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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이란 전쟁 장기화 시 회사채 못 갚는 위험 커질 수도"

입력 2026-03-26 11:00  

한은 "이란 전쟁 장기화 시 회사채 못 갚는 위험 커질 수도"
"금융기관 자산건전성 저하…석유화학 업종 취약"
GDP 대비 원유 순 수입액 4.6%…인도 3.6%, 일본 1.8% 등 보다 높아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이란 전쟁이 길어지면 기업들이 회사채를 갚지 못하는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한국은행이 26일 경고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오전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서 "중동 상황이 장기화할수록 기업은 원가 부담 증가 등을 통해 수익성이 하락할 수 있으며, 이는 취약 기업의 채무 상환 능력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이 저하되거나 회사채 차환 리스크가 증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회사채 차환 리스크란 만기가 도래한 회사채를 신규 회사채 발행으로 상환하려 할 때 자금 조달이 원활하지 않을 위험을 말한다.
한은은 특히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석유화학 업종이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중동 지역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아 물량 확보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는 데다, 글로벌 공급 과잉에 따른 경쟁력 악화 등으로 원가 상승을 가격에 충분히 반영하기 어려워 재무 건전성이 크게 악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원유 순 수입액 비율은 2024년 기준 4.6%에 달해 인도(3.6%), 일본(1.8%), 중국(1.7%) 등 주요국보다 높은 수준이다.
원유 수입 지역 중 중동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1월 물량 기준 70.7%에 달했다.
이런 배경 때문에 이란 전쟁에 따른 국내 외환·금융시장 변동성도 유독 컸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여기에 외국인 주식 매도, 주식시장으로의 '머니 무브'(자금 이동), 증권사 신용융자 확대 등이 주식시장 변동성을 더욱 확대했다.
단기 수익 추구 성향이 강해지면서 파생형 상장지수펀드(ETF) 잔액이 레버리지 상품을 중심으로 작년 말 10조4천억원에서 올해 2월 말 19조7천억원으로 배 가까이 급증한 점도 변동성 확대 요인이 됐다.
한은은 전쟁 장기화 시 외국인 투자자의 안전자산 선호 강화가 이어지면서 주가와 환율의 변동성을 완화하는 데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유가 상승으로 공급 측면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될수록 글로벌 긴축 우려 강화 등으로 시장금리 상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한은은 "외환·금융시장과 취약 부문 모니터링, 위험 관리에 주력하는 가운데 필요시 적기에 시장 안정화 조치 등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책당국 간 협력을 한층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hanj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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