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래 종목 비중 20%…종목당 하루 거래대금 1천568만원 그쳐
일각에선 코스닥 문턱 높아지면 벤처들 '코넥스행' 가능성 기대
코넥스협회 "요건 갖춘 기업의 코스닥 자동이전상장 거래소에 건의"

(서울=연합뉴스) 김유향 기자 = 국내 주가지수가 고공행진인 가운데 한국거래소의 3대 주식시장 가운데 막내 격인 코넥스 시장은 여전히 침체해있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총 111개의 코넥스 종목 가운데 22개에 대한 거래량이 '0'이었다. 이날 무거래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20% 정도 된 것이다.
일평균 거래대금이 17억원대에 머무는 등 시장 유동성이 얼어붙으며 코넥스의 존재 가치가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기도 한다. 이는 한 종목당 하루 거래대금이 약 1천568만원에서 그치는 정도다.
나수미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넥스는 투자자가 없으니 괜찮은 기업이 모이지 않고, 기업이 없으니 투자자들도 없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상황이 늘 안 좋았던 것은 아니다. 코넥스는 2013년 개장 이후 코스닥으로 넘어가려는 기업의 '사다리' 시장으로 활성화돼 2018년에는 상장주식 시가총액이 6조원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2017년 코스닥 시장에 이익미실현 기업 상장 특례('테슬라 요건')가 도입되고 직상장이 쉬워지며 기업들이 코넥스를 패싱(배제)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코넥스 시가총액은 2021년부터 본격적인 하락세를 보이며 13일 기준 3조673억400만원까지 떨어졌다.
코넥스협회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코넥스 종목은 4개에 그쳤다.
한 시장 전문가는 "코넥스는 기업 인큐베이터로서 정상화되기 어렵다"며 "대규모 외부 자금이 기업으로 흘러 들어갈 수 없는 시장"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코넥스는 "소유 분산 요건이 없기에 유통할 수 있는 주식 수가 현저히 떨어지고 따라서 거래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코넥스 시장의 회복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나 연구위원은 코넥스의 자금 조달 기능 부진을 인정하면서도, "정부가 '좀비기업 퇴출' 등을 시행하는 등 코스닥의 문턱이 높아지면 직상장이 되지 않는 벤처기업들이 자연스럽게 코넥스 경유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코넥스는 기업에 코스닥 진입 전 자본시장을 경험하게 하는 게 관건이라며, "코넥스 경유가 유리하다고 느껴지도록 하는 유인 구조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코넥스는 "기업 공개(IPO)하기 전 벤처캐피털(VC) 자본 회수를 돕는 기능을 하기에 필요한 시장"이라며 "활성화 여부는 정책 당국의 의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나 연구위원은 벤처기업에 특화된 시장이 조성될 경우, 회수 경로가 불투명해 VC 투자가 제한됐던 딥테크 스타트업들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코넥스협회는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코넥스 기업에 대해 코스닥으로의 자동 이전상장을 허용해 달라고 거래소에 건의하고 있다.
황창순 코넥스협회장(태양3C 회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부에도 특례를 도입해 코넥스 활성화할 수 있도록 해주길 의견을 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코넥스 유동성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공모 상장의 부재를 꼽았다. 이에 시장 활성화를 위해 공모 상장과 2024년부터 중단된 정부의 국고 보조금 부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몇몇 증권사들을 제외하고는 코넥스를 취급하지 않는 점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IMA(종합투자계좌)의 일정 비율만이라도 코넥스 상장 기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코넥스 시장이 활성화되면 지방 소재 기업들의 자본시장 진입이 확대되고 이는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 지역 경제의 발전과 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거래소 정은보 이사장은 지난 5일 기자 간담회에서 "코스피·코스닥·코넥스 3개 시장에 대한 역할을 재정립할 때가 됐다고 생각하며, 이와 관련해 정책당국과 긴밀히 협의 중이다"고 말했다.
willo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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