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증권사 첫 여성 센터장…"책임감과 감사함 모두 무거워"
"단순 업무 AI에 맡기고, 더 넓고 깊은 인사이트 있는 리서치 집중"
최근 증시 급락에는 "과매도권 진입 가능성↑…반도체 실적이 코스피 지지할 것"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올해와 내년을 지나며 어느 인공지능(AI) 모델에 사람들이 '록인(Lock-in)'되기 시작하는지 확인되고, (해당 모델을) 떠나기 어려워지는 시점이 되면 상당한 과금이 가능해질 것이다."
국내 1위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006800] 사상 첫 여성 리서치센터장이자 최연소인 박연주 센터장은 이란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시장의 혼란에도 불구, 반도체와 인공지능(AI)에 대한 투자는 꺾이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1980년생으로 서울대 경영학부를 졸업한 뒤 2005년 미래에셋증권에 입사, 성장기업분석팀장 등을 역임한 그는 "상당수의 지식 노동을 AI 파운데이션 모델이 하는 방향으로 기술이 발전하고 있고 그것도 굉장히 빠르게 진행 중"이라고 짚었다.
특히 전자상거래와 검색 등 여러 영역으로 나뉜 시장이 'AI 에이전트'를 매개체로 하나로 통합되는 양상이 보이는 만큼 글로벌 빅테크(대형기술기업)들은 살아남기 위해 투자를 멈출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고 진단했다.
박 센터장은 "AI 파운데이션 모델이 지식노동을 흡수하기 시작했고, 기업 입장에선 이것을 하느냐 안 하느냐에 따라 생산성과 원가 차이가 급격하게 날 것"이라면서 "이제 갓 시작한 국면인 만큼 이는 여러 매크로 불확실성에도 지속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부터는 구글의 제미나이와 오픈AI의 챗GPT 등 이른바 'AI 파운데이션 모델'간 격차가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할 것이라면서 트래픽(이용량)이 어느 플랫폼으로 쏠리는지가 최후의 승자를 가늠할 핵심 지표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근의 코스피 급락과 관련해선 "과거와 가장 큰 차이점은 올해 코스피 영업이익의 60%를 반도체에서 가져온다는 것이다. 반도체 관련 AI 투자는 쉽게 꺾일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코스피가 어느 정도 조정을 받고 나서는 펀더멘털하게 과매도권에 들어설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면서 반도체 기업의 실적이 과거 사이클과 달리 코스피를 지지해주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음은 9일 서울 중구 미래에셋증권 본사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진행한 박 센터장과의 일문일답.
-- 증권업계 최상위권 증권사에서 여성 리서치센터장이 탄생한 건 처음이다.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린다.
▲ 책임감과 감사함 두 가지 모두가 무겁게 다가오고 있다. AI 시대가 되면서 리서치 분야에서도 '빅뱅'이 예상되는데 그런 변화에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할 시점에 센터장이 된 만큼 어떻게 방향을 잡아야 회사와 구성원 모두가 발전할 것인지에 중점을 두고 있다. 여성이자 최연소 센터장이란 포지션이 그런 전략적 변화를 이끄는 데 플러스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새로운 변화를 오픈 마인드로 맞이하고 구성원과도 더 인간적으로 접촉하며 최선을 다해 변화를 이끌고 싶다.
-- 자동차, 정유, 화학 등 여러 분야를 섭렵한 끝에 리서치센터 전체를 진두지휘하는 자리까지 올라섰다. 어떠한 전략과 기조, 방향성을 가지고 리서치를 이끌어갈지 묻고 싶다.
▲ 애널리스트가 업종을 계속 바꿔가면서 커버하는 경우가 많지는 않은데, 제 경우 제일 큰 이유는 보고 있던 분야에서 새로운 변화가 나타나면서 그쪽으로 계속 옮겨갔던 것이다. 처음에는 화학 업종을 하다가 배터리가 나오면서 전기차 혁명이 시작됐고, 전기차를 하다 보니 테슬라를 보게 됐고, 그러다 보니 AI 기술의 중요성을 알게 돼 AI 산업까지 넘어온 것이다. 애널리스트에게 가장 중요한 건 그런 변화의 변곡점을 읽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건 '인사이트'를 키우는 것이다. 애널리스트들은 (담당) 산업에 대해 많은 전문지식을 갖고 깊게 알고 있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대단히 좁게 알고 있고 루틴에 매몰되는 면이 있기에 이를 위해선 크로스 섹터 간 커뮤니케이션이 충분히 잘 돼야 한다고 본다.
