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전문가들 부정적 평가…"수요 견인 물가 상승이 바람직"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이란 전쟁으로 유가가 상승하는 국면은 '저물가'를 걱정해온 중국에도 달갑지는 않은 부담이라고 중국 전문가들이 진단했다.
16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첸쥔후이 상하이교통대학 안타이경제·관리학원 교수는 국제 유가 상승의 영향에 관해 "지표상의 물가만 개선할 수 있을 뿐이고 실물 경제의 고통은 늘어나기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첸 교수는 중국이 현재 지속적인 물가 하락 압력을 받고 있어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이 비교적 작을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무역 파트너들이 심각한 침체에 빠진다면 중국의 수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대외 수요의 압력은 업계 내 제살깎아먹기 경쟁을 더 심각하게 하고 기업의 이윤 공간을 축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의 내수 침체 및 저물가 우려는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해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1.3% 올라 지난 2023년 1월(2.1%) 이후 3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다만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대비 0.9% 하락(1∼2월 합산 1.2% 하락)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디플레이터가 '마이너스' 구간에서 움직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
중국 국무원은 이달 초 전국인민대표대회(한국의 국회 격)에 제출한 정부업무보고에서 "물가의 총수준을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전환하고, 소비자 물가의 합리적이고 온건한 회복을 추동하겠다"고 한 바 있다.
작년 업무보고에서 "물가의 총수준을 합리적 구간에 놓겠다"고 했던 것에서 한층 더 적극적으로 물가 회복(상승)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됐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시작된 이란 전쟁과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도로 인한 유가 상승이 중국 경제에 어떤 영향으로 이어질지에도 관심이 모였다.
밍밍 중국 중신(CITIC)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유가가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중국 PPI에는 예상을 뛰어넘은 상승 리스크가 있다고 설명했다. 중립 시나리오에서 연간 PPI는 전년 동기 대비 1.6%가량 상승하고, 연간 고점은 3%에 가까워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 사모펀드 소속 거시경제 분석가는 "PPI의 반등이 전반적으로 공업 기업의 이윤 성장을 추동할 것이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며 "다만 업스트림(생산 부문) 원자재 가격이 뚜렷하게 높아지는 것은 업스트림 기업의 이윤을 직접적으로 늘리는 동시에 비용 전가를 통해 미드·다운스트림(가공·소비 부문)의 이윤 공간을 압박할 수 있다"고 짚었다.
중국 리서치기관 GMF탄투매크로의 창립자인 청탄 역시 수요 개선으로 인한 '리플레이션'과 달리 공급 위축이 유발하는 물가 상승은 경제 성장에 부정적이고, 심지어 '유사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부정적 견해를 내놨다고 차이신은 전했다.
차이신은 한 보험사 관계자가 CPI 상승률과 실업률을 더한 개념인 '고통지수'(misery index)로 유가 상승 충격을 해석해야 한다고 언급했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디플레이션 고통은 중산층만의 것이지만 인플레이션 고통은 광범위한데, 빈곤한 사람의 구매력이 가장 먼저 압박받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뤄즈헝 웨카이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거시경제 목표의 의의는 숫자 자체가 아니라 숫자 뒤에 있는 미시 주체의 진짜 처지에 있다"며 "우리가 진정으로 보고자 기대하는 것은 수요 견인형의 온건한 물가 상승으로, 수요 회복이 기업의 생산 확대를 이끌고 기업 수익 개선이 고용·소득 안정을 이끄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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