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김지훈 선임기자 = 이렇게나 빠른 속도로 급등할 줄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 2025년 2월25일 2,630.29이었던 코스피가 1년 만에 2배를 훌쩍 뛰어넘어 6,000선을 돌파했으니 말이다. 그동안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눌려 지지부진했던 우리 주식시장의 역사를 잘 알고 있던 투자자들 입장에선 놀랄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그 상승 속도가 무섭다. 작년 6월 3,000선을 넘은 뒤 4,000까지는 약 4개월이 걸렸지만, 5,000선은 석 달 만에 넘어섰고 그로부터 한 달 만에 1,000포인트가 올라 6,000선마저 돌파했다. 투자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지수가 급등하자 수시로 호가의 효력이 일시 정지되는 매수 사이드카가 자주 발동되기도 했다. 과거 우리 증시의 방향을 좌지우지하던 외국인과 기관이 차익실현에 나서도 개미가 시장을 떠받치는 저력을 발휘했다.

지수의 급등세와 함께 시장의 규모도 빠른 속도로 커졌다. 코스피 시장의 시가총액은 25일 5천조원을 넘어섰다. 우리 시장의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주가가 20만원을 넘으면서 1천200조원짜리 회사가 됐고, SK하이닉스의 주가도 100만원을 돌파했다. 주식거래 활동계좌수는 1억개를 넘었으니 우리 인구의 2배다. 통상 주식거래의 대기자금 성격으로 보는 예탁금도 100조원을 넘는다. 증권사들은 7천피, 8천피를 내다보는 형국이니 이 '불장'의 정점이 어디일지 가늠조차 하기 어렵다.

너무 빠른 속도로 오른 코스피를 보면 놀라움과 함께 불안한 마음이 앞서지만, 한편으론 우리 시장의 근본적 체질 변화에 대한 바람과 기대가 고개를 드는 것도 사실이다. 자사주 소각, 주가 누르기 방지, 중복상장 억제 등 정부의 주주 친화적 정책 의지가 확고한 데다 개미들의 투자 의지도 과거 어느 때보다 강한 만큼 이번이야말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바꿀 절호의 기회가 아닌가 하는 기대 말이다.
해외 자금이 앞다퉈 투자하려 몰려드는 시장, 상장사의 본질가치가 제대로 평가받는 시장, 개인들이 노후 자금을 넣어둬도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시장, 개인투자자들이 외국인과 기관에 차별받지 않는 시장, 상장기업이 오너 일가보다 일반 주주들을 위한 정책을 내놓는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 증시를 그런 시장으로 만들 적기가 바로 지금이다. 반도체 등 특정업종 쏠림 현상이나 부실 상장사 정리, 내부거래 근절, 투명한 공시 등 시장의 체질 개선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아직 산적하다. 최근 코스피의 급등세만큼이나 빠른 속도로 이런 과제들도 해결해나간다면 조만간 우리 증시는 프리미엄을 얹어줘야 투자할 수 있는 세계 속의 금융허브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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