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회계연도 원조금, 직전 연도 절반인 96조원 책정

(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 인도가 지난 2024년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의 퇴진 이후 관계가 악화해온 이웃 방글라데시에 대한 개발원조금을 절반으로 줄였다.
3일 인도 매체 NDTV 등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지난 1일 연방의회에 제출한 2026∼2027 회계연도(2026년 4월 개시) 예산안에서 방글라데시 개발원조금을 직전 회계연도의 12억루피(약 192억원)에서 6억루피(약 96억원)로 삭감했다.
인도 정부 측은 삭감 이유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인도는 1950년대부터 인접국에 대한 개발 원조를 하고 있으며 방글라데시는 1971년 방글라데시가 파키스탄에서 독립한 이후 원조를 하고 있다.
방글라데시와는 대조적으로 부탄에 대한 개발원조금은 직전 회계연도보다 6% 늘어난 228억9천만루피(약 3천700억원)로 책정돼 인도의 인접국들 가운데 최다액을 받게 됐다.
방글라데시에 대한 원조금 삭감은 하시나 전 총리 퇴진 후 들어선 방글라데시 과도정부와 인도 정부가 방글라데시 내 소수인 힌두교도 피습을 둘러싸고 외교적 마찰이 심해지는 가운데 이뤄졌다.
또한 노벨평화상 수상자 무함마드 유누스를 수장으로 하는 과도정부가 과거에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온 파키스탄과 관계를 급속히 개선하는 상황도 인도 측 판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두차례에 걸쳐 약 21년간 총리로 재직해온 하시나는 지난 2024년 8월 대학생들의 반정부 시위를 무력 진압해 대규모 유혈사태를 일으켰음에도 시위가 가라앉지 않자 자신을 후원해온 인도로 달아났고, 지금까지 인도에 머물고 있다.
무슬림 다수국 방글라데시에선 과도정부 출범 이후 소수 힌두교도가 공격받은 사례가 늘어 힌두교도 다수국 인도의 반발을 사는 상황이다.
인도 외무부는 최근 연방상원에서 방글라데시 내 소수자(힌두교도)의 안전 문제에 관해 방글라데시 당국에 줄곧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어 방글라데시 당국이 소수자들이 공격당하는 이유가 개인적인 경쟁이나 정치적 견해 차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방글라데시 당국의 그 같은 입장 때문에 극단주의자나 범죄자들이 더욱 대담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1971년 독립전쟁 당시 인도 등의 지원으로 승리한 방글라데시는 독립 이후 인도와 영유권 문제로 앙숙관계인 파키스탄과 별다른 교류를 해오지 않다가 하시나 퇴진 이후 가까워지고 있다.
한편 지난해 11월 본국의 궐석 재판에서 대학생 시위 유혈진압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은 하시나 전 총리는 전날 궐석 재판에서 재임 기간 직권을 남용해 수도 다카 내 부동산 두 필지를 불법 취득한 죄로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았다.
하시나는 지난해 11월 부동산과 관련된 부정 혐의로 열린 또 다른 궐석 재판에서 징역 21년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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