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형 브로커까지' 보조금 편취 백태…정부, 국고보조금 부정수급 근절 대책
주가조작 제재 수준… 보조금 꼼수엔 패가망신 '철퇴'

(세종=연합뉴스) 이준서 송정은 기자 = #. 보조사업 거래처인 브로커 A업체는 제작기계·공구에 IoT 센서를 설치해 제조데이터를 분석하고 제조공정을 혁신하는 설루션 사업을 명목으로 보조사업자들을 모집했다. 업체당 6천만원을 지원받는 사업으로, 실제로는 이면계약으로 싸구려 제품을 고가에 사들이고 소프트웨어·하드웨어 납품계약도 허위 작성했다. 이런 '기업형 브로커' 활동으로 557개 보조사업자를 통해 약 50억원을 편취했다.
#. 보조사업자 B씨는 지역상품 장인과 지역 청년 협업으로 공동 브랜드를 개발하겠다며 나랏돈을 수령했다. 사무실로 어머니 소유 건물을 임차한 뒤 커피숍, 야외 웨딩홀 인테리어에 2억4천만원 상당을 사용했다.
# 보조사업자 C업체는 ICT 기술로 산업서비스 해외 진출을 지원하겠다는 명목으로 정부 보조금을 수령했다. 실제로는 태국의 골프장을 임차해 골프여행 패키지 상품을 기획해 국내 골퍼들에게 판매했다. 정부에는 외국 자료를 짜깁기한 거짓 용역보고서를 증빙으로 제출했다가 적발됐다.

이같은 국고보조금 부정수급 사례들이 대거 적발됐다. 기존 목적에서 벗어나 '목적 외' 사용하거나, 가족 간 거래에 활용하는 꼼수들이 많았다. 기업형 브로커 활동으로 50억원을 편취한 사례까지 확인됐다.
정부는 제재금을 '부정이익의 8배'로 대폭 확대해 부정이익과 제재금까지 총 9배를 환수하고, 신고포상금도 '환수액의 30%'로 상향 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가령, 10억원을 부정수급했다면 여기에 8배 가산액(80억원)을 더해 총 90억원을 환수하겠다는 뜻이다. 신고자에게는 총환수액(90억원)의 30%인 27억원을 포상으로 지급한다.
정부는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민석 국무총리 주재로 '국고보조금 부정수급 근절을 위한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국고보조금 부정수급 근절 대책을 논의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부정수급한 보조금을 전액 환수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 몇 배에 이르는 경제적 제재도 검토해야 한다"며 "국민 혈세를 도둑질하다 걸리면 패가망신한다는 것을 누구나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철저한 부정수급 방지·문책 대책을 세워주길 바란다"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정부는 우선 민간보조사업 점검대상을 6천500건 수준으로 대대적으로 확대한다. 작년의 10배를 웃도는 규모다. 기존에 점검하지 않았던 지방정부 보조사업 중에서도 10억원이 넘는 6천700건을 신규로 점검한다.
기획예산처를 비롯한 관계부처, 한국재정정보원 등 24개팀, 440명 규모로 '부처합동 보조금 특별집행점검단'을 구성해 6개월간 집중적으로 현장점검에 들어갈 예정이다.
무엇보다 '제재부가금'과 '신고포상금'을 대폭 높인다.
부정수급 유인 자체를 차단하기 위해, 부정수급 총액 대비 제재부가금을 현행 '최대 5배'에서 '최대 8배'로 높이기로 했다.
6배 벌금 및 2배 과징금을 부과하는 주가조작 범죄 처벌과 유사한 수준으로 제재수위를 올리겠다는 의미다.
국민적 감시를 유도하기 위해, 현재 '예산 범위 내 반환명령 금액의 30%'를 지급하는 신고포상금도 환수총액의 30%로 크게 확대한다. 소액인 경우에도 500만원을 정액 지급한다.
기획처 임영진 국고보조금부정수급관리단장은 "국고환수 시점에 70%를 환수하고 30%는 의결 거쳐 유보해놨다가 신고자에게 지급하는 방식"이라며 "정확하게는 부정수급액 및 제재부가금(최대 8배), 납부지연 가산금까지 모두 합친 총액의 30%가 신고포상액"이라고 설명했다.

부정수급 여부를 판단하고 제재 수위를 결정하는 심의위원회도 현재의 '각 부처'에서 '기획예산처 보조금관리위원회'로 사실상 일원화한다.
보조금부정수급심사소위원회에서 1천만원 이상의 부정수급 사안을 심의한 뒤 보조금관리위원회를 통해 행정처분을 요구하도록 한다. 1천만원 미만의 부정수급은 각 부처 부정수급심의위원회에서 심의한다.
그밖에 별도 관리되는 지방정부 보조금도 민간보조금과 동일하게 통합 관리하고, 온라인 보조금통합포털 내 부정수급 제보 기능을 신설하는 방식으로 온라인 인프라도 개선한다.
기획예산처는 곧바로 '부처합동 보조금 특별집행점검단' 준비 작업에 들어가고, 관련 법령·지침 개정 및 제도개선을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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