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행 화물 길에 내려놓기도…일부 노선 운임 4배로 뛰어"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중동 전쟁으로 해운 업계에서 거액의 추가 요금을 요구하거나 목적지와 멀리 떨어진 항구에 화물을 던져놓는 등 '와일드 웨스트'(미 서부 개척시대) 같은 혼란이 벌어지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폐쇄됐고 홍해에서도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 공포가 커지면서 해운업체들은 예약을 중단하거나 경로를 재설정하고 있다. 최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주요 항구 제벨알리에 공습 잔해가 떨어져 화재가 일어나는 등 상대적으로 안전한 항구에서도 취소와 혼잡이 발생하고 있다.
MSC, 머스크, CMA CGM, 하파크로이트 등 세계 최대 해운사들은 고객사에 19세기에 쓰이던 규정을 들어 고객사 비용 부담으로 가장 가까운 항구에 컨테이너를 하역할 권리가 있다고 통보했다고 한다.
이사업체 존 메이슨 인터내셔널의 데이비드 오자드는 중동행 컨테이너들이 인도 나바셰바항에, 사우디아라비아행 컨테이너는 UAE 호르파칸항에서 하역됐으며 이에 따른 추가 보관료와 수입 관련 비용도 모두 떠안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완전한 와일드 웨스트"라며 "추가 비용을 내지 않으면 해운업체들이 우리 계정을 정지시키고 돈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가전업체 베코의 하칸 불굴루 최고경영자(CEO)도 "해운업계는 좀 과두체제"라며 "기회주의적"이라고 비판했다.
유럽 신선식품 협회인 프레시펠(Freshfel)의 필립 비나르는 중동행 수출이 성수기인 터라 업계의 타격이 크다면서 육로로 방향을 틀고 있지만 쉽지 않고 통관 절차가 복잡하며 비용이 급등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쟁 보험료, 유가 급등으로 이미 일부 노선 컨테이너 운임은 최고 4배까지 치솟았다.
전 세계 상품의 약 90%가 해상으로 운송된다. 그중 약 5%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난다. 전쟁으로 걸프 해역에 발이 묶인 선박은 약 3천200척이다.

전 세계 화물 운임은 코로나19 팬데믹 때보다는 완만하게 상승했다. 클락슨스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와 북유럽간 노선 운임은 지난주 1TEU(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당 1천618달러로, 코로나19 시기 최고 8천달러에 육박했던 것보다는 낮다.
그러나 걸프 해역으로 향하는 화물 운임은 급등했다. 두바이아라비안해운의 크레이그 라일리 CEO는 영국에서 제벨알리항까지 가정용 화물을 운송하는 데 이전에는 1천500달러였지만, 이제는 6천달러에 이른다고 말했다.
경로 변경에 따른 육상 운송료, 보관료, 항만료, 수입 통관 수수료 등을 더하게 되면 원래 견적에는 없던 추가 부담이 컨테이너당 수천 달러가 된다. 또 대형 해운업체들은 지난달 말부터 1TEU당 160∼400달러 유류할증료도 부과했다.
하파크로이트는 전쟁위험보험, 유가, 우발사태 수수료 등 예기치 못한 운영비용 급증 탓이라며 고객사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머스크도 일시적 보관료나 육상 운임을 포함해 최고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 고객들과 접촉 중이라고 했다. CMA CGM도 보험료, 연료비, 안전 비용에 따라 운임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MSC는 질의에 응답하지 않았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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