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서 대책 공유…당국 "심각한 전쟁 발생 안 할 것" 일축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미국의 이란 공격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9천만여명의 이란 주민들은 실제 공격 소식이 들려오는지에 귀를 기울이며 불안에 떨고 있다.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지만, 일부 시민들은 비상용 가방을 싸고 예비 발전기를 구입하며 시골 지역이나 국외로 피란할 계획을 세웠다.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오는 2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미국과 핵협상을 앞둔 이란 내 상황을 전했다. 이번 핵 협상은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을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여겨진다.
이란 상점들에는 물건이 풍성하게 진열돼 있고, 식량이나 휘발유 등 필수품 부족 사태도 전해지지 않았다. 학생들은 정상적으로 학교에 가고 기업도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주민들은 앞으로 벌어질 일을 예측할 수 없고 준비할 수단도 마땅치 않아 불안에 떨거나 체념한 상태라고 NYT는 전했다.
테헤란 주민인 사라(53)는 NYT에 불안감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이 마비된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미칠 것 같다. 무슨 일이라도 빨리 일어나서 이 불확실한 상태를 벗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두 아이의 엄마라는 사라는 가족을 언제 피란시킬지 고민이라면서 전쟁이 발발하면 테헤란을 빠져나가는 도로가 순식간에 차들로 막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6월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해 발생한 '12일 전쟁' 당시 수백만 명이 테헤란을 빠져나와 해안·산악 지대로 대피하면서 큰 혼잡이 빚어졌다. 당시 차로 4시간 걸리는 거리가 거의 하루가 걸렸다.
주민들의 걱정에도 이란 정부는 비상 대책 마련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알리레자 자카니 테헤란 시장은 최근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지하철역과 지하 주차장을 대피소로 사용할 수 있으며 시 당국이 이를 위해 최소한의 조처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란 현지 전문가들은 지하철역과 지하 주차장을 대피소로 사용하려면 난방, 환기, 위생 시스템이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까지 보완 조처가 이뤄졌다고 알려진 바는 없다.
자카니 시장은 "국민에게 비상사태를 강요할 만큼 심각한 전쟁이 발생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미국이 "전쟁도 평화도 아닌" 상황에 놓인 이란 국민을 공포에 빠뜨리려 한다고 비난했다.
그런데도 이란 국민들의 불안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사업가라는 아미르(42)는 "정부가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며 "우리는 세계 최대의 군대와 싸워서 살아남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고 두려운 심정을 전했다.
온라인에서는 당국이 지난해 6월과 올해 반정부 시위 때처럼 인터넷을 차단할 경우에 대비해 가족의 비상 연락처를 적어두거나 만남 장소를 정해두라는 방법이 공유됐다.
테헤란 주민 마리암(54)은 여권, 물, 약, 건과일로 비상용 배낭을 챙기고 인터넷을 우회 접속할 수 있는 고급 가상사설망(VPN) 서비스도 구매해놨다면서 "요즘 내가 만난 사람들은 모두 혼란스러워한다"라고 전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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