저희의 장점 중 하나는 회사 리소스가 굉장히 강한 것이다. 미국, 중국 등 세계 각지에 법인이 있고 거기서 투자은행(IB)이나 투자 같은 걸 액티브하게 하고 있다 보니 그렇다. 저만 해도 지난주 출장을 다녀온 곳이 중국 혁신기업들이었는데 어떤 곳은 상장도 아직 안 된 상태에서 저희랑 만났고 이를 통해 중국에서 어떠한 변화가 나타나는지 알 수 있었다. 그런 것을 센터 전체적으로 이제 많이 활성화하려 한다. 그룹 내에서 투자하는 부분이나 다른 글로벌 법인들과의 협력 강화에서 애널리스트의 인사이트가 결국 핵심이 될 것이라고 본다. 리소스를 잡아먹는 기존의 단순 업무들은 최대한 AI를 통해 단순화시킴으로써 저희가 할 수 있는, 굉장히 넓고 깊은 리서치에 집중하는 것이 저희가 지닌 모토다. 이미 요청이 왔을 때 AI가 스스로 답변을 작성해주는 그런 걸 하는 친구들이 있다. 업무를 효율화시키고 생산성을 높이면서 인사이트를 키울 수 있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좋다고 본다.
-- 최근 미래에셋그룹의 스페이스X 투자 성공이 큰 이슈가 됐는데 그와도 연계되는 지점 아닌가.
▲ 맞다. 아시다시피 저희는 계속 투자를 통해 성장해 왔고, 특히 최근 몇 년간 성과가 상당히 좋았다. 그래서 앞으로 몇 년간 굉장히 공격적으로 투자해서 후발주자와의 갭을 많이 벌릴 생각인데, 그에 필요한 인사이트도 리서치에서 제공할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특히나 이제 AI 시대에는 더욱 그렇다. 몇 년 전만 해도 AI에 스페이스X 같은 회사에 투자해도 되냐고 물었다면 모두 안 된다고 했을 것이다. 아무런 근거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투자를 한 것이 '인사이트'인 것이다. 저희가 그런 인사이트를 잘 발전시켜 실제로 그룹 투자에 기여할 수 있다면 리서치가 굉장히, 전체적으로 많이 회사에 기여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물론 지금도 회사의 투자 건이 있을 때 섹터별 애널리스트와 논의하고 자문받는 과정을 거치지만, 그런 걸 더 발전시켜서 회사의 투자에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기여하는 방향으로 가려고 노력 중이다. 가장 중요한 건 역시 인사이트인데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100가지 되는 이유가 있고, 100가지 안 되는 이유가 있는 것이 투자 분야여서 그렇다. 사람의 통찰력과 판단력이 가장 빛을 발하는 분야가 이것인 만큼 다 같이 노력해서 통찰력을 키우고 더 크게 기여하는 것이 제가 가장 희망하는 부분이다.
-- 혁신·벤처 등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 활성화라는 정부 기조와 관련, 최근 업계에서 스몰캡 분야 분석을 강화하는 등 추세가 있는데 너무 광범위한 영역인 만큼 AI 기술이 도움이 될 듯하다.
▲ 애널리스트들이 기존에 하던 업무를 계속하는 상황에선 사실 커버리지를 늘리는 게 대단히 제한적이다. 그런데 이제는 AI툴이 많이 발달해서 기업 관련 내용을 간단히 정리하고 설명해주는 건 굉장히 쉽게 할 수 있게 되어가고 있어서 저희도 그런 툴을 최대한 활용하고, 필요한 경우 직접 코딩해 그런 내용이 틀리지 않고 정확하게 전달되도록 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게 급선무인 상황이다. 그렇게 되면 (결과물을) 보고 판단만 하면 되는 것이기에 훨씬 넓은 커버리지에 대해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된다. 개인적으로 애널리스트란 직업의 사회적 기여는 결국 자본의 효율적 배분에 역할을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중소기업들은 전부 리서치가 되지 않기에 투자자들도 불편하고 기업 입장에서도 좋은 기업이 적절하게 좋은 펀딩을 받는 데 한계가 있는 부분이 있다. AI를 통해 리서치를 효율화하고 범위를 넓힘으로써 저희의 역할을 훨씬 확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AI 산업 전문가이신데 최근 뉴욕증시를 중심으로 불거진 AI 산업의 수익성과 여타 산업에의 파괴적 영향 등의 논란을 어떻게 보는가.
