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등 속 에너지주 강세…양회 경기부양책 기대감 반영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전 세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지만 중국 증시가 10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유가 급등과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충돌의 단기화'와 '정책 기대'에 무게를 둔 모습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상하이증권거래소의 상하이종합지수는 중동 정세 급변 이후 두 번째 개장일인 3일 오전 9시 30분(현지시간) 전날 종가 대비 0.16% 오른 4,189.41로 출발했다.
앞서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 4,182.6으로 마감해 2015년 6월 이후 최고 종가를 기록했다.
중동 리스크로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에너지·해운·방산주로 자금이 몰렸다.
중국해양석유, 중국석유천연가스그룹, 중국석유화공그룹 등 에너지 대기업 주가가 급등했고, 원유 운송 기대에 해운주도 강세를 보였다.
반면 항공로 차질 우려와 함께 유가 상승에 따른 연료비 부담이 겹치면서 주요 항공사 주가는 일제히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아직 최악의 시나리오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중동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장기 봉쇄 가능성이 제한적으로만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중동에서 아시아로 향하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LNG 물동량의 20%가 통과하는 전략 요충지이자 중국 원유 수입의 3분의 1이 지나는 길목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중국 본토 증시는 호르무즈 해협이 장기간 차단되는 극단적 상황보다는 충돌이 단기간에 관리될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봉쇄가 장기화하면 에너지주 강세를 넘어 지수 전반에 조정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변수는 정책 기대감이다.
중국 당국이 이번 주 개최하는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시장 안정 및 경기 부양 메시지를 내놓을 수 있다는 전망이 투자심리를 지지했다는 분석이다.
싱가포르 매체 연합조보는 전문가를 인용해 "중동 위기는 불확실성이 적지 않아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야기할 것"이라며 "양회 기간 발표할 경기부양 정책의 강도가 크지는 않겠지만 경제 상황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추가 조치를 내놓는 등 유연성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중동 정세와 유가 흐름, 중기적으로는 중국의 거시지표와 정책 강도가 증시의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했다.
충돌이 조기에 진정된다면 에너지·방산주 중심의 수혜주가 숨 고르기에 들어가겠지만, 호르무즈 해협 장기 봉쇄 등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면 조정 압력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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