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업체 원가 관리 비상…삼성 모바일 영업익 60% 이상 급감 전망
임원 이코노미 도입 등 DX부문 비용 절감 확대…LG전자도 긴축경영
(서울=연합뉴스) 강태우 기자 =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과 중동 전쟁 장기화 우려 등이 겹치면서 TV와 스마트폰 등 세트(완제품) 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수조원대 흑자를 내던 삼성전자 모바일 사업에서도 올해 수익성이 큰 폭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업계 전반에 비용 절감과 원가 관리 압박이 커지는 분위기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스마트폰·가전·TV 등 세트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최근 최고재무책임자(CFO) 회의에서 전년도 대비 두 자릿수(%)의 비용 절감을 목표로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DX부문 부사장급 이하 임원들은 10시간 미만 비행편 이용 시 이코노미 클래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임원에게 비즈니스 클래스의 항공권을 제공됐지만, 비용 절감 차원에서 부장급에 적용되던 기준을 임원까지 확대한 것이다.
그간 실적 부진으로 긴축 경영을 이어온 VD(TV)사업부와 DA(가전)사업부에 더해, DX부문의 실적 버팀목 역할을 해온 MX사업부까지 비상 경영 모드에 돌입하는 모양새다.
삼성전자가 DX부문을 중심으로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 것은 최근 대내외적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한층 커졌다는 판단에서다.
올해 초만 해도 세트업체들의 최대 사업 변수는 급등한 반도체 가격이었는데,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격적인 공습으로 시작된 대(對)이란 전쟁까지 겹치면서 사업 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트 쪽에서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이미 비용이 올랐는데 전쟁까지 터지면서 악재가 겹쳤다"며 "유류비, 물류비는 물론 반도체 외 다른 부품 가격까지 오르면서 예상보다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갤럭시 S26 시리즈'는 메모리 가격 상승분을 반영해 출시 가격을 인상했다.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써내며 판매 호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와 별개로 수익성이 이미 낮아진 데다 전쟁 등의 변수까지 겹치면서 MX사업부의 올해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를 크게 밑돌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실제 증권가에서는 올해도 메모리 가격 상승 흐름이 지속하면서 지난해 12조9천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MX사업부의 연간 영업이익이 5조원 안팎으로 6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
영업이익률 역시 같은 기간 10%에서 3∼4%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황민성 연구위원은 "올해 2분기 정도 들어가면 영업이익을 내는 세트업체를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라며 "애플, 삼성도 사실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장기간 수요 둔화와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가전·TV 사업의 전망도 밝지 않다.
삼성전자 DA·VD사업부의 작년 한 해 영업손실은 2천억원이었다. 올해도 비슷한 규모의 적자가 예상된다.
LG전자는 지난해 가전·TV 사업이 고전하면서 전년보다 27.5% 감소한 2조4천78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특히 TV 사업을 맡고 있는 MS사업본부는 작년 한 해 누적으로는 7천509억원의 적자가 났다. 여기에는 인력 구조 효율화 차원의 희망퇴직 비용 등 일회성 비용까지 더해졌다.
올해도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불확실성이 큰 만큼 LG전자는 인력 구조 효율화와 출장 인원 최소화 등의 비용 절감 기조를 지속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파장이 클 수밖에 없는데, 당장 개별 기업들 입장에서는 비용 절감이나 원가 구조 혁신과 같은 방법 외엔 뾰족한 수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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