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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에서 ESS·로봇으로…배터리 소재업계도 경로 변경

입력 2026-02-15 06:00  

전기차에서 ESS·로봇으로…배터리 소재업계도 경로 변경
ESS, 안정적 물량 확보 가능…휴머노이드, 韓기업 기술 우위
동박·양극재 업체들, 지역별·용도별 생산전략 차별화 추진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글로벌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이 장기화하면서 국내 배터리 소재업계가 사업 전략의 중심축을 전기차에서 인공지능(AI) 인프라와 로봇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배터리 제조사뿐만 아니라 완성차 업체까지 전기차 일변도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는 가운데 동박·양극재 등 소재사들도 이런 변화에 발맞춰 다양한 맞춤형 전략을 본격화하는 것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 모두 전기차 캐즘 극복을 위해 에너지저장장치(ESS)와 휴머노이드 등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국내 업체뿐만 아니라 테슬라도 지난해 전기차 수익이 감소한 대신 ESS 부문에서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한 것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ESS와 로봇 배터리 등 사업을 육성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확대와 맞물려 빠르게 성장 중인 ESS 시장은 대규모 프로젝트 중심으로 안정적 물량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배터리 소재 업계에도 매력적인 시장으로 평가받는다.
제조 혁명의 핵심으로 급부상한 휴머노이드 로봇은 고출력·고에너지밀도 배터리가 필수적인 특성상 삼원계와 전고체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에서 앞선 한국 기업들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배터리 소재사들도 ESS와 휴머노이드 시장 공략을 위해 지역별·용도별 생산 전략을 재조정하고 있다.
솔루스첨단소재는 국내 동박 업체 중 유일하게 유럽과 북미에 전지박 생산거점을 동시에 확보한 점을 앞세워 고객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기차 수요가 회복세인 유럽에서는 핵심원자재법(CRMA) 등 '메이드 인 유럽' 정책 기조가 강화되면서 현지 생산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솔루스첨단소재의 헝가리 공장은 유럽 내 유일한 동박 생산 기지의 강점을 살려 기존과 같이 전기차용 배터리 소재 공급에 주력한다.
반면 북미에서는 ESS 수요 확대에 맞춰 지난해 5% 수준이었던 ESS 배터리용 동박 비중을 올해는 30%까지 높이는 것이 목표로, 캐나다 퀘벡에 건설 중인 북미 공장은 내년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한 휴머노이드 시장 확대에 따라 북미 고객사에 중장기적으로 하이엔드 제품 공급을 추진한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사업 무게 중심을 AI용 회로박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연산 2만t 규모의 익산 공장을 회로 기판용 동박 라인으로 전환해 고부가 AI 수요에 대응하고, 말레이시아 공장은 전기차 및 ESS용 전지박 생산기지로 운영하는 이원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양극재 업계에서는 엘앤에프가 ESS 수요 대응을 위해 지난해 하반기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생산 전담 자회사 엘앤에프플러스를 설립하고 국내에 공장을 건설 중으로, 이르면 올해 하반기 양산이 목표다.
SK온과도 지난해 북미 LFP 양극재 공급 MOU를 체결하며 미국 ESS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역시 양극재를 생산하는 포스코퓨처엠은 전기차 의존도를 줄이고 ESS용 LFP 양극재 판매를 확대할 계획으로, 포항 전기차용 양극재 공장 라인 일부를 ESS용 LFP 라인으로 개조해 올해 하반기부터 고객사에 공급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미국 전고체 배터리 기업 팩토리얼과 투자 계약을 맺고 휴머노이드 로봇 전고체 배터리용 양극재 샘플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이밖에 에코프로비엠이 전고체 배터리용 양극재와 고체 전해질 양산을 준비 중이고, 엔켐도 전고체 배터리용 세라믹 공정 기반 산화물 전해질과 고분자 고체 전해질을 포함한 복합 전해질을 개발 중이다.
SK아이테크놀로지(SKIET)는 올해 ESS용 분리막 수주 확대와 유럽 생산 능력 확충을 주요 사업 목표로 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방 전기차 업황 둔화에 따른 사업 전략 변화가 배터리 제조사와 배터리 소재사까지 확산하고 있다"며 "급성장 중인 시장에 대한 속도감 있는 대응을 통해 올해 실적 반등의 계기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os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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