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차체에도 긴 축간거리 확보…출력 낮지만 일상주행 제격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가성비를 앞세워 국내에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BYD가 아토3, 씰, 씨라이언7에 이은 4번째 모델로 한국 시장을 다시 한번 공략한다. 이번에는 소형 해치백 '돌핀'이다.
그간 한국에서 해치백은 '짐차 같다'는 인식이 짙은 데다 가격도 상대적으로 비싸 '해치백의 무덤'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없었다.
BYD는 돌핀으로 이런 징크스를 깬다는 각오다. 동급 이상으로 넉넉한 실내 공간과 다양한 편의 사양을 내세운 모델을 2천만원대라는 가격에 출시하면서 효율성과 실용성을 동시에 고려하는 한국 자동차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11일 국내 공식 판매가 시작된 돌핀을 지난 9∼10일 서울 시내에서 미리 몰아봤다. 시승 모델은 2가지 트림 중 기본형이다. 차체 크기는 같고 최고 출력과 주행거리를 늘린 다른 고성능 '돌핀 액티브'는 내달부터 고객 인도가 이뤄질 전망이다.
강남역 인근의 주차장에서 처음 만난 돌핀은 겉보기에 경차보다는 컸지만, 경쟁 모델로 꼽을 만한 국산 전기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보다는 조금 작았다.

돌핀은 전장이 4천290㎜에 전폭은 1천770㎜다. 기본 모델 기준으로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보다는 전장이 425㎜, 전폭은 160㎜ 길고 기아 EV3와 비교하면 전장이 10㎜, 전폭은 80㎜ 더 짧게 만들어졌다.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과 비교하면 돌핀의 전장이 65㎜, 전폭은 55㎜ 짧다.
돌핀의 진가는 겉보기보다 넓은 실내 공간에 있었다.
키가 174㎝인 기자가 운전석과 동승석, 2열 등 어느 자리에 앉아도 좁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2열에서는 무릎 앞에 주먹을 3개 넣을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뒷좌석을 접으면 트렁크 적재 공간이 최대 1천310L까지 확장되는데, 차체가 더 큰 EV3의 최대 적재 공간(1천251L) 보다도 넓다.

이는 돌핀이 차량의 실내 공간을 결정짓는 축간거리(휠베이스)를 2천700㎜로 넉넉하게 확보한 덕분이다. EV3(2천680㎜), 코나 일렉트릭(2천660㎜), 캐스퍼 일렉트릭(2천580㎜)보다 긴 것은 물론 준중형 세단인 현대차 아반떼(2천720㎜)와도 맞먹는다.
즉 실내 공간은 넓지만, 여느 소형차보다 작아 도심의 좁은 길로 다니기가 수월하고, 주차도 쉽다는 점이 돌핀의 장점이다.
돌핀을 몰고 서울 시내와 근교 약 45㎞를 달릴 때도 일상용으로 꼭 맞는 차라는 느낌을 받았다. 기본형 기준 70㎾(95마력)의 최고 출력에 180Nm의 최대토크를 내기에 고성능 전기차 같은 경쾌함은 없었지만, 안정적인 주행을 하기에는 충분했다.
겨울이라 리튬인산철(LFP) 블레이드 배터리 효율이 떨어질 것으로 우려했으나 주행 후 측정한 전비는 1kWh(킬로와트시)당 6.2㎞로 공인 복합 전비(5.5㎞/kWh)보다 높았다.

차량의 기본 옵션은 소형 모델에서 기대한 것 이상으로 다채롭고 유용했다.
회전식 10.1인치 터치 디스플레이는 티맵 내비게이션을 기본으로 탑재한 데다 응답성도 빨랐다. 안드로이드 오토·애플 카플레이도 무선 지원한다.
3D 서라운드 뷰 모니터에 더해 전자식 선쉐이드가 포함된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와 차량 외부로 전력을 공급하는 V2L, 2열 센터 암레스트와 컵홀더 등 실용적인 옵션과 각종 안전 시스템이 기본으로 탑재된 점도 만족스러웠다.
무엇보다 큰 강점은 실구매가 2천만원대 초반이라는 점이다. EV3나 코나 일렉트릭보다 최소 1천만원 이상 저렴한 것은 물론 경형 전기차로 분류되는 기아 레이 EV의 최저가 모델보다 수백만원이 더 싸다. 뛰어난 가격 경쟁력에 편의성을 더한 '압도적 가성비'로 국내 소형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흔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만 스티어링휠 너머의 5인치 디지털 클러스터는 크기가 작고 선명도가 부족해 시인성이 떨어졌다. 에어컨 조절이나 시트 열선 등 자주 써야 하는 기능까지 스크린에 통합돼 있어 운전 중에는 조작이 불편했다. 외관부터 실내까지 뒤덮은 곡선형 디자인은 다소 과해 조잡한 느낌도 있었다.

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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