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단속 개혁안 여야갈등에 시한 내 예산처리 불발…장기화 가능성도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이유미 특파원 곽민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강경 이민 정책을 둘러싼 여야 갈등으로 이민 단속과 국경 안보 주무부처인 국토안보부(DHS) 예산안 처리가 끝내 무산됐다. 이에 따라 14일(현지시간)부터 국토안보부 일부 기능이 중단되는 '셧다운'이 시작됐다.
공화당과 민주당이 예산 처리 시한인 13일 자정까지 이민 단속 개혁안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미 동부시간 14일 0시1분(한국시간 14일 오후 2시1분)을 기해 국토안보부에 국한한 셧다운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국토안보부는 예산 부족으로 비필수 업무를 중심으로 일부 기능을 중단하게 됐다.
국토안보부 산하에는 교통안전청(TSA), 해안경비대, 연방재난관리청 등이 소속돼 있다.
AP통신은 당장 미국 내 공항의 승객·수하물 검색 업무부터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셧다운으로 급여를 받지 못하게 된 TSA 공무원들의 결근과 병가 등으로 공항 검색 대기 시간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보안 검색 장애는 시간이 흐를수록 인력의 한계를 드러내며 점진적으로 악화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AP통신은 분석했다.
실제로 작년에는 셧다운 이후 한 달 만에 필라델피아 공항 검색대 두 곳이 일시 폐쇄됐으며, 정부가 모든 상업 항공사에 국내선 운항 감편을 명령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다만, 국토안보부를 제외한 다른 부처 예산은 이미 확정된 상태여서 교통부(DOT) 산하 연방항공청(FAA) 업무는 평소와 다름없이 이뤄진다. 따라서 항공청에 소속된 항공관제사들도 평상시대로 급여를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셧다운이 전면적인 항공편 취소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국가 안보, 공공안전 등과 관련한 국토안보부 필수 인력 역시 셧다운 이후에도 업무를 계속 수행한다.
초강경 이민 단속 논란의 중심에 선 이민세관단속국(ICE)의 경우 대부분 필수 인력으로 분류돼 대체로 정상 운영될 전망이다. ICE는 지난해 의회를 통과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을 통해 일부 예산을 별도로 지원받을 수 있다.
이번 예산안 교착은 이민단속 개혁안을 둘러싼 여야 대립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민주당은 이민단속 요원들의 총격으로 지난 달 미네소타주(州)에서 미국 시민 두 명이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트럼프 행정부가 이민단속 정책 개혁안에 동의할 때까지 소관 부처인 국토안보부 예산을 통과시키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지난 3일 의회는 국토안보부를 제외한 다른 연방 기관에 대해서만 올해 예산안을 처리했고, 국토안보부에 대해선 2주짜리 임시예산안만 처리했다.
이후 지난 12일 상원이 국토안보부의 올해 예산안을 표결에 부쳤지만, 민주당이 반대해 부결됐다.

셧다운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의회는 연방 공휴일인 '프레지던트 데이'(2월 16일)를 포함해 다음 주 일주일간 휴회할 예정인데, 의회가 재개되는 오는 23일 이전까지 이민 단속 개혁안과 예산안에 대한 합의가 이뤄질지 불투명하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10월 1일부터 11월 12일까지 43일간 연방정부의 일부 기능이 중단되는 역대 최장기간 셧다운이 있었다.
민주당이 요구한 건강보험 개혁법(ACA·일명 오바마케어) 보조금 연장에 공화당이 반대하면서 연방정부 전체 예산안이 통과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에는 국토안보부를 제외한 나머지 부처의 연간 예산안이 이미 처리된 상태여서 셧다운의 파장은 당시보다 훨씬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yu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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