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러 에너지시설 공격 멈추면 우리도 중단"

(요하네스버그·이스탄불=연합뉴스) 나확진 김동호 특파원 = 러시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요청을 일부 받아들여 내달 1일까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대한 공격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을 멈춘다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하겠다고 화답했다.
미국 CNN 방송 등에 따르면, 러시아 크렘린궁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30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 공격을 일시 중단하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인 요청'에 러시아가 동의했다면서 내달 1일까지 키이우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대해 "협상에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푸틴 대통령이 키이우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 대한 공격을 일주일간 중단하는 데에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가 극심한 추위에 직면했으니 포격을 자제해달라는 요청에 푸틴 대통령이 동의했다는 것이다.
다만, 페스코프 대변인은 두 정상의 대화가 언제 이뤄졌는지, 이번 합의가 키이우 외 다른 도시에도 적용되는지, 공습 중단이 에너지 시설에만 적용되는지 등에 대해서는 자세히 언급하지 않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크렘린궁의 언급이 나온 후 성명을 통해 러시아가 공격을 중단한다면 우크라이나도 이에 호응하겠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공격 중단은 미국의 제안으로 추진됐고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직접적인 대화나 합의는 없었다고 설명하면서, "이는 합의라기보다 기회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도 "러시아가 우리의 에너지 기반 시설, 즉 발전 시설이나 기타 에너지 자산을 공격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그들의 시설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CNN에 따르면 30일 새벽 시간대 키이우에서는 공습이 없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29일 오후에는 자국 내 에너지 시설들이 공격받았지만, 30일 새벽에는 에너지 시설 피해가 없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내달 1일로 예정된 미국, 러시아, 우크라이나의 3자 회담과 관련해 "일시와 장소는 변경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지난 23∼24일 우크라이나 종전안을 두고 3자 회담이 열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영토에 관한 러시아의 요구가 해결되지 않는 게 협상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돈바스(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와 루한스크)에서 완전히 철군해야 한다고 요구하지만 우크라이나는 이를 완강히 거부한다. 도네츠크 지역에 이른바 '자유경제지대'를 설치하자는 미국의 제안도 이 지역에서 우크라이나의 철군을 전제로 한 것이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소한의 해법은 '현재 있는 그대로 머무르는 것'이라는 게 내 입장"이라며 "자유경제지대를 포함해 영토에 대한 통제 문제는 공평해야 한다. 우리가 현재 통치하는 지역은 우크라이나의 통치가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 사안이 지난 아부다비 회담에서 논의됐으며 양측은 모두 다음 회담에서 이 문제를 계속 논의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그는 러시아와 그 동맹국인 벨라루스를 제외하고는 어떤 나라에서라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스크바에서 푸틴 대통령과 회담하자는 러시아의 최근 제안은 거절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기술적으로는 내년에 유럽연합(EU)에 가입할 준비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올해 말까지 EU 가입에 필요한 주요 조치를 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가 분명한 시간표를 받았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전날 밤 러시아로부터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29일 오후 6시부터 이어진 야간에 적들은 (러시아) 보로네시 지역에서 이스칸데르-M 탄도미사일 1기와 111대의 공격 드론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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