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합의로 관계 개선되자 미국의 이란 제재에 협조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최근 미국과 관계가 회복되고 있는 인도가 미국 제재 대상인 이란산 석유 운반 유조선 3척을 처음으로 나포, 미국의 이란 제재에 협조하고 나섰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달 초순 인도 당국이 미국의 제재를 받은 유조선 3척을 나포하고 이란산 원유 등의 불법 무역을 막기 위해 자국 해역 감시를 강화했다고 한 소식통이 전했다.
이는 인도 해안경비대가 지난 6일 엑스(X·옛 트위터)에 게시했다가 삭제한 내용을 확인해준 것이다.
당시 해경은 인도 서부 뭄바이에서 서쪽으로 약 100해리(약 185㎞) 떨어진 인도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석유를 밀수한 유조선 3척을 나포했다고 썼다가 이후 글을 지웠다.
이번에 나포된 '스텔라 루비', '아스팔트 스타', '알 자프지아' 등 3척은 국제해사기구(IMO) 선박 번호 확인 결과 지난해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의 이란산 석유 거래 관련 제재 대상 목록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유조선은 각국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배 이름을 자주 바꿨지만,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 데이터에 따르면 이 중 스텔라 루비호는 이란 국적선이다.
또 알 자프지아호는 지난해 이란에서 지부티로 석유를 나른 바 있으며, 아스팔트 스타호는 주로 중국 주변에서 운항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인도 당국은 추가 조사를 위해 이들 유조선을 뭄바이로 호송했으며, 이후 군함 약 55척과 항공기 10∼12대를 배치해 자국 해역에 대해 24시간 감시를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정부는 자국 해역에서 석유의 출처를 숨기기 위한 유조선 간 환적을 막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세계적으로 약 1천 척 이상으로 추산되는 이른바 '그림자 선단(shadow fleet)'은 러시아·이란·베네수엘라 등 제재 대상국의 원유를 중국 등지로 비밀리에 실어 나르는 유조선 집단이다.
이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선적(배의 국적)과 이름을 수시로 바꾸고 해상 환적, 복잡한 소유 구조와 위조 서류 등을 동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해 인도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 문제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50% 관세 표적이 됐다.
하지만 이달 초 양국은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구매 중단, 미국의 인도산 상품 관세 18%로 인하 등의 내용을 담은 무역 합의를 끌어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산 원유 운반 유조선을 나포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이란의 보복 가능성과 국제 유가 급등을 우려해 실행을 미루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전했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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