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서 여당 '개헌안 발의선' 웃돌 가능성…자위대 명기·긴급사태 조항 추가 초점
참의원서는 여당 과반 미달로 발의선 충족 못해…제2야당·우익 야당 동향 관건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일본 여당이 오는 8일 중의원 선거(총선)에서 전체 465석 중 개헌안 발의선인 310석 이상을 얻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헌법 개정이 선거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5일 보도했다.
일본 언론의 총선 판세 분석에 따르면 기존에 198석을 보유했던 집권 자민당은 과반 의석수인 233석을 넘어 최대 300석 이상을 휩쓸고, 종전 34석이었던 연립 여당 일본유신회도 30석 정도를 얻을 것으로 관측된다.
자민당과 유신회는 이미 작년 10월 연정을 수립할 때 개헌을 추진하기로 했다.
양당은 당시 합의서에서 헌법 9조와 긴급사태 조항 관련 개헌을 위해 조문 기초(起草·초안을 잡음) 협의회를 설치하고, 국회 헌법심사회에 조문 기초 위원회를 만들기로 했다.
또 개헌안 발의를 위해 정비가 필요한 제도를 점검한다는 데에도 뜻을 모았다.
일본 헌법 9조는 이른바 평화헌법 핵심이다. 헌법 9조에는 전쟁과 무력행사의 영구 포기, 육해공군 전력 보유와 교전권 부인 등이 담겼다.
긴급사태 조항은 대규모 재해나 무력 공격, 대규모 감염증 등이 발생했을 때 정부가 법률과 동등한 효력을 가진 긴급 정령을 국회 의결 없이 정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골자다.
자민당은 기시다 후미오 정권 시절이던 2024년 헌법 9조를 개정해 자위대 존재를 명기하고, 긴급사태 조항을 도입한다는 내용의 개헌 쟁점 정리안을 확정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지난 2일 자민당이 승기를 굳혀 가는 상황에서 개헌 의지를 공개적으로 나타냈다.
그는 당시 니가타현 유세에서 "헌법에 왜 자위대를 적으면 안 되는가"라며 "그들의 긍지를 지키고 (자위대를) 확실한 실력 조직으로 만들기 위해서라도 당연히 헌법 개정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헌은 다카이치 총리가 정치 스승으로 여기는 아베 신조 전 총리도 추진했으나 이루지 못했던 숙원이다.
아베 전 총리는 2017년 총선에서 여당이 개헌안 발의선을 웃도는 313석을 얻자 2020년 개헌을 모색했지만, 제1야당 입헌민주당의 반대와 당시 연립 여당이었던 공명당의 신중한 태도로 개헌안 발의에 실패했다.
마이니치는 "아베 전 총리 노선 계승을 내건 다카이치 총리에게도 개헌은 최대의 정치 목표"라며 총선에서 여당이 대승을 거둔다면 실현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해설했다.
여당이 압승하면 야당에 내줬던 중의원(하원) 헌법심사회장 자리를 되찾아 개헌안 조문을 조율하는 작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요미우리신문이 총선 후보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자민당 후보는 98%, 유신회 후보는 100%가 개헌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게다가 유신회는 헌법 9조에서 전력을 보유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삭제하고, 집단 자위권 용인과 국방군 존재 명기를 주장하고 있어서 개헌 추진 시 보수적 색채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할 가능성도 있다.
개헌과 방위력 강화를 위한 3대 안보 문서 조기 개정 등이 맞물려 진행될 경우 일본은 태평양전쟁 종전 80여년 만에 사실상 '전쟁 가능 국가'로 나아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개헌안을 발의하려면 중의원과 참의원(상원)에서 각각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현재 참의원에서는 자민당과 유신회 의석수가 과반에 미치지 못한다.
마이니치는 다카이치 총리가 실제로 개헌을 밀어붙일 경우 개헌에 비교적 우호적인 제2야당 국민민주당과 우익 야당 참정당의 움직임이 관건이 될 것으로 관측했다.
그러나 국민민주당은 총리 해산권 제한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참정당은 헌법 조문을 처음부터 다시 작성해야 한다는 견해를 표명한 바 있다.
기존 제1야당 입헌민주당과 제3야당 공명당이 결성한 '중도개혁 연합'은 헌법 9조 개정에 부정적인 편이다.
다카이치 총리와 오랫동안 교류한 자민당 관계자는 "헌법 개정을 실현하면 역사에 이름을 남길 것"이라며 다카이치 총리가 개헌 가능성이 보일 경우 의욕을 내비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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