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유출에 4분기 영업익 97% 급감…활성고객 10만 명 이탈
"프로덕트커머스 성장률 1월 최저치"…연간 가이던스 제시 못해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쿠팡의 모회사 쿠팡Inc가 지난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도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을 새로 쓰며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음을 증명했다.
연말에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태 여파로 4분기에는 성장세가 둔화하고 수익성이 악화했지만, 회사는 개인정보 유출의 부정적인 여파가 올해 들어서는 정상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 연매출 49조·영업이익 6천억원대 최대…순이익 3천억원, 유통강자 중 1위
미국 뉴욕증시 상장사인 쿠팡Inc가 27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쿠팡Inc의 연간 매출은 49조1천197억원(345억3천400만달러)이다. 전년의 41조2천901억원(302억6천800만 달러)과 비교해 14% 늘었다.
영업이익은 6천790억원(4억7천300만달러)로 전년보다 8% 늘었다. 영업이익은 3년 연속 6천억원대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940억원)의 세 배가 넘는 3천3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거뒀다. 이는 같은 기간 이마트[139480](2천463억원), 롯데쇼핑(735억원), 신세계(635억원) 등 전통의 유통 강자들이 기록한 연결 기준 순이익 규모를 훌쩍 뛰어넘는 것이다.
매년 이어진 급성장세에 기대를 모았던 연간 매출 50조원 돌파에는 실패했지만, 매출과 당기순이익도 역대 최대다.

◇ 정보유출 사태로 4분기 성장 둔화…영업이익 97% 급감·적자 전환
다만, 연말에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인한 부정적 영향은 수치로 확인됐다.
쿠팡Inc는 이날 공시에서 연말에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12월부터 매출 성장률과 활성고객 수, 와우 멤버십, 수익성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실제 작년 4분기 매출은 12조8천103억원(88억3천500만달러)으로 전년 동기보다 11% 늘어 연간 성장세에 비해 둔화한 모습이었다.
작년 1∼3분기에 보여준 전년 동기 대비 20% 내외의 증가세는 꺾인 것이다.
4분기 매출은 직전 분기인 작년 3분기(12조8천455억원·92억6천700만달러)와 비교하면 5% 줄었다. 쿠팡Inc의 분기 매출이 전 분기보다 감소한 것은 상장 이후 처음(원화 기준)이다.
영업이익은 115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4천353억원보다 97% 급감했다. 분기 영업이익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이 반영됐던 2024년 2분기를 제외하면 2022년 3분기 흑자 전환 이후 최저 수준이다.
사업 부문별로 봐도 4분기 로켓배송을 포함한 쿠팡의 핵심 쇼핑 서비스인 프로덕트 커머스 매출이 전년 대비 8% 늘어난 데 비해 파페치·대만·쿠팡이츠·쿠팡플레이 등 성장사업 매출은 32% 늘어 쿠팡의 '본업' 성장 기울기가 훨씬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거랍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몇달간은 성장세와 수익성 측면에서 다소 정체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 이 기간에는 매출 성장률이 다소 불규칙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성장률이 5∼10%에 그칠 것이라며 연간 성장 가이던스는 회복 속도에 대한 가시성이 더 확보되는 대로 제시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4분기의 '위기'에도 불구하고 이미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어 성장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시각도 있다.
아난드 CFO는 "최근 지표상으로는 2월부터 회복세가 시작되는 조짐이 보이고 있다"며 와우 멤버십과 관련해서도 "최근에는 추세가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해지율과 신규 WOW 가입자 수 모두 과거의 안정적인 수준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밝혔다.

◇ '탈팡' 타격 생각보다 커…유통사 중 가장 낮은 영업이익률도 숙제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은 배경으로는 와우 멤버십 회원을 중심으로 한 락인(Lock-in) 효과가 꼽힌다.
데이터업체들의 월간 활성이용자 수(MAU) 집계 등에서 쿠팡 앱 이용자 수가 크게 등락하지는 않아 소비자들의 '탈팡'이 큰 효과가 없다는 시각도 있었다.
그러나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아난드 CFO는 "4분기에 와우(WOW) 회원 수가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이는 12월에 해지율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데이터 사고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직접적으로 이용자 수 감소를 언급했다.
작년 4분기 활성고객(해당 기간 제품을 한 번이라도 산 고객) 수는 2천460만명으로, 직전 분기인 작년 3분기의 2천470만명 대비 10만명 감소했다.
이는 온라인상에서의 '탈팡' 움직임이 단순한 여론전이나 일시적인 반발에 그치지 않고, 쿠팡의 핵심 성장 동력에 실질적인 타격을 입혔음을 의미한다.
아난드 CFO는 사고 전 16%에 달했던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의 성장률이 지난 1월 4%대까지 추락하며 최저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락인'된 핵심 고객들이 이탈하면서 성장 기울기가 4분의 1 수준으로 급격히 꺾인 것이다.
그는 "프로덕트 커머스 매출 성장의 변동성, 이번 전환기를 고객과 함께 넘기기 위한 투자, 그리고 데이터 사고와 관련한 잠재적 비용 등을 감안할 때 그동안 이어왔던 연간 연결 기준 에비타(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확대 추세는 올해 중단(disrupted)될 것으로 예상한다"고도 했다.
1%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영업이익률도 여전한 숙제다.
쿠팡의 연간 영업이익률은 1.38%로 주요 유통·플랫폼 기업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의 영향을 받은 작년 4분기 영업이익률은 0.09%에 불과했다.
지난해 신세계[004170](4%), 롯데쇼핑[023530](3.98%), 현대백화점[069960](3.83%), BGF리테일[282330](2.8%), GS리테일[007070](2.44%) 등 주요 유통사들이 2∼4%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과 격차가 뚜렷하다.
다만 공격적인 투자와 성장사업 확대 국면이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외형 성장세와 달리 영업이익률이 수년째 1%대에 머물고 있어, 수익성 개선은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는 평가다.
cho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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