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관심은 슈퍼 사이클 지속 기간"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 메모리 '슈퍼 사이클'이 관련 기업 주가 향방을 갈랐다.
게임 콘솔업체 닌텐도부터 대형 PC 제조업체, 애플 공급업체들은 메모리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성 우려로 주가가 하락했다. 블룸버그의 글로벌 소비자 전자제품 제조업체 지수는 지난해 9월 말 이후 12%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삼성전자를 포함한 메모리 제조업체 바스켓은 160% 이상 급등했다.
이제 관심은 슈퍼 사이클이 얼마나 주가에 선반영됐느냐 하는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9일(현지시간) 짚었다.
피델리티 인터내셔널의 펀드매니저 비비안 파이는 "현 밸류에이션은 공급 차질이 1~2분기 내 정상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많이 의존한다"며 "우리는 업계의 빠듯함이 올해 말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번 실적 발표와 콘퍼런스콜에서 메모리 부족과 가격 상승 문제를 언급하는 발언이 쏟아져 나왔다.
스마트폰 칩 제조업체 퀄컴은 메모리 제약으로 스마트폰 생산이 제한될 것이라고 밝힌 후 지난 5일 주가가 8% 이상 급락했다.
닌텐도는 공급 부족으로 인한 마진 압박을 경고한 다음 날 18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로지텍은 칩 가격 상승이 PC 수요 전망을 악화시키면서 지난해 11월 고점 대비 약 30% 하락했다. BYD, 샤오미 등 중국 전기차와 스마트폰 업체들 주가도 반도체 부족 우려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삭소은행의 차루 차나나 수석 투자전략가는 "시장은 메모리 가격 상승과 빠듯한 공급을 이미 알고 있다. 이는 더는 새로운 정보가 아니기에 주가에 반영됐을 것으로 본다"며 "이제 빠듯한 공급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에 대한 타임라인이 문제"라고 말했다.
하이퍼스케일러들의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메모리 부족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더해지고 있다.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플랫폼 등 4개사는 올해 자본지출이 총 6천500억달러(약 950조원)를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이 주도하는 대규모 자본지출은 주요 D램인 고대역폭 메모리(HBM)에 대한 수요 폭증을 불러일으켰고, 이는 메모리 전반에 걸친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메모리 슈퍼 사이클을 이끌었다.
최근 몇 달 동안 D램 현물 가격은 600% 이상 폭등했다.
GAM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지안 시 코르테시 펀드매니저는 "역사적으로 메모리 사이클은 보통 3~4년 지속됐다. 현재 사이클은 길이와 규모 모두 이전 사이클을 이미 넘어섰고, 수요 모멘텀이 둔화하는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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