▲ 실제로 AI가 소프트웨어(SW) 산업의 상당 부분, SW 산업이 가진 부가가치를 가져올 잠재력이 충분히 보인다고 생각하고, 실제 기술 발전 속도도 저희 생각보다 훨씬 빠르다. 비단 SW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사실 (앤트로픽의) 클로드 코워크 같은 경우 플러그인 기능을 통해 산업별로 관련 전문 지식을 넣어서 그 업무를 할 수 있는 방법들이 이미 나오고 있다. 상당수의 지식 노동을 AI 파운데이션 모델이 하는 방향으로 기술이 발전하고 있고 그것도 굉장히 빠르게 진행 중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AI의 파괴적 영향은 저는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사람들의 고민은 '그러면 AI 업체는 돈을 버느냐', 예컨대 구글 제미나이가, 앤트로픽이, 오픈AI가 저렇게 적자를 내고 있지 않으냐는 것이다. 이 부분은 산업 성장 시기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예전에 인터넷이나 모바일 산업 같은 경우도 초반에는 경쟁이 치열해 다들 돈을 벌지 못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사용자들이 특정한 플랫폼에 '록인'되기 시작하고 해당 플랫폼을 벗어나지 못하는 시점이 되면은 과금을 하는 흐름이 전개됐다. 그때부터 가격을 올리면서 돈을 버는 것이다. AI 파운데이션 모델이 다른 지식노동의 부가가치를 흡수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아직은 제미나이, 챗GPT, 앤트로픽 등 여러 모델 간에 스위칭 코스트(변경비용)가 낮은 것이다. 소비자들이 언제든 (경쟁자로)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이어서 높은 과금을 하기 어려운 것이다.
저는 올해부터 록인이 시작된다고 보고 있다. 대표적 예가 이제 제미나이가 스마트폰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우리가 지닌 모든 정보의 결정체인 스마트폰에 대한 제미나이의 접속이 강해지면 점점 더 사용자들에게 록인효과가 생기기 시작할 것이다. 올해와 내년을 지나는 과정에서 어느 파운데이션 모델과 업체에 사람들이 록인되기 시작하는지를 확인하게 될 것이고, (해당 모델을) 떠나기 어려워지는 시점이 되면 상당한 과금이 가능할 것이다. 경제성을 놓고 볼 때는 지식노동자의 임금과 비교하게 되는 부분이기에 (AI 파운데이션 모델은) 굉장히 가격을 올릴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있다. 시기적으로 누가 지배적 플랫폼이 될지가 아직 결정 안 됐을 뿐이라고 본다.
-- AI를 둘러싼 미국 빅테크들의 출혈경쟁이 무한히 지속될 수는 없을 것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언젠가는 승자와 패자가 갈릴 텐데 일반 투자자들이 주시해야 할 대표적 신호, 지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 과거 모바일이나 인터넷 혁명기를 생각해보면 결국은 '트래픽'이었다. 지금 시점에서는 제미나이가 이길지 챗GPT가 이길지 예단하기 어렵지만, 과거 인터넷 시기를 보면 어느 시점이 되니 특정 플랫폼으로 트래픽이 몰리는 현상이 나타났고, 그때 투자해도 이익이 훨씬 크게 났을 여지가 있었다. 그때부터 사실 과금을 할 여력이 생기면서 돈을 본격적으로 벌어서 그랬다.
