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콘 코리아' 기자간담회…AI 반도체 수요 증가 전망
(서울=연합뉴스) 강태우 기자 = 글로벌 빅테크들이 내년까지 인공지능(AI) 관련 투자를 1조 달러(약 1천456조원) 이상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AI 인프라 수요가 메모리 시장 상승(업사이클)을 견인하는 가운데, 메모리 업체들의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포함한 D램 중심의 투자도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클락 청 SEMI 시니어 디렉터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세미콘 코리아 2026' 기자간담회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메타, 아마존 등 4개 회사의 설비투자(캐펙스·CAPEX) 투자는 올해 6천500억달러(약 947조원)로 상향 조정될 것"이라며 "2027년이 되면 세계 반도체 매출과 AI 관련 캐펙스는 1조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런 경향이 한두 해 정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오래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과거 모바일, PC 시대와는 달리 현재 AI 서버 등에 실리콘(반도체)이 훨씬 많이 들어가고 있고 자본 집약적"이라고 설명했다.
AI 인프라 투자 지속으로 더 많은 메모리 반도체가 필요해짐에 따라 HBM, 범용 D램 등의 장기적인 공급 부족이 예상된다.
청 디렉터는 "D램 캐파(생산능력)는 2030년까지 연평균 5%가량 성장할 것"이라며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D램 캐파가 성장할 수 있으며, 앞으로 3년간 소폭 상향 조정된 성장치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팹(공장) 투자도 두드러질 전망이다.
청 디렉터는 "2026년부터 2028년까지 한국의 팹 투자는 연간 400억달러 규모로 예상된다"며 "팹 투자의 80% 이상이 메모리에 집중돼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대규모 투자는 주로 AI 필수 메모리인 HBM을 비롯한 범용 D램과 낸드 플래시에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지난해 반도체 수출에서도 HBM, 데이터센터용 SSD 등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SEMI에 따르면 작년 한국 반도체 수출은 전년보다 22.2% 증가한 1천734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러한 수출 증가는 메모리 캐파가 AI 수요 쪽으로 재분배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청 디렉터는 "이 기간 대만향 수출이 64.8%에 달했는데 한국 메모리가 AI 가속기·그래픽처리장치(GPU) 공급망에 더 깊게 편입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대만으로 수출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은 엔비디아 AI 가속기에 최종적으로 패키징된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메모리 수요 구조 자체가 과거와는 다른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세철 씨티그룹 전무는 이날 발표에서 "최근 AI를 돌리기 위한 '키밸류(KV) 캐시' 수요가 늘면서 반도체 구조도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AI 연산 과정에서 활용되는 KV 캐시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HBM뿐 아니라 범용 D램과 SSD 등으로 메모리 수요가 연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현재 구조에서는 GPU에 탑재된 HBM이 이 역할을 맡고 있다. 그러나 추론 영역 확대로 HBM의 본래 목적인 연산에 써야 할 용량이 부족해지면서, 메모리 병목현상이 발생하는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이에 최근 엔비디아는 차세대 아키텍처인 '베라 루빈'에 AI가 사용자와 한 대화 맥락을 기억하는 KV 캐시 전용 저장 공간인 '인퍼런스 컨텍스트 메모리 스토리지' 플랫폼을 새롭게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이 전무는 "AI 연산은 대역폭(Bandwidth)을 높이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올해 HBM4가 나올 거고 중장기적으로는 PC, 스마트폰, 로봇 등의 디바이스에 LPW(저지연광폭입출력) D램과 같은 미니 제품(메모리)도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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