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에너지밀도·고출력·안전성 중요…전고체 배터리 적용 가능성
LG엔솔 "6개 기업에 공급 중"…삼성SDI·SK온도 배터리 수주 속도
(서울=연합뉴스) 한지은 기자 = 국내 배터리 업계가 전기차(EV)와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이은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로봇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수요 규모가 제한적이지만, 고부가 제품 경쟁과 함께 차세대 배터리 상용화를 앞당길 시험 무대라는 점에서 전략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1일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로봇 시장에서 발생하는 이차전지 수요는 올해 약 4.6GWh(기가와트시), 2030년에도 12.8GWh 규모로 추산된다. 전체 이차전지 수요의 0.5% 안팎에 불과해 전기차나 ESS와 비교하면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그런데도 업계가 로봇을 차세대 먹거리로 보는 배경에는 기술 경쟁 요인이 작용한다.
로봇은 제한된 공간에서 장시간 자율적으로 움직여야 하므로 에너지밀도뿐 아니라 순간 출력, 반복 충·방전 내구성, 안전성, 경량화가 동시에 요구된다.
특히 사람과 가까이에서 작동하는 서비스 로봇이나 휴머노이드 로봇은 화재나 폭발 위험을 최소화해야 해 안전성이 핵심 요소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이런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하이니켈 NCM(니켈·코발트·망간) 기반 원통형 배터리가 유력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원통형 배터리는 견조한 캔 구조로 안전성이 높고, 표준화된 소형 규격으로 적용 범위가 넓다는 장점이 있다.
하이니켈 소재를 적용하면 고에너지 밀도와 고출력을 동시에 확보해 로봇 가동시간을 늘리고 복잡한 동작 구현에도 유리하다.

현재 하이니켈 NCM 원통형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양산할 수 있는 기업으로는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주로 거론된다.
CATL, 비야디(BYD) 등 중국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성능이 낮은 리튬인산철(LFP)을 주력 제품으로 생산해 온 만큼 원통형 배터리의 하이니켈 구현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진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로봇 사업은 원통형 배터리의 차별화된 기술력을 인정받아 이미 주요 6개 이상의 업체에 제품을 공급 중"이라며 "떠올릴 수 있는 대부분의 선도 기업과 차세대 모델향으로 스펙 및 양산 시점을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비롯해 현대차그룹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사족보행 로봇 스팟2에도 배터리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SDI는 작년 2월 현대차·기아와 로봇 전용 배터리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고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지난해 인터배터리 전시에서는 삼성SDI 원통형 배터리를 탑재한 현대차·기아의 서비스 로봇 달이(DAL-e)를 선보이기도 했다.

SK온도 물류·산업용 로봇 등 기업간거래(B2B) 영역에서 배터리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SK온은 현대위아 물류 로봇과 주차 로봇 등에 삼원계 배터리를 공급 중이며,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와 중국 내 수소 사업 거점 HTWO 광저우 현장 등에 적용되고 있다.
로봇은 '꿈의 배터리'라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분야로도 꼽힌다.
전기차 구동 환경에서는 2030년 이후 전고체 배터리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로봇은 상대적으로 사용 환경 제약이 적어 2027∼2028년으로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관측이다.
DB증권은 "로봇은 압력 유지가 가능하고 실내 사용이 많아 저온 성능이나 수명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며 전기차보다 로봇이 전고체 배터리를 먼저 적용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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