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소비자 피해 매주 점검·영업정지 가능성 남아"
"쿠팡 동일인 지정 조사 마무리 단계…특수관계인의 경영 참여 여부 관련 자료 충분히 수집"
李대통령 경제 멘토…"정책 이미 많이 조율…미비점 잘 보는 게 내 역할"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송정은 기자 = 주병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고질적인 담합을 뿌리뽑기 위해 "시장에서 퇴출하는 방안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취임 6개월을 맞아 지난 16일 서울 중구 소재 한국공정거래조정원 사무실에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반복해서 담합을 하는 경우엔 사업을 매각하게 명령하는 구조적 조치 도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CJ제일제당·삼양사·대한제당 등 제당 3사가 2007년에 담합으로 과징금을 부과받고도 또 담합을 하면서 제재 실효성에 의문이 커지자 더 강력한 대응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주 위원장은 "기업분할 명령, 계열분리 명령, 지분매각 명령 등이 주요 외국 경쟁 당국에는 있다"며 행정부 내 의견 수렴을 거쳐 상반기 중 법 개정 방향이 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기업들이 (그런) 구조적 조치가 사용될 심각한 법 위반 행위를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설탕을 예로 들며 "수익이 안정적이어서 사업을 매각하면 살 기업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CJ제일제당[097950]이 설탕, 밀가루, 전분당까지 모두 담합한 혐의로 공정위 심판대에 오르는 것을 두고 "너무 실망스럽다"고 평가하고 "(담합 같은 행위를 하지 않도록 막는) 컴플라이언스는 경영의 기본"이라고 꼬집었다.

쿠팡에 관해선 납품업체에 횡포를 부리고 개인 정보 유출 사태로 지탄받은 데 따라 엄중하게 규제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을 표명했다.
쿠팡의 실질적 지배자로 꼽히는 김범석 쿠팡Inc 의장을 오는 5월 동일인(총수)으로 지정할지에 관해선 "조사 마무리 단계"라며 "친인척의 지분 소유 구조와 특수 관계인의 경영 참여 여부에 관해서 자료를 충분히 수집했다"고 설명했다.
주 위원장은 "특수관계인의 경영 참여가 확인되면 동일인 지정을 개인으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쿠팡은 예외 요건을 인정받아 자연인(개인)이 아닌 쿠팡 법인이 동일인으로 지정돼 있는데 만약 친족이 임원으로 재직하거나 경영에 참여하면 예외 요건에서 벗어나게 된다. 결국 김 의장의 친동생인 김유석 부사장이 경영에 관여했는지가 공정위의 판단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쿠팡에 영업 정지를 내릴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매주 한국소비자원 등에 접수된 제보를 점검해 소비자 피해를 확인하고 있다. 그는 "상당히 많은 수의 (개인 정보) 유출이 있고 거래 내역 유출도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쿠팡이 납품업체에 광고비 부담이나 납품가 인하를 강요해 대규모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대규모유통업법)을 위반한 혐의에 과징금 21억8천500만원을 의결한 것과 관련해선 "공정위 인력을 동원한 조사만으로 실효성 있게 제재하기가 어렵다"며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표명했다.
공정위가 대규모유통업법 위반으로 인한 납품업체 수익 감소 규모나 쿠팡이 받은 부당한 광고비 규모 등을 확인하지 못해 제재 수위가 제한적이었다.
그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숫자 이상의 부당 행위가 드러나면 전체 기업 매출액에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예를 들었다.
주 위원장은 또 외식 프랜차이즈 명륜진사갈비를 운영하는 명륜당이 가맹점주들에게 고금리 대출을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명륜당 외에도 비슷한 유형의 가맹사업본부 4개 정도를 조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인테리어) 비용 등을 부당하게 과다 청구해서 대출받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명륜당이 산업은행 저금리 정책금융 대출을 받은 후 자회사 통해서 고금리 대출을 하고 부당 이득을 누린 것도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에 규율 방법을 금융위원회와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주 위원장은 2022년 20대 대선 캠프에서 경제2분과위원장을 맡았고 2025년 21대 대선 캠프에서는 경제 분과 위원장으로 역할을 확대하며 공정 경제 관련 정책을 설계해 이재명 대통령의 '경제 멘토'로 불리기도 했다.
그는 "큰 틀의 정책 방향은 조율이 이미 많이 돼 있다"고 이 대통령과의 관계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힘의 불균형 해소, 양극화 해소, 경제력 집중 완화와 같은 큰 틀에서 미비한 점이 무엇인지 유심히 보는 게 나의 역할"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주 위원장은 공정위 직원들이 시민사회나 사업체 및 전문가들과 소통하는 것은 권장하지만 대기업이나 로펌에 취업한 공정위 퇴직자를 만나고 연간 두 차례 이상 미신고하는 경우와 대기업 관계자 및 로펌 변호사 접촉을 연간 세 차례 이상 미신고하는 경우 원칙적으로 징계할 것이라고 밝혔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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