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기업 해외사업·외국기업 中활동' 규제…부패 인사 겨냥도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중국 당국이 자국 기업의 해외 사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패와 외국 기업의 중국 내 부패 행위를 규제하기 위한 '해외부패방지법' 제정을 추진한다.
중국의 반부패 정책이 국내를 넘어 국경을 넘는 부패 행위로까지 확대되는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은 전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14기 전인대 4차 회의 제2차 전체회의에서 올해 입법 계획 가운데 하나로 '해외부패방지법'(反跨境腐敗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자오 위원장은 법안 내용을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중국 매체들은 중국 기업과 개인이 해외 투자나 사업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뇌물 제공 등 부패 행위를 규제하는 동시에 외국 기업이 중국에 설립한 지사나 법인의 부패 행위도 관리 대상에 포함할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은 법안 작성에 참여한 학자들을 인용해 중앙기율검사위원회 국가감찰위원회가 초안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법이 중국 기업의 해외 사업과 외국 기업의 중국 사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패 행위를 예방하기 위한 성격의 법률이라고 설명했다.
또 국경을 넘는 부패 범죄와 관련해 해외 도피 범죄자와 자산을 추적하는 규정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경제 매체 제일재경은 이 법률에 외국 관련 관할권, 해외 사건 수사, 국제 협력에 관한 규정이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수년 전부터 이 법 제정을 추진해왔다.
전인대 상무위원회는 2023년 9월 입법 계획에 이 법안을 포함했고, 2024년 7월 열린 중국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에서도 반부패 국가 입법의 하나로 해외부패방지법을 제정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중국 매체들은 이 법이 세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우선 중국 기업의 해외 진출 과정에서 발생하는 뇌물 제공 등 초국경 부패 행위를 규율할 법적 공백을 메우는 것이다.
또 부패 범죄가 갈수록 은밀해지고 국제화하는 상황에 대응해 반부패 정책의 적용 범위를 해외로 확대하려는 목적도 있다.
아울러 감독 체계를 강화해 '감히 부패하지 못하고(不敢腐) 부패할 수 없으며(不能腐) 부패를 원하지 않는(不想腐)'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려는 의미도 담겨 있다는 설명이다.
베이징과학기술대 마르크스주의학원장인 쑹웨이 교수는 2024년 9월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가 발행하는 잡지 인민논단 기고문에서 "국경을 넘는 부패가 효과적으로 통제되지 않으면 반부패 투쟁의 성과뿐만 아니라 국가의 국제적 이미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해외부패방지법 제정은 부패를 끝까지 추적하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해외로 자산을 이전한 부패 인사들을 겨냥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탕런우 베이징사범대 정부관리연구원 교수는 연합조보에 "인터폴 수배 명단에 오른 이른바 '홍통인원'(紅通人員)과 함께 해외에 진출한 국유기업 인사들도 이 법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지난달 배우자와 자녀를 해외로 이민 또는 유학 보낸 중국 내 공무원과 국유기업 고위 인사를 뜻하는 '뤄관'(裸官·기러기 공무원)이 반부패 감시 기구의 주요 감시 대상이라고 보도했다.
탕 교수는 "새 법률은 해외로 이전된 자산을 추적하고 책임을 추궁하는 데 효과적일 것"이라며 "중국의 이익을 훼손하는 일부 행위에 대해서는 유럽이든 미국이든 어느 나라에 있든 이 법을 활용해 제재하거나 자산을 환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당국의 고강도 반부패 기조 속에 전인대 대표 자격을 상실한 인원도 증가했다.
자오 위원장은 보고에서 지난해 전인대 대표 가운데 58명(해임 55명, 사퇴 3명)이 자격을 상실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3년(24명)과 2024년(30명) 자격 상실 인원의 합계를 넘어선 규모다.
지난해 해임된 전인대 대표 중에는 인민해방군 장성들도 다수 포함됐다.
중국 양회 개막 직전 발표된 공고에서 대표 자격이 박탈된 19명 가운데 9명이 군 대표였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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