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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오른 'HBM4 대전'…삼성 첫 출하에 SK하이닉스와 주도권 경쟁

입력 2026-02-12 16:21  

막 오른 'HBM4 대전'…삼성 첫 출하에 SK하이닉스와 주도권 경쟁
삼성 HBM4, 최대 13Gbps 구현…대규모 생산능력으로 안정성 확보
SK하이닉스도 1분기 내 엔비디아 공급 전망…기술 경쟁 본격화

(서울=연합뉴스) 한지은 기자 = 삼성전자가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를 세계 최초로 출하하면서 본격적으로 차세대 HBM 대전의 막이 올랐다.
이전 세대인 HBM3E까지 SK하이닉스가 사실상 독주 체제를 구축했지만, 삼성전자가 최고 성능을 갖추고 HBM4 시장에 최초 진입한 만큼 이번 판은 접전이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12일 당초 계획보다 1주일가량 앞서 최고 성능의 HBM4를 세계 최초로 양산 출하한 것은 시장 선점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자사 HBM4 양산 제품의 품질 향상과 고객사의 공급 요청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출하 일정을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번 HBM4에 기존에 검증된 공정을 적용하던 전례를 깨고 최선단 공정 1c D램(10나노급 6세대)과 4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동시에 적용했다.
업계 유일의 공정 조합을 채택한 삼성전자 HBM4의 데이터 처리 속도는 국제반도체 표준협의기구(JEDEC) 표준인 8Gbps(초당 기가비트)를 넘어 최대 13Gbps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기존 HBM 시장에서 고전한다는 평가를 받았던 만큼 HBM4에서는 초기 수율 확보와 고객 인증에 역량을 집중하며 '추격자' 이미지를 벗는 데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엔비디아 품질 테스트를 일찌감치 통과해 구매주문(PO)을 받았고, HBM4가 적용되는 엔비디아 AI 가속기인 '베라 루빈' 출시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품을 출하했다.
오는 3월 엔비디아 기술 콘퍼런스 'GTC 2026'에서 공개되는 베라 루빈에는 삼성전자 HBM4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경쟁력은 대규모 생산능력에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동시에 보유한 '종합 반도체' 구조를 바탕으로 품질과 수율을 동시에 확보한 HBM을 개발하고 고객사와 협업 폭을 넓히고 있다.
선단 패키징 역량 또한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어 공급망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생산 리드타임을 단축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기존 HBM 시장을 주도해 온 SK하이닉스는 HBM3E로 검증된 양산 능력과 안정적인 수율, 고객사와의 파트너십 등을 앞세워 HBM4에서도 압도적인 시장 우위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SK하이닉스는 업계 최초로 HBM4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 체계를 구축한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HBM4에 이전 세대와 동일하게 TSMC의 12나노 베이스 다이와 1b D램(10나노급 6세대) 공정을 활용한다.
삼성전자보다 한 세대 전 기술이지만, 최고 속도 11.7Gbps를 구현하고 엔비디아 공급도 앞둔 상태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콘퍼런스콜에서 "기존 제품(HBM3E)에 적용 중인 1b 공정 기반으로도 고객 요구 성능을 구현했다는 점은 매우 큰 성과"라며 "독자 패키징 기술인 어드밴스드 MR-MUF로 HBM3E 수준의 수율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마이크론도 HBM4 경쟁에 참전했다.
마이크론은 미국 정부의 반도체 지원 정책과 자국 내 공급망 강화 흐름을 등에 업고 기술 개발과 생산능력 확대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마크 머피 마이크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리서치 기업 울프 리서치가 주관한 반도체 콘퍼런스에서 "우리는 이미 HBM4 대량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고객사 출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머피 CFO는 "HBM4 수율은 계획대로"라며 "우리 제품은 초당 11Gb 이상의 속도를 제공하고 성능·품질·신뢰성에 대해 매우 자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가 선제적으로 양산 출하에 나서면서 향후 시장 점유율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까지 SK하이닉스가 우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많지만, 삼성전자의 추격으로 격차가 빠르게 좁혀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강다현 KB증권 연구원은 "1c D램과 4나노 공정을 적용한 HBM4 성능이 기대치를 상회하며 향후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이 40%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삼성전자의 메모리 생산능력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각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SK하이닉스가 이미 확보한 레퍼런스와 생산 경험이 단기간에 따라잡기 어려운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엔비디아는 올해 베라 루빈 등에 사용할 HBM4 물량 중 약 3분의 2를 SK하이닉스에 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HBM4에 대해 "1분기 내 고객사에 공급을 시작해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지속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HBM4를 시작으로 시장 점유율을 대폭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며 "양사 전략에 따라 HBM4 시장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writer@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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