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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싱가포르 모델 합쳐 단계적 고령자 재고용 전략 도입해야"

입력 2026-03-03 11:00  

"日·싱가포르 모델 합쳐 단계적 고령자 재고용 전략 도입해야"
경총 '임금·HR연구'…"일률적 정년연장보다 인사체계 체질 개선을"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한국이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여를 확대하면서 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일본과 싱가포르 기업들이 각각 적용한 재고용 중심 계속 고용 모델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재고용 전략을 도입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재고용은 법정 정년에 따라 근로계약을 종료한 이후 당사자의 희망과 회사의 판단에 따라 일정한 조건으로 재계약을 맺는 방식이다. 근로자는 업무 범위나 임금 조건이 일부 축소될 수 있지만 소득 공백을 줄일 수 있고, 기업은 숙련된 인력을 이어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과 근로자 모두에게 실익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3일 '고령자 계속고용 시대, HR(인적관리) 재설계 전략'을 주제로 발간한 '임금·HR연구 2026년 상반기호'에서 글로벌 HR 설루션 기업 퍼솔코리아의 김소현 전무는 한국보다 앞서 재고용 제도를 안착시킨 일본과 싱가포르의 사례를 들어 "한국도 재고용 중심 계속고용 모델이 가장 합리적인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무는 일본은 연공서열제가 보편화돼 노동 경직성이 높고, 싱가포르는 영미권 국가처럼 노동 유연성이 높은 등 노동시장 성격이 전혀 다른 두 사회에서 공통으로 재고용 모델이 주류로 자리 잡은 배경은 이 모델이 인건비 관리 유연성, 직무 재설계 가능성, 세대 간 역할 분담이라는 세 가지 핵심 요건을 동시에 충족한 데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연공 서열 임금체계가 뿌리 깊은 일본은 한꺼번에 강한 의무를 부과하기보다 기업이 '노력해야 한다'는 규정을 두고, 정년 연장·재고용 등 복수의 선택지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점진적으로 제도를 확대했다"며 "직무 기반 임금체계가 보편화된 싱가포르는 '퇴직 및 재고용법'을 통해 재고용을 명시적으로 법제화하고 정년 도달 시 기업이 시장 조건에 맞춰 임금과 직무를 전면 재협의할 수 있는 강력한 유연성을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일률적인 법적 정년 연장보다는 기업의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는 인사 체계 전반의 체질 개선이 우선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글로벌 컨설팅사 콘페리의 최현진 시니어파트너는 "경직된 고용구조, 직무와 무관한 다단계 직급구조와 정기 승진체계, 연공적 보상체계 등이 기업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상황에서 HR 체질 개선 없는 정년 연장은 고령화 시대에 더 큰 재앙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성과 중심 보상 운영, 타이트한 승진 검증, 인공지능(AI) 시대 적합 인력 육성·검증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수형 고려대 고령사회연구원 특임교수는 "일률적인 정년 연장은 청년고용을 축소하고 기업 인건비 부담을 높이며 대·중소기업 간 이중구조를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산업, 업종 및 개별 기업이 직면한 다양한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노사가 재고용, 정년 연장 및 폐지 등의 고용 형태 중에서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일본과 싱가포르처럼 기업이 임금과 직무를 합리적이고 유연하게 조정하고 다양한 선택지를 가질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면서 "정년 연장은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 확산 등 노동시장 제반 여건이 조성되는 추이를 보고 신중하게 검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s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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