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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조금만 사고 할인 챙기고"…설 앞둔 마트·시장, 실속소비 대세

입력 2026-02-13 06:31  

[르포] "조금만 사고 할인 챙기고"…설 앞둔 마트·시장, 실속소비 대세
소용량·1+1·카드할인·환급행사에 발길…"브랜드보다 가격"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신선미 한주홍 김채린 기자 = 설 연휴를 앞둔 서울의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은 장을 보려는 인파로 붐볐지만, 카트나 장바구니를 채우는 손길은 유난히 신중했다.
소용량 상품 앞에서 멈춰 서고, 1+1행사와 카드 할인 안내문을 꼼꼼히 살피며 "조금만 사자"는 말이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고물가 시대, 명절 장보기마저 '실속'이 대세가 된 풍경이었다.

◇ "많이 못 산다"…환급 행사에 몰린 전통시장
설을 사흘 앞둔 지난 11일 오후 성북구 돈암시장. 생선가게 매대에는 굴비가 주렁주렁 걸려 있었고, 떡집 앞에는 길게 뽑은 가래떡이 층층이 쌓여 명절 분위기를 자아냈다.
정육점 앞에는 한때 10여명이 줄을 서며 분주한 모습이었다. 사람들 손에는 보자기로 싼 선물과 명절 먹거리가 들려 있었다.
그러나 장바구니 속은 생각보다 가벼웠다. 한 소비자는 "돼지갈비 2㎏과 잡채에 쓸 고기만 조금 샀다"며 "먹을 사람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시장 한편의 환급 행사장도 붐볐다. 정부는 전통시장에서 국산 농축산물을 일정 금액 이상 구매하면 최대 2만원의 온누리상품권을 지급하는 행사를 지원 중이다.
행사장 앞에서 만난 시민은 "작년에도 환급받았다"며 "비싼 시기에 조금이라도 아끼면 좋지 않냐"고 말했다.
서대문구 영천시장도 북적였다. 다만 이것저것 사들이기보다 가격을 묻고, 다른 가게를 둘러본 뒤 돌아오는 소비자들이 많았다.
사과 5개를 1만원에서 9천원으로 할인하자 바구니를 든 사람들이 몰렸지만 "딱 5개만 사야겠다"며 필요한 만큼만 담았다.
윤희숙(60대) 씨는 "전통시장이 싸니 일부러 퇴근길에 들렀다"며 "엿기름 600g이 4천원이라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70대 황모 씨는 "올해는 차례상도 간소하게 차리려고 한다"며 "과일은 비싸니 선물 받은 것으로 하려 한다"고 귀띔했다.
시장 내 한 마트의 축산물 판매원은 "농식품부가 한우 할인 지원을 하니 그나마 구입하는 것 같다"며 달라진 소비 세태를 전했다.

◇ "카드 뭐 쓰면 싸요?"…마트는 할인 문구로 가득
도봉구 농협 하나로마트 창동점은 출입문부터 북적였다. 한 직원은 "명절 앞이라 정말 사람이 많다"고 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전단을 들고 다니며 카드 할인과 특가 상품을 확인했다.
한 60대 주부는 "뭐든 비싸다. 안 비싼 게 있나"라며 "고등어가 특히 비싸졌다"고 말했다.
과일 판매대에서는 1만원에 할인 판매하는 사과 상자가 인기를 끌었다. 직원은 "정부 지원금이 들어가 카드 종류와 관계없이 할인된다"고 설명했다. 대파를 집어 들던 한 주부는 "한 단에 1천780원이면 엄청나게 싼 것"이라며 카트에 담았다.
롯데마트 서초점의 선물 세트 판매대에 1만9천900원부터 시작하는 세트와 1만원대 식품·생활용품 세트, 1+1 스티커가 붙은 상품이 눈에 띄었다.
한 판매직원은 "선물을 찾는 고객들은 여전히 세트 상품을 많이들 사 가는 것 같다"라며 "2만원대 식품류나 바디제품을 사가는 손님들이 꽤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주요 대형마트들은 고물가 속 실속 소비 추세를 겨냥해 설 선물세트 중 5만원 미만 물량을 절반 이상으로 대폭 확대하거나 무게를 줄인 3kg대 소용량 제품과 이동이 편리한 핸드캐리형 패키지를 전면에 내세우는 등 '가성비 전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홈플러스 영등포점도 1만9천900원짜리 세트와 김·견과류 핸드캐리 상품이 전면에 배치돼 있었다. 거의 모든 선물 세트엔 '**카드 1만∼2만원 할인', '1+1'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한 판매직원은 "2만원 미만 아니면 5만∼6만원대 제품을 많이 찾는다"고 최근 판매 동향을 설명했다.

◇ "브랜드보다 가격"…품목별로 싼 곳 찾아다녀
설을 앞두고 마트와 시장은 분주했지만, 소용량으로 필요한 만큼만 사고, 1+1행사와 카드 할인, 환급 행사로 지출을 줄이려는 모습이 올해 설 장보기의 한 단면이다.
이마트 영등포점은 비교적 사람이 많았지만, 이곳에서도 가격이 최대 관심사였다.
한 판매직원은 "브랜드나 품목보다 가격 중심으로 본다"며 "2만원대나 1만원 이하 상품을 찾는 손님도 있다"고 말했다. 육류나 과일, 인삼 세트보다 9천900원짜리 김 세트가 잘 나간다고 했다.
진미채와 멸치를 고르고 있었던 이말수(83) 씨는 "행사랑 카드 할인 많이 하는 것 같아 들렀다"라고 말했다.
마포구 이마트에서도 신중히 가격을 비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50대 정종남 씨는 수입산과 국산을 번갈아 본 뒤 "은갈치 2마리에 2만1천원이고 세네갈산은 3마리에 1만7천400원이라 수입산을 산다"라고 말했다.
40% 할인 태그가 붙은 제품들만 모아 놓은 코너에서 서성이던 한 70대 주부는 "정부 할인 지원으로 한판에 5천990원에 판매하는 계란을 겨우 샀다"며 "어제는 계란이 모두 동이나 아예 매대를 치웠다"라고 전했다.

마포구 망원시장에서는 "딸기 1만원"을 외치는 상인 앞에 사람들이 몰렸다. 딸기 1㎏을 1만원에 내놓자 스티로폼 박스를 집어 드는 손길이 이어졌다.
남해초와 쪽파를 할인 판매하는 가게 앞에도 줄이 섰다. 한 75세 주부는 "물가가 비싸 엄두가 안 난다"며 "여기가 좀 저렴해 선물 세트 사러 왔다"고 말했다.
야채가게 사장 장주영 씨는 "명절 앞두고 가격이 오르는데 올해는 소비자들이 더 망설이는 것 같다"며 "아무래도 시장에 여러 가게가 있으니 더 돌아보고 온다는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pseudojm@yna.co.kr, sun@yna.co.kr, juhong@yna.co.kr, lyn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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