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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소련 시절 피해 집계"…러시아에 역사 공세

입력 2026-02-19 23:59  

폴란드 "소련 시절 피해 집계"…러시아에 역사 공세
러 "17세기 폴란드의 러시아 침공 오페라 링크 제공"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폴란드 정부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소련으로부터 입은 각종 피해를 돈으로 계산해 배상을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아담 슈왑카 폴란드 정부 대변인은 19일(현지시간) 폴사트뉴스에 소련 시절 피해와 관련한 자료를 수집 중이라며 "1939년 소련의 침공과 이후 점령으로 인한 피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기관인 전쟁피해연구소가 피해 규모 산정을 최우선 과제로 다루고 있다며 배상 청구를 비롯한 정치적 결정은 연구 결과를 자세히 검토한 뒤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제2차 세계대전 최대 피해국인 폴란드는 1939년 독일과 소련 양쪽에서 침공받아 1945년 종전까지 국민 약 600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폴란드 민족주의 우파 법과정의당(PiS)은 2022년 보고서에서 나치 독일에 입은 피해 규모를 1조3천억유로(2천217조원)로 산정했다. 역사학자인 카롤 나브로츠키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 이후 이 보고서를 근거로 독일에 배상을 요구 중이다.
그러나 전범국 독일과 달리 소련은 미국·영국·프랑스와 함께 엄연한 2차대전 승전국이어서 전쟁 배상 요구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러시아는 나치를 무찌르는 데 소련이 가장 큰 공을 세웠다고 주장한다.
이 때문에 전후 친소련 공산주의 정권 시절의 주권·인권 침해와 경제적 피해를 문제 삼는 방안도 거론된다. 바르토시 곤데크 전쟁피해연구소장은 "40년 넘는 냉전 시기 폴란드가 소련의 영향권에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조사는 나치의 잔혹행위 조사보다 훨씬 더 광범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폴란드는 옛 공산권 군사동맹 바르샤바조약기구(WTO)에 속한 소련의 위성국가였다. 소련 붕괴와 민주화 이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유럽연합(EU)에 가입하며 서방 진영에 가담했다.
폴란드의 과거사 공세는 우크라이나 네오나치 척결을 전쟁 명분으로 삼는 러시아의 역사수정주의에 대한 맞대응 성격이다.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하원의장은 2023년 폴란드를 나치에서 해방해준 대가로 폴란드가 러시아에 7천500만달러(1천87억원)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드레이 아르티조프 러시아 연방기록보관소장은 지난달 옛 폴란드 주재 프랑스 대사관 기록 등을 근거로 "폴란드가 나치에 대항하기 위한 프랑스와 영국, 소련의 협상을 방해했다"며 2차대전 발발의 책임을 폴란드에 돌렸다.
역사학계에서는 독일과 소련이 폴란드를 비롯한 동유럽을 나눠 갖기로 비밀리에 약속하고 맺은 독소 불가침조약(몰로토프-리벤트로프 조약)에서 2차대전이 촉발됐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폴란드에 배상으로 오페라 '이반 수사닌' 영상 링크를 제공할 수 있다"고 비꼬았다. 러시아 음악가 미하일 글린카가 작곡한 이반 수사닌은 17세기 초 폴란드·리투아니아 연방의 모스크바 침공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dad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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