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빨리 올라 무서워"…전문가들 "기존 주도주 위주 분할매수 전략 유효"

(서울=연합뉴스) 김유향 기자 = "삼성전자를 6년간 매달 모았는데 '10만 전자' 오기 전에 다 팔았어요. 배가 너무 아픕니다."
30대 직장인 A씨의 토로다.
코스피가 25일 사상 처음 6,000선을 넘어선 가운데 일각에 있는 개인 투자자들의 한숨 소리가 들려온다.
A씨는 "한동안 코스피가 박스권에 있어서 올라봤자 3,000 이상으로는 가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며 "오히려 집값이 오를 것 같아 주식을 팔아 자가(주택)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가) 바이오주로 코스피에 재진입했는데 수익률이 우량주들에 비하면 새 발의 피 수준"이라고 하소연했다.
코스피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끝에 설 연휴 이후 첫 거래일이었던 지난 19일 5,600고지에 올랐다.
또 뉴욕증시가 이란과의 전면전 발발 우려와 인공지능(AI) 설비투자 관련 유동성 경색 가능성 제기에 약세를 보였지만, 국내 증시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20일에는 장중 5,700에 이어 5,800선까지 모두 뛰어넘었다.
23일엔 5,900선마저 넘어선 후 이날 장중 '6천피'를 기록했다.
지난달 22일 코스피가 사상 최초로 장중 5,000대를 돌파한 지 약 한 달 만의 일이다.
20대 공무원 B씨도 "코스피 오르는 게 남의 이야기만 같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주식을 보유 중이지만, 전체 보유액 중 비중은 작다고 털어놨다.
B씨는 "코로나 때 매수한 주식 중 아직 (수익률) 마이너스에서 벗어나지 못한 종목들도 많아 총수익률이 저조하다"고 설명했다. 투자 종목 19개 중에서도 투자 비중이 큰 10종목이 손실 상태를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연초부터 이날까지 코스피 대형주 지수는 21.79% 오른 반면, 중형주는 16.83%, 소형주는 13.71% 오르는 데 그쳤다.
그는 "코스피가 올라 (회복을) 기대했는데 나아지지 않았다. 이래서 다들 우량주에 투자하나 보다"며 땅을 쳤다.

또 다른 투자자인 20대 대학생 C씨는 "해외시장에만 투자했는데 국내 불장을 경험하기 위해 한 달 전부터 국내 종목 추종 ETF에 투자했다"고 말했다.
국내 개별 종목 투자에 대해서는 "이미 조금 늦은 것 같다"며 "코스피가 너무 빨리 올라 버블일까 무섭고, 예측하기 어려워 조심스럽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코스피는 연초부터 이날까지 22% 올랐는데, 올해 들어 2개월 사이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 대한 매수 또는 매도 사이드카도 총 4번 발동되는 등 증시가 요동을 치는 모습도 보였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이날 9시 21분 기준 전장보다 1.41% 오른 48.80을 나타내고 있다.
증권시장을 지탱하는 건 기관의 강한 매수세다.
연초부터 외국인과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약 213억4천만원과 740억8천만원 순매도했다.
반면, 같은 기간 기관은 약 1천50억2천만원을 순매수하며 코스피 지수를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그중에서도 금융투자기관이 843억1천만원 정도로 가장 큰 규모 순매수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개인 투자자들이 지금이라도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대형주', 업종별로는 '기존 주도주' 위주로 분할매수할 것을 조언한다.
상상인증권[001290]은 최근 "최근 섹터별 순환매에 의한 변동성 확대 국면이 이어지고 있는 점은 수급 쏠림에 의한 업종별 희비 교차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증권시장이 연이은 폭등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추격 매수 심리 및 포모(FOMO·소외공포) 심리에 쉽게 휩쓸릴 수 있는 환경"이라며 "단기 과열 부담으로 지수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한 번에 매수를 하기보다는 분할 매수로 증시에 참여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충고했다.
이어 "업종 선택의 경우, 반도체, 조선, 방산 등 기존 주도주를 중심으로 분할 매수 전략을 실행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이들 업종이 추후에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 상승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짚었다.
한 연구원은 "외생 변수에 버틸 수 있는 게 결국 실적과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이라며 대형주를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소형주라면 코스닥도 매력 있지만, 코스닥은 정책 기대감과 수급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신증권[003540] 이경민 연구위원은 "새로 재진입하는 투자자들은 너무 조급해 말고 보유액을 차근차근 늘려가라"고 조언하면서도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모두 대형주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2월에 코스피가 한 번 흔들렸는데, 그럴 때 매수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단기 과열 우려를 지적하며 신중론도 제기한다.
DB금융투자는 최근 AI 시설 투자 가속화가 소비 감소와 물가 상승 등을 이끌 수 있다며 올해 상반기 코스피 하단 전망치를 기존 4,500포인트에서 4,300포인트로 하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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