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의 중국화 강조…중앙통전부장, 판첸 라마 만나 지난해 활동 긍정 평가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중국이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에 대한 비판 기조를 이어가면서 '2인자' 판첸 라마에 대해서는 공개적 지원과 예우를 강화하는 이중 전략을 분명히 하고 있다.
13일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리간체 중국공산당 중앙통일전선공작부장은 전날 베이징에서 판첸 라마 기알첸 노르부를 만나 춘제(春節·중국의 설)와 티베트력 새해를 축하했다.
리 부장은 판첸 라마의 지난해 활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시진핑 신시대 중국특색사회주의 사상을 깊이 학습하고 사상·정치·행동에서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과 항상 높은 일치를 유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중화민족 공동체 의식을 확고히 하고 중화민족 공동체 건설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며 "종교의 중국화를 체계적으로 추진해 티베트 불교가 사회주의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판첸 라마는 "중국 공산당의 영도를 확고히 지지한다"며 "국가 통일을 수호하고 민족 단결·종교 화합·티베트의 안정적 발전을 위해 적극 역할을 하겠다"고 화답했다.
티베트의 최고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는 중국 병합에 맞서다 1959년 인도로 망명해 히말라야 지역에 티베트 망명 정부를 수립하고 비폭력 독립운동을 이끌어 왔다.
그는 최근 그래미상 오디오북 부문을 수상했으나 중국 정부는 이를 두고 "분열 세력을 미화하는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은 달라이 라마를 향해 '티베트 독립'을 꾀하는 분리주의자로 규정하며 국제사회에서의 활동을 지속적으로 비난해왔다.
반면 서열 2위인 판첸 라마를 티베트의 지도자로 인정하며 정치적 후원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은 1995년 판첸 라마 선정 과정에 개입해 11대 판첸 라마로 기알첸 노르부를 일방적으로 지명한 뒤 그를 '애국 종교 인사'로 부각해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5월 베이징에서 판첸 라마를 접견한 데 이어 같은 해 8월 티베트를 방문했을 당시에도 그를 별도로 만났다.
이를 두고 중국이 판첸 라마의 위상을 부각해 달라이 라마의 영향력을 희석하려는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특히 판첸 라마에 대한 정치적 지원 강화에 대해서는 달라이 라마의 고령을 고려해 향후 후계 구도를 둘러싼 주도권을 선점하려는 전략적 행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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