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 공백 최소화 시도…전문가 회의서 선출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숨진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뒤를 이을 최고지도자 선출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인한 최고지도자 공백기를 최소화해 국정을 신속히 수습하고 미국·이스라엘의 군사 공격에 발 빠르게 대응하려는 의도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1일(현지시간) 알자지라 방송과 인터뷰에서 "1∼2일 안에 새 최고 지도자가 선출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이란의 최고지도자는 헌법에 따라 88명의 고위 성직자로 구성된 전문가회의에서 선출된다.
군사·안보를 총괄하는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차기 최고지도자 선출을 위한 전문가 회의가 이날 소집됐다고 밝혔다.
최고지도자는 전문가회의 위원들의 비밀 투표를 통해 결정되며, 출석 위원 과반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이슬람 율법(샤리아)에 정통하고 정치적인 통찰력과 행정 능력을 갖춘 성직자가 후보군이 된다.
현재 전문가 회의에서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진 유력 후보군으론 하메네이의 차남인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거론된다. 하메네이의 후광을 등에 업은 모즈타바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정보기관 내 영향력이 막강하지만 권력 세습에 대한 내부 반발이 있을 수 있다.
과도기 실권을 쥔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도 체제 안정화를 위한 적임자로 언급된다.
이란 신학교 시스템의 수장이며 전문가회의·헌법수호위원회 위원인 알리레자 아라피도 종교적 정통성이 강하다는 측면에서 차기 최고지도자 후보로 꼽힌다. 아야톨라 아라피는 임시로 최고지도자를 대행하는 지도자위원회 3인 중 하나다.
최고지도자 부재 상태가 길어질 경우 미국과 이스라엘 공격에 일사불란한 대응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국내적으로는 내부 권력 투쟁이 발생할 우려도 있으며,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반정부 민중 시위가 다시 폭발할 수도 있다.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신정체제가 수립된 뒤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가 1989년 6월3일 사망한 뒤 곧바로 후계자를 선출했다. 당시 호메이니 사망 이튿날인 6월4일 전문가회의가 소집됐고 단 몇 시간 만에 하메네이를 최고 지도자로 세웠다.
이란은 그 시절 이라크와 전쟁을 막 끝낸 뒤여서 최고지도자 사망으로 인한 내부 권력 공백에 대한 위기감이 컸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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