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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4분기 이익 '급감' 이면은…기저효과·원가증가·투자확대

입력 2026-03-04 06:15  

쿠팡 4분기 이익 '급감' 이면은…기저효과·원가증가·투자확대
'일회성' 화재보험금에 '착시'…매출원가 증가율, 매출 증가율 앞질러
작년 최대 이익 등에 9조원 실탄…배당보다 로켓성장 유지 관측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과 이익을 거둔 쿠팡Inc가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97% 급감했다는 실적 지표를 발표하자 업계의 해석이 분분하다.
표면적으로는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인한 '수익성 쇼크'로 읽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대규모 일회성 비용에 따른 기저효과와 미래 성장을 위한 선제적 투자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 '보험금 기저효과'에 지워진 4분기 이익…'매출원가 급증' 눈길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번 실적 발표에서 쿠팡의 모회사 쿠팡Inc는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7% 감소하면서 당기순손실을 내 적자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4분기 매출이 약 12조8천103억원(88억3천5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 늘어난 것과 대비된다.
쿠팡이 국내 유통업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로켓성장' 중이었고,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영향을 미친 기간은 4분기 3개월 중 1개월뿐이었다는 점에서 이익 감소율은 업계를 놀라게 했다.
쿠팡Inc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공시 자료를 살펴보면 이런 4분기 이익 감소는 일회성 비용의 기저효과와 투자 확대에 기인한 바가 크다.
지난 2024년 4분기 영업이익은 4천353억원(3억1천200만달러)이었다. 여기에는 과거 덕평 물류센터 화재 보험금 수익 약 2천441억원이 일시적으로 반영됐다.
이를 제외한 2024년 4분기 실질 영업이익은 약 1천912억원 수준이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115억원) 감소율은 97%가 아닌 약 94%가 된다.
이에 더해 개인정보 유출 사태의 여파가 12월 말 성수기와 맞물려 마케팅 찬스를 놓친 점도 뼈아팠다.
블랙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로 이어지는 유통가 최대 특수기에 이익을 극대화하지 못한 상황에서, 계획된 물류 인프라 및 대만 등 성장 사업 투자 비용이 그대로 집행되며 이익 폭을 좁힌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러한 사항을 고려해도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감소 폭은 이례적으로 가파르다.
특히 주목할 지점은 매출원가(Cost of Sales)의 급증이다.
4분기 매출원가율은 매출 증가율(11%)을 추월해 약 15%나 높아지면서 매출총이익률을 2.48%포인트나 끌어내렸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쿠팡이 개인정보 사고 대응 과정에서 발생할 비용과 신사업 투자 부담을 4분기 실적에 일부 반영했을 가능성에 주목한다.
이와 관련 업계에선 쿠팡이 4분기에 빅배스(Big Bath)를 단행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빅배스는 일회성 비용이나 누적손실, 잠재손실 등 부실 요소를 4분기에 모두 반영해 처리하는 보수적인 회계기법이다. 이 경우 다음 분기에는 실적 개선폭이 커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회사가 관련 비용의 구체적인 세부 항목을 공개하고 있지는 않아 구체적인 실적 부진 원인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거랍 아난드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콘퍼런스콜에서 그간의 마진 확대 추세가 올해 '중단'(Disrupted)될 것"이라고 언급한 점 등을 감안했을 때 사고 관련 잠재 리스크(위험)와 신사업 투자 부담을 상대적으로 실적이 견조했던 연간 흐름에 흡수하려는 전략적 판단이 있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 1분기 실적 회복하나…"대만서도 정보유출, 당분간 실적 변동 가능성"
결국 앞으로 분기 실적 흐름이 작년 4분기 실적급감의 성격을 가를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 측은 1분기 매출이 고정환율 기준 5∼10%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며 점진적 회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실제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 달 쿠팡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3천312만3천43명으로, 1월의 3천318만863명 대비 0.2% 감소하며 작년 11월 말 개인정보 유출 사실이 알려진 이후 3개월 내리 이용자 수 감소 추세가 이어졌다.
그러나 올해 1월 3.2%까지 커졌던 감소폭이 2월에는 0.2%로 작아지면서 국내에서 탈팡(쿠팡 탈퇴) 등 쿠팡 불매 움직임은 다소 가라앉은 양상이다. 또 대만에서도 정보 유출이 확인된 만큼 현지 소비자들의 반응과 정부 대응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개인 정보 유출 사고의 단기 충격이 완화되고 성장세가 정상화될 경우 수익성 개선 흐름을 되찾을 수 있겠지만, 막대한 투자가 진행 중인 신사업 투자,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여파가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당분간 실적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 최대 이익에 쌓여가는 9조원 '실탄'…주주 환원 대신 '로켓 확장' 투자
분기 이익 변동성과 별개로 쿠팡의 이익 규모와 자금력은 역대 최대 수준이다.
4분기 이익 급감에도 쿠팡은 지난해 연간으로 매출(49조1천197억원·345억3천400만 달러)과 당기순이익(3천30억원·2억1400만 달러)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영업이익(6천790억원·4억7천300만 달러)도 역대 최대치에 근접한 성과를 올렸다.
쿠팡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작년 말 기준 63억1천800만 달러로, 우리 돈 약 9조원에 육박한다.
4분기 영업이익이 97% 급감하며 장부상 이익은 사라졌지만, 실제 손에 쥐고 있는 실탄은 전년(58억7천900만 달러)보다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쿠팡은 최대 이익과 거대한 자금을 배당 대신 '미래 투자'에 쏟아붓고 있다.
현금흐름표에 따르면 지난해 쿠팡의 설비 투자 등을 의미하는 유형자산 취득(Purchases of property and equipment)액은 12억5천400만 달러로, 전년(8억1천900만 달러) 대비 53% 급증했다.
대만 사업과 쿠팡이츠 등이 포함된 성장 사업(Developing Offerings) 부문의 조정 에비타(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기준 손실 규모 역시 전년(1억5천만달러)보다 확대된 2억2천500만달러(3천200억원)로 집계됐다.
분기당 수천억원의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인프라 확장에 '올인'하고 있는 셈이다.
애초 올해까지 3조원으로 계획했던 국내 물류 인프라 투자 역시 실제 4조원에 육박하는 규모로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랜 기간 적자에서 벗어나 대규모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쿠팡Inc가 첫 배당을 할지에 관심이 모이지만, 내부적으로는 배당보다 투자하는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쿠팡이 한국과 대만에서의 인프라 투자가 한창 진행 중인 데다 이번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인해 발생할 과징금 규모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인 데다, 쿠팡을 바라보는 시선도 곱지 않아 작년 최대 이익에도, 배당을 하기는 쉽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chomj@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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