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김종우 선임기자 = 참수 작전(Decapitation Strike)은 전쟁이나 무력 충돌 상황에서 적국의 핵심 지도부를 정밀 타격해 제거하거나 무력화하는 전략이다. 특수부대 침투, 스텔스 폭격, 드론 타격, 사이버전까지 총동원된다. 목표는 명료하다. 전쟁을 길게 끌지 않고, 지휘부를 없애 대응 능력 자체를 마비시키는 것이다. 고대 전쟁사에서도 장수의 목을 베는 것이 가장 빠른 승리의 길이었다. 현대전이라고 그 본질은 다르지 않다.
이란 정부가 지난 1일(현지시간)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86)의 사망을 공식 확인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합동 공습 결과로 알려졌다. 1989년 호메이니 사망 후 최고지도자에 오른 그는 37년간 이란 권력의 정점에 있었다. 혁명수비대를 중심으로 권력 기반을 다졌고, 반미 노선을 체제 정통성의 축으로 삼았다. 핵 협상에선 최종 결정을 내리는 위치였고, 헤즈볼라·하마스·후티 등 이른바 '저항 축'을 통해 중동 정세에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그의 제거는 단순한 인물 교체가 아니라, 이란 체제의 상징이 직접 타격을 받은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거침없다. 지난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생포·축출한 데 이어 이번엔 이란 최고지도자를 겨냥했다. 트럼프는 이를 '10점 만점의 작전'이라 평가하며 "전 세계를 위한 정의"라고 주장했다. 협상과 압박을 병행하되, 결정적 순간에 군사력을 사용하는 '힘을 통한 평화' 노선이다. 마두로 축출 이후 베네수엘라 정국이 안정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란은 지정학적 무게와 군사 역량에서 훨씬 더 버거운 상대다. 권력 공백을 누가 메울지, 혁명수비대가 어떻게 움직일지, 중동 질서가 어디로 기울지 불확실성이 크다.
한미 연합 작전계획 5015에는 북한 지휘부 제거 시나리오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군 제13특수임무여단은 이른바 '참수 부대'로 불린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겨냥한 훈련은 억제력의 일부이자 메시지다. 하지만 실행은 별개의 문제다. 이란과 달리 북한은 사실상 핵 무장을 하고 있다. 잘못 건드리면 전면전으로 비화한다. 다만, 트럼프의 잇단 군사적 강수 행보에 평양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
참수 작전은 한번 실행되면 되돌릴 수 없다. 이란에서는 국방장관과 혁명수비대 지휘부까지 동시에 제거된 것으로 전해진다. 중동 정세는 초긴장 국면에 들어섰다. 권력 공백이 체제 변화를 낳을지, 강경파 결집으로 이어질지 아무도 모른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세계 원유 수송 차질과 그에 따른 경제적 충격이 불가피해졌다. 참수 작전은 전쟁을 단축하는 수단이 될 수 있지만, 동시에 새로운 전쟁의 문을 여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힘으로 판을 엎을 수는 있지만, 새 판을 짜는 것은 다른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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