마찬가지로 AI 파운데이션 모델도 지금은 비슷비슷하게 사용하고 있지만 1∼2년 사이 어느 쪽으로든 트래픽이 몰리는 게 잡히기 시작할 것 같다. 그렇게 되면 그 회사는 사실상 지식노동의 부가가치를 상당 부분 흡수할 수 있게 되는 것이기에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가치보다 훨씬 더 높은 가치를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저도 가장 집중적으로 보는 것이 올해부터 사용자 록인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텐데 트래픽이 어느 쪽으로 지속 가능하게 몰리는가, 그것이 이제 중요하다고 본다.
인터넷 세대 애널리스트에게 물으니 구글과 네이버가 국내에서 맞붙었을 때 모두가 구글의 승리를 예상했으나 네이버가 승리한 것도 결국은 트래픽에서 (징조가) 나타났었다고 한다. 기술적 차이, 자금의 차이, 전략적 차이가 모두 중요한 부분이어서 결과를 예단할 수 없었으나, 트래픽을 확인하고 나서도 늦지 않았더라는 말씀을 해주셨던 1세대 인터넷 애널리스트 선배의 말이 맞는 듯하다.
-- 한국 증시가 지난주 큰 충격을 받은 데 이어 이날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는 등 급등락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상황을 어떻게 진단하시는지, 앞으로의 코스피를 어떻게 전망하는지 묻고 싶다.
▲ 지정학적 리스크라서 단언해 말하기 어렵고 지금 상황에선 최악의 가능성도 없다고 말하기 어렵지만. 확률적으로 장기화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 트럼프도 이란도 길게 갈 수 있는 체력은 많지 않다. (11월) 미국 중간선거도 있고 여론도 안 좋으며 유가 상승은 미국 소비자에게 직격탄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란도 말은 그렇게 하지만 내부적으로 경제 상황이 나쁘고 원유 수출 못 하는 타격도 사실 되게 큰 상황이다. 사실 짧고 굵게 끝내는 게 모두에게 베스트인 상황이다. 백악관이 지난 주말 4∼6주를 이야기했으나 확률적으로는 여전히 그게 가장 가능성 높다고 본다. 그사이 충격이 어느 정도 갈지 예단하기 어려우나 과거 이런 리스크 대부분이 수개월 내 마무리가 됐고, 4∼6주 넘으면 실물경제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 이란 사태와 관련해선 향후 흐름을 전망하기가 쉽지 않은 측면이 있겠다.
▲ 관건은 여기서 주식을 팔 거냐 말 거냐인데 과거에 확률적으로 봤을 때는 여기서 한 달 정도만 기다리면 끝날 가능성이, 적어도 리스크가 완화될 가능성이 그렇지 않을 가능성보다 크다는 건 사실이다. 코스피에 관해 말하자면, 한국은 고유가·고환율에 사실 굉장히 취약하지만 과거와 가장 큰 차이점은 올해 코스피 영업이익의 60%를 반도체에서 가져온다는 것이다. 반도체 관련 AI 투자는 쉽게 꺾일 수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AI 파운데이션 모델이 지식노동을 흡수하기 시작했고, 기업 입장에선 이것을 하느냐 안 하느냐에 따라 생산성과 원가 차이가 급격하게 날 것이다. 저희만 해도 이걸 도입해서 생산성을 높이려 하는데 (글로벌 경제) 전체에서 흡수하는 부분이 얼마나 크겠는가. 이제 갓 시작인 국면인 만큼 여러 매크로 불확실성에도 지속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특히 빅테크 입장에선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장악하는 회사가 굉장히 큰 부가가치를 가져갈 것이다. 지금은 빅테크가 아마존은 커머스(전자상거래), 구글은 검색 등 각각의 영역을 갖는다면 AI 에이전트 시대에는 이것이 모두 AI 에이전트로 통합될 거란 것이다. 그렇다면 빅테크 입장에선 그 시장을 놓치면 지금의 시장도 위험해지는 것이다. 결국 (투자를) 안 할 수 없는 것이다. 코스피 영업이익의 40% 정도가 비(非)반도체이고 유가가 높게 지속되면 소비와 투자가 위축되며 이익이 훼손되겠으나, 반도체 이익이 60%를 차지하고 이것은 훼손될 가능성이 작기에 코스피가 어느 정도 조정을 받고 나선 펀더멘털하게 과매도권에 들어설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이것이 과거 사이클과 다르게 코스피를 지지해주는 요인이 될 것이다.
