대만 정책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로이터·AP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회담에서 "최근 중·영의 관계는 우여곡절을 겪었고, 이는 양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았다"며 "중국은 영국과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전면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킬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어 "현재 국제 정세는 혼란과 변동이 교차하고 있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자 세계 주요 경제국인 양국이 세계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고 양국의 경제와 민생을 증진하기 위해 대화와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영국 노동당 정부가 양국 관계 발전에 중요한 기여를 했다고 돌아보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데 어려움이 있더라도 협력을 통해 극복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중국은 평화 발전의 길을 견지했고 다른 나라의 영토를 침범한 적이 없다"며 "중국이 강대해지더라도 다른 국가에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교육·의료·금융·서비스업 분야 협력 확대와 함께 인공지능(AI)·생명과학·신에너지·저탄소 기술 분야에서의 공동 연구와 산업 협력을 제안했으며 영국이 중국 기업에 공정한 경영 환경을 제공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또 인문 교류와 인적 왕래 확대를 강조하며 영국에 대한 무비자 조치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일방주의, 보호주의, 강권 정치가 확산하고 있다"며 "중국과 영국은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을 지지하는 국가로서 진정한 다자주의를 실천하고 보다 공정한 글로벌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음력 말띠 해 춘절(春節·설)을 언급하며 "이번 방문이 반드시 성공하고 양국 협력이 앞서 나아가 중·영 관계에 새로운 국면을 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스타머 총리는 "8년 만에 중국을 방문한 영국 총리가 돼 기쁘다"며 "60여 명의 영국 주요 경제·문화계 인사들과 함께 방중한 것은 양국 협력의 폭을 넓히고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글로벌 무대에서 중요한 행위자"라며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사안에 대해서도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보다 정교한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영국은 중국과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전면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키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스타머 총리는 대만과 홍콩 문제도 언급했다.
그는 "영국의 대만 정책은 오랜 기간 유지돼 왔으며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과 고위급 교류를 유지하고 무역·투자·금융·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양국 국민에게 실질적 혜택을 가져다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홍콩 문제와 관련해서는 "홍콩의 번영과 안정은 양국의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며 "홍콩이 영국과 중국 간의 독특하고 중요한 다리가 되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정상회담에서 언급된 양국 협력 방안은 곧장 구체적 성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영국 정부는 회담 직후 중국이 영국 여행객에 대한 입국 규정을 완화해 30일 이내 체류 시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그간 한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호주·일본 등 주요국을 대상으로 30일 무비자 정책을 시행했으나, 허용국가 명단에 영국은 없었다.
다만 중국 정부는 이에 대해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상태다.
영국 정부는 또 양국 기업이 사업을 용이하게 하는 서비스 파트너십에 합의했고 관련 협상을 검토하기 위한 타당성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전날 베이징에 도착해 나흘간의 방중 일정을 시작한 스타머 총리는 시 주석과 회담 뒤 중국 권력 서열 2위인 리창 총리와도 만났다.
리 총리는 스타머 총리에게 양국이 상호 보완적 강점을 활용해 무역을 확대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모든 수준과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를 더욱 빈번하게 진행할 용의가 있다"면서 금융, AI, 첨단제조, 청정에너지, 디지털경제, 해운서비스 등 신흥 산업 분야에서의 협력 심화를 촉구했다.
양측은 회담 후 경제·무역·농업·식품·언론·교육·시장 규제 등 분야의 협력 문서 서명식을 참관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스타머 총리는 이어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과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자오 상무위원장은 "변화와 혼란이 교차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중·영 관계를 잘 발전시키는 것은 중요한 시대적 가치와 세계적 의미를 가진다"며 "공동으로 노력해 양국 입법기관의 정상적인 교류를 회복하기를 원하고, 영국 의원들이 중국을 방문해 진실하고 입체적이며 전면적인 중국을 체감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스타머 총리는 남은 방중 일정 동안 상하이를 거쳐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다.
inishmore@yna.co.kr, jkhan@yna.co.kr, hjkim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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