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침공 수준 병력 필요' 관측…이란 내륙 미사일·드론도 무시 못해
WSJ "어느 방식이든 위험·비용 커…교전 종식돼야 안전 확보"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 에너지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를 해제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이를 실행하려면 지상군을 포함한 상당한 군사력 투입과 장기 작전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군 해병대가 이란에 상륙해 해안을 장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거치더라도 해당 지역의 통제권을 유지하려면 전면적인 침공 수준의 병력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 호위나 이란 연안 장악 등 여러 군사 옵션을 검토하고 있지만 어느 방식이든 위험과 비용이 크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최근 유조선 등 상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때 미 해군이 호위에 나서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중국, 프랑스, 일본, 영국 등 5개국을 향해 군함 파견을 요청하기도 했다.
다만 미군은 폭이 가장 좁은 곳이 약 34㎞에 불과한 이 해협에 함정을 투입하는 데 신중한 입장이다.
위험을 무릅쓴 가장 직접적인 방식은 미 해군 함정이 동맹국 해군과 함께 유조선 호송대를 구성해 해협을 통과시키는 작전이다. 이 경우 기뢰를 제거하는 동시에 이란의 드론, 소형 고속정 등 이른바 '모기 함대'의 공격을 막아야 한다.
이란의 군사 능력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상당 부분 타격을 받았지만 여전히 일정 수준 이상의 공격 능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해군 장교 출신인 브라이언 클라크 허드슨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란 미사일·드론 발사대를 타격할 최소 10여 대의 MQ-9 리퍼 드론이 미군 해상 전력 주변을 상시 순찰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도 호송대가 한 번에 호송할 수 있는 유조선 규모는 매우 적다. 현재 걸프 해역에 발이 묶인 600여 척의 상선 정체를 해소하는 데만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
공습과 해군의 방어 위주로 호르무즈 일대를 미국이 일단 장악하는 데 성공한다고 해도 이란이 기습적인 미사일과 드론 등 공격으로 군함이나 상선을 공격할 위험은 여전히 남아 있다.

결국 더 강경하고 확실한 군사 옵션으로 미군이 이란 남부 연안을 장악해 이란군이 호르무즈 해협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 경우 수천 명 규모의 지상군 병력 투입과 수개월간 이어질 작전이 필요할 가능성이 크다고 WSJ은 전했다.
작전은 먼저 이란 해안선에 대한 대규모 공습으로 시작한 뒤 미군이 상륙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해병대가 산악 지형이 많은 남부 해안에 상륙 작전을 수행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미국이 호르무즈 안전 통행 확보 보장하기 위한 일정 규모의 '완충지대'를 이란 영토 내에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그렇지만 설령 미군이 해협 연안을 장악하더라도 이란의 위협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란은 내륙 지역에서 발사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과 드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약 19만 명 규모로, 비대칭 전술에 특화된 정예 부대 쿠드스군을 보유하고 있다. 이 조직은 중동 전역에서 반군 세력을 지원하며 2003년 이라크 전쟁 이후 미군을 상대로 한 공격을 지원한 경험도 있다.
따라서 위협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는 한 해운업체들이 호르무즈 해협 항로를 정상적으로 이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하루 100척 이상이 오가는 정상적인 통항량이 회복되려면 결국 이란과의 교전이 종식되고, 이란 정부가 선박 공격을 중단하겠다는 확실한 보장을 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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