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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로 꽂힌 비트코인 팔아 현금화…수십억 '꿀꺽' 가능할까(종합2보)

입력 2026-02-09 17:54  

실수로 꽂힌 비트코인 팔아 현금화…수십억 '꿀꺽' 가능할까(종합2보)
86명 오지급 코인 매도…30억원어치는 은행으로 빠져나가
이찬진 "원물 반환 의무에 차액까지…재앙적"
법적 대응 시 민사상 채무 인정될 듯…형사 처벌은 '판단 여지'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강수련 임지우 기자 = 빗썸이 실수로 잘못 지급한 비트코인을 남김없이 회수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고객이 반환 요청을 거절할 경우에 대비해 법적 대응도 물밑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빗썸 관계자는 9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비트코인을 받아 즉시 처분한 고객들과 일대일로 접촉해 반환을 설득하고 방법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빗썸은 지난 6일 오후 7시 '랜덤박스' 이벤트 당첨자 249명에게 총 62만원을 주려다 '원' 단위를 '비트코인'으로 잘못 입력해 62만개의 비트코인을 지급했다.
빗썸은 사고 발생 35분 뒤부터 오지급 계좌 거래와 출금을 차단하기 시작했으나, 이미 일부 당첨자가 비트코인 1천788개를 발 빠르게 처분한 뒤였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오지급 코인을 매도한 이용자는 86명으로 파악됐다.
빗썸은 매도된 비트코인 중 대부분을 원화나 다른 코인 형태로 회수하는 데 성공했지만, 지난 7일 새벽 4시30분 기준 비트코인 125개 상당(현 시세 기준 약 130억원 규모)은 되찾지 못했다.
여기에는 수십 명이 본인 은행 계좌로 출금한 30억원가량의 원화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약 100억원은 그 사이 알트코인 등 다른 코인을 다시 구매하는 데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비트코인 오지급은 일종의 '착오 송금'과 비슷해 빗썸이 본격적인 법적 대응에 나서면 회수 가능할 것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전망이다.
랜덤박스 이벤트 때 당첨금을 1인당 2천∼5만원으로 명시한 만큼 거액의 비트코인을 받은 당첨자 본인은 이를 '부당 이득'으로 인지할 수 있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회사 측이 부당이득반환 청구소송 등에서 승소할 경우 고객은 비트코인 판 돈을 토해내야 할 뿐 아니라 회사 측 변호사 비용까지 물어야 할 수 있다.
비트코인을 편취한 고객을 형사 처벌할 수 있는지에 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유사 사례로, 대법원은 지난 2021년 12월 잘못 송금된 비트코인 14억원어치를 본인의 다른 계정으로 이체했다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은 "가상자산이 법률상 법정화폐와 동일하게 취급되고 있지 않다"며 "형법 적용 시 법정화폐와 동일하게 보호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고 판단했다.
다만, 판례 변경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법조인은 "당시 법원은 가상자산을 형법상 '재물'로 보지 않았다"며 "이후의 사회적 인식 변화나 법·제도 정비 수준 등을 고려할 때 달리 판단할 여지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잘못 지급된 비트코인은 반환 대상이며 이 경우 원물, 즉 실물 비트코인으로 반환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이 원장은 애초 빗썸이 '랜덤박스' 이벤트로 1인당 2천원씩 당첨금을 주겠다고 고지를 분명히 한 만큼 "부당이득 반환 대상은 명백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비트코인)을 판 사람들은 재앙적인, 불안정한 위치에 처했다. 거래소에 확인하지 않고 이를 매각해서 돈까지 확보한 사람들은 원물반환 의무에 (거래) 차액까지 발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이 오지급된 코인을 매도했을 당시보다 현재는 비트코인 가격이 오른 만큼 원물 반환 때 거액의 추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hanj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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