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미국·이란 간 전쟁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고조된 가운데, 시진핑 국가주석이 내세운 '일대일로 국제 항만 동맹 건설' 추진 방침이 주목받고 있다.
17일 중국공산당 이론지 추스(求是) 홈페이지에 따르면 추스 최신호에는 시 주석이 지난해 7월 중앙재경위원회 회의에서 했던 연설의 일부를 담은 '해양 경제의 고품질 발전 추진' 제하 글이 실렸다.
시 주석은 해당 연설에서 "중국식 현대화 추진 시 반드시 해양을 효율적으로 개발·이용해야 한다"며 바다를 향한 부강의 길을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으로 6가지 중점 업무 분야를 거론하면서 그중 하나로 "글로벌 해양 거버넌스에 깊게 참여해야 한다. 일대일로 국제 항만 동맹 건설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대일로(一帶一路)는 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잇는 육상 실크로드와 중국-동남아시아-아프리카-유럽으로 이어지는 해상 실크로드를 가리키며, 아시아·아프리카·유럽·남미 등의 150여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참여국에 도로·철도를 깔고 항만·공항을 짓는 인프라 협력이 핵심으로 세계 경제를 중국 중심 무역망으로 연결하는 '대국 굴기' 전략이며 미국의 대중국 봉쇄를 타개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
시 주석의 해당 연설은 최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고 미국이 이에 맞서 중국 등에 유조선 호위를 위한 군함 파견을 요구하는 가운데 공개된 만큼 눈길을 끈다. 이란은 중동에서 일대일로의 핵심 거점국으로 꼽힌다.
중국은 게다가 홍콩 기업 CK허치슨홀딩스가 최근 파나마 대법원판결로 파나마운하 항만 운영권을 잃게 된 상태이기도 하다. 파나마는 남미 국가 최초로 일대일로 참여국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2025년 이후로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푸단대 신창 교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인터뷰에서 "중동 전쟁과 파나마 운하 관련 변화는 중국의 이익을 복잡하게 하거나 위협한다"며 중국이 수년간 분쟁 당사국이 아닌데도 전쟁과 각종 논란에 따른 타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중국이 원유 공급 등 국익을 적극적으로 지키려 한다. 또 세계 최대 무역·해운 국가로서의 영향력과 일대일로 메커니즘을 통해 미래 충격을 관리하려 한다"고 봤다.
이어 다른 남미 국가들이 중국의 항만 동맹에 참여하고 다른 항만을 통해 중국 화물을 운송 가능해질 경우, 파나마 운하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추스 편집진은 별도의 해설 기사에서 "일대일로 국제 항만 동맹 건설을 추진하고 21세기 해상 실크로드 인근 국가와의 협력 메커니즘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편집진은 또 "바다로 향하면 흥하는 게 강국 굴기의 보편적 현상"이라며 근현대 세계적 대국들의 흥망사를 보면 언제나 해양이 국가 명운을 좌우하는 전략적 지점"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대항해 시대를 연 15세기 포르투갈·스페인, '해상의 마부'로 불렸던 17세기 네덜란드, 산업혁명 이후 해양 무역로를 장악한 서방 국가 등을 예로 들었다.
대국굴기를 위해서는 해양 경영이 필요하고, 현대화된 강국은 반드시 해양 강국이라는 것이 편집진 설명이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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