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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돋보기] "글로 배운 자전거는 가짜"…머스크가 로켓에 AI 태우는 이유

입력 2026-02-09 06:33  

[AI돋보기] "글로 배운 자전거는 가짜"…머스크가 로켓에 AI 태우는 이유
자율주행·로켓 데이터로 '물리 지능' 완성…'현실 세계 AI' 정조준
우주 궤도를 'AI 훈련기지'로…냉각 난제·거버넌스 리스크 풀어야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 "인터넷의 모든 글을 읽어도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울 순 없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이자 스페이스X 수장인 일론 머스크가 자신의 인공지능(AI) 기업 xAI와 스페이스X의 전략적 통합을 서두르는 이유는 이 명제 하나로 요약된다.
시장은 두 회사의 밀착을 두고 기업공개(IPO)를 위한 몸집 불리기나 자금 조달 효율화 같은 '돈의 논리'로 해석하곤 한다.
하지만 기술과 데이터의 시각에서 본질을 뜯어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는 언어에 갇힌 AI를 현실의 세계로 끌어내리려는 시도로 해석할 수 있다.

◇ '방구석 똑똑이' vs '현장 전문가'
현재 AI 패권을 쥔 챗GPT(오픈AI)나 제미나이(구글)는 전형적인 거대언어모델(LLM)이다. 인터넷상의 텍스트와 코드를 섭렵해 유려한 문장력과 코딩 실력을 뽐낸다.
하지만 '현실 세계의 물리 법칙'을 몸으로 겪어본 적 없다는 치명적 한계를 안고 있다.
예를 들어 챗GPT에 "로켓 엔진 과열 시 대처법"을 물으면 논문과 매뉴얼을 짜깁기한 모범답안을 내놓는다.
하지만 실제 엔진이 폭발하기 직전 내뿜는 미세한 진동, 급변하는 압력, 소재가 뒤틀리는 소리 같은 '현장의 신호'는 감지하지 못한다. 활자로 배운 지식의 한계다.

스페이스X의 접근법은 결이 다르다.
재활용 로켓을 쏘고 회수하는 과정에서 엔진, 기체, 페이로드에 부착된 수천 개의 센서가 온도·압력·소음·진동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토해낸다. 이 텔레메트리(원격 측정) 데이터는 웹상에 널린 텍스트가 아니다. 경쟁사들이 흉내 낼 수 없는 그들만의 '독점적 물리 데이터'다.
xAI가 스페이스X와 사실상 한 몸처럼 움직이는 '전략적 결합'에 나선 것은 로켓과 위성에서 쏟아지는 이 날것의 데이터를 AI의 두뇌에 주입하겠다는 의도다.

◇ 텍스트 넘어 '현실 세계 AI'로
머스크의 시선은 단순한 챗봇 그 이상을 향한다.
그는 이를 '현실 세계 AI(Real World AI)' 혹은 '피지컬 AI(Physical AI)'라 칭한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도 "AI의 다음 물결은 피지컬 AI"라고 공언했지만, 머스크는 칩이 아닌 '우주와 도로의 데이터'로 이를 선점하겠다는 복안이다.
기존 LLM이 '다음에 올 단어'를 확률적으로 맞힌다면 피지컬 AI는 '다음에 벌어질 물리적 현상'을 예측한다.

컵이 떨어지면 깨진다는 걸 글로 외우는 대신 중력 가속도와 충격량, 재질 특성을 시뮬레이션해 결과를 도출하는 식이다.
스페이스X의 로켓은 지구 중력을 거스르는 과정에서 공기 저항, 고열, 연소 불안정 등 온갖 물리 현상이 뒤엉키는 거대한 실험실이다.
xAI의 '그록(Grok)'이 이 경험치를 흡수한다면 복잡한 물리 법칙을 언어가 아닌 '체화된 경험'으로 습득하는 진화가 가능해진다.

◇ 테슬라부터 로켓까지…데이터 독점·거버넌스 우려도
이 큰 그림은 테슬라와도 맞물린다.
테슬라가 자율주행으로 '지상의 데이터'를 긁어모은다면, 스페이스X는 '우주 공간의 데이터'를 장악하고 있다.
머스크는 이 방대한 데이터를 틀어쥐고 자율주행차-로켓-로봇을 잇는 수직 통합된 '지능 스택'을 구축하려 한다.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옵티머스'가 자연스럽게 걷고 작업하려면 유창한 말솜씨보다 물리 환경을 이해하고 제어하는 '신체적 지능'이 훨씬 절실하기 때문이다.
물론 넘어야 할 산도 있다.
바로 '거버넌스 리스크'다. 상장사인 테슬라 주주 입장에선 핵심 자산인 자율주행 데이터나 컴퓨팅 자원이 별개 회사인 xAI나 스페이스X로 흘러가는데 민감할 수밖에 없다.
기술적 통합 못지않게 복잡한 이해관계를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관건이다.

◇ 우주 데이터센터?…냉각 기술이 승부처
'우주 데이터센터'는 이 퍼즐을 완성할 마지막 조각이다.
스페이스X는 우주 궤도에 데이터센터를 띄워 AI 연산을 수행하겠다는 구상을 내비치고 있다.
전력난과 환경 규제에 묶인 지상과 달리 우주는 태양광 수급이 자유롭다. 머스크 진영[285800]이 우주를 새로운 'AI 훈련기지'로 낙점한 이유다.
하지만 기술적 난제는 여전하다.
대기가 없는 진공 상태에선 대류 현상이 없어 열을 식히기 어렵다. AI 학습용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뿜어내는 고열을 오직 복사 방식으로만 배출해야 하는데, 이는 보온병 안에 난로를 켜두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도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초기 단계에선 대규모 학습보다 발열이 적은 추론이나 데이터 전처리 용도로 활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머스크가 스타십의 압도적 적재량을 활용해 차세대 냉각 시스템을 궤도에 올릴 수 있을지가 기술적 관전 포인트다.
머스크의 베팅은 선명하다.
미래 AI 패권은 "누가 말을 더 잘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현실 세상을 더 잘 이해하고 움직이느냐"에서 갈린다는 것이다.
오픈AI나 구글도 '현실 세계를 이해하는 AI' 연구에 뛰어들었지만 서버실이 아닌 우주 궤도에서, 텍스트가 아닌 현실 세계의 물리 법칙 위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머스크의 실험은 차원이 다르다.
전 세계 테크 업계의 시선이 머스크의 '초수직 계열화' 실험에 쏠리는 이유다.
president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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