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명문화 요구 두고 노사 줄다리기 본격화 예상
인건비 부담·소송 대란 우려도…삼성전자, 성과급 포함 퇴직금 지급중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강태우 기자 = 대법원이 경영성과급도 퇴직금에 반영해달라는 SK하이닉스 퇴직자들의 소송과 관련해 회사 측의 손을 들어줬으나, 재계에선 노조의 압박 수위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 개별 소송 결과와 별개로 대법원이 퇴직금에 반영해야 하는 성과급의 기준을 일관되게 유지하면서 해당 기준을 단체협약 등으로 명문화하려는 노조의 요구가 커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12일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이번 SK하이닉스 퇴직자 2명이 사측을 상대로 낸 퇴직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확정하면서 SK하이닉스가 취업규칙과 단체협약, 노동 관행 등에 의해 경영성과급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SK하이닉스가 지급하는 생산성 격려금(PI)과 초과이익분배금(PS) 등 경영성과급을 임금 성격인 근로의 대가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달 삼성전자 퇴직금 소송에서 적용된 것과 일관된 논리로서 대법원의 경영성과급에 대한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당시 대법원은 삼성전자가 운영하는 성과급 중 목표 인센티브로서 목표달성장려금(TAI)의 경우 근로 대가인 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성과 인센티브로서 초과이익성과급(OPI)은 근로 제공 외에 시장 상황, 경영 판단 등 요인이 합쳐진 결과로 보고 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대법원도 이날 "같은 쟁점에 관해 삼성전자 사건에서 판시된 법리적 판단 기준을 동일하게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대법원의 기준이 명확해짐에 따라 회사별로 다른 성과급 지급 기준과 방식 등을 두고 노사 간 줄다리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재계는 예상했다.
앞으로 노조가 모든 성과급을 퇴직금에 반영될 수 있는 형태로 지급하라는 요구를 전면화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노조로선 향후 사측과 협상에서 어떤 부분을 요구해야할지가 명확해졌을 것"이라며 "기존에 비정기적·불규칙적으로 지급되던 성과급을 앞으로는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상에 명문화하거나 노동 관행으로 만드는 방안을 들고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기업이 제공하는 목표 인센티브의 경우 퇴직금 산정 기준에 포함된다는 판례가 유지되면서 인건비 증가의 부담도 여전한 형편이다.
이미 삼성전자와 주요 계열사들은 지난달 대법원 판결 이후 TAI를 포함해 산정한 퇴직금을 지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을 상대로 한 소송 대란 우려도 끊이지 않는다.
이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외에도 HD현대중공업 등 퇴직자들의 유사 소송도 줄줄이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는 가운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임금채권 소멸 시효인 3년 내 퇴직자 등을 상대로 회사를 상대로 한 단체소송 참여자를 모집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앞으로 유사한 소송이 잇따르면서 현장에서의 갈등이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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