-- 일각에선 국내기업 이익전망치가 급격히 상승하는 추세가 멈추거나 되돌림이 나타날 것이란 이야기도 나오는데 어떻게 보는가.
▲ 유가가 120달러를 넘어선 상황이 장기화한다면, 글로벌 경기에 직접적 영향을 줄 수밖에 없고 이익추정치도 당연히 하향될 것이다. 그걸 부인할 상황은 아니고 사실 그것 때문에 주가도 내리고 있는 것이나, 관건은 이게 얼마나 지속되고 이익 추정치가 얼마나 훼손될 것이냐는 것이다.
확률적으로는 말씀드린 대로 미국과 이란도 장기전으로 갈 유인은 별로 없는 상태다. 사실 길어지는 것이 문제가 심각해지는 것이기에 짧고 굵게 끝낼 수 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며 회복할 가능성이 크고 특히나 AI나 반도체 관련 투자는 되돌리기 힘들어서 생각보다 경기가 안 좋아도 상당히 지속 가능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최악의 경우를 대비한 위험 관리가 어느 정도는 필요하겠으나 좀 더 바닥을 잡아보는 움직임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 여러모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시기이다 보니 일반 투자자들의 불안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투자전략과 관련한 조언을 부탁한다.
▲ 사실 제일 좋은 건 투자하는 종목에 대해서 얼마나 확신이 있느냐인 것 같다. 사실 주가가 하락할 때는 굉장히 마음이 안 좋은데 이 회사가 얼마나 돈을 벌고 주가가 이 정도 빠졌으면 이익이 얼마까지 빠진다고 가정하는 것인지, 예컨대 유가가 이 정도로 오르면 반도체 업종 이익은 얼마나 훼손될 수 있을지를 가늠하고 적정 조정폭을 판단하는 것이다. 자신이 투자하는 회사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하고 확신이 있느냐가 결국 조정기에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결정하는 것 같다. 이를 바탕으로 버티거나, 더 사거나 할 수 있는 것인데 저도 제가 잘 모르는 회사 같은 경우는 그렇게 잘 안 된다. 그런데 사실 투자자분들이 모든 종목들을 다 그렇게 공부하기는 어렵기에 우량종목에 나눠서 투자를 하는 지수상장펀드(ETF)를 통해 시간을 두고 나눠서 투자하시는게 베스트인 듯하다. 지금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는 과거 경험을 봤을 때 대부분 몇 개월 안에 끝났다. 그러니까 나눠서 투자를 하고, AI라든지 그런 확실한 방향성을 보고 투자하는 테마 ETF 이런 것들이 지나고 봤을 때는 가장 성과가 좋았던 만큼, 개별 주식은 자신이 있는 종목들 위주로 하고 아니면 ETF 위주로 장기적으로 나눠 투자하라고 제 주변 지인들에게도 이야기한다.
-- 마지막으로 리서치 업계의 여성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린다.
▲ 일반적으로 다른 업종에 비해 금융은 성과가 상당히 분명하게, 계량적으로 나오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는 남자와 여자를 떠나 본인 일에 열심히 열정을 갖고 열심히 하는 게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제가 리서치센터에서 팀장이 됐을 때 저희 후배가 준 책 중 하나가 '사실은 야망을 가진 당신에게'라는 게 있었다. 사실 여성 인력들이 본인의 어떠한 야망이나 비전을 '나는 이런 사람이 될 거야'라는 식으로 공격적으로 공유하고 이를 위한 네트워킹 등을 하는 것이 소극적으로 되는 측면이 있다. 자라온 문화 때문일 수도, 기업에서 그런 것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다. 그런 차이가 실제로 있는 건 아니나 우리 스스로가 그렇게 느끼고 소극적으로 되는 면들이 있는 것 같다.
그렇지 않은 사례가 점점 더 보일수록 더 자신감을 갖고, 목표설정도 더 공격적으로 하고 그에 필요한 여러 일들도 하며 조금씩 더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금융권에 뛰어난 여성분들이 많이 있지만 그런 사례가 하나둘씩 보이면 후배 여성 직원들도 더 자신감 있게 비전을 갖고 노력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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