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현 "공원 떠나면 천연기념물 아냐"…사슴에 의한 농작물 피해도 급증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이달 중순 일본 오사카 시내에는 뜻밖의 방문객이 나타났다.
28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지난 21일께부터 오사카 시내와 공원, 주택가 곳곳에서 사슴이 발견됐고 사슴의 출몰은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화제가 됐다.
사슴의 출몰에 주민들은 신기해했으나 오사카시는 고민에 빠졌다.
사슴은 온순하지만, 일단 시내에 나타난 이상 주민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어 계속 활보하도록 놔둘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오사카시는 목격 정보와 이동 경로, 사람에게 익숙한 모습 등을 통해 30㎞ 이상 떨어진 나라현의 나라 공원에서 산을 넘어왔을 개연성이 있다고 보고, 사슴을 데려갈 수 있는지 나라현에 문의했다.
그러나 나라현은 사슴을 데려갈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나라 공원의 사슴은 문화재보호법에 의해 국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보호받지만, 해당 구역을 벗어나면 보호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게다가 사슴이 농작물 등에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다면 조수보호관리법에 의해 지자체장이 포획 허가를 할 수 있는 '유해조수'로 간주되며 구제(쫓아내 사살)할 수 있다는 것이 나라현의 해석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오사카시가 바로 사슴을 포획해 사살할 수는 없었다. 주민들의 관심이 집중된 상황에서 안락사 처분을 할 경우 비판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오사카시는 지난 25일 오후 사슴을 포획한 뒤 동물 관리 센터에서 보호하며 수용해 줄 시설을 찾았다. 오사카 북부에 있는 한 민간 캠핑장이 사슴을 받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사슴은 27일 오후 오사카 시내를 떠났다.
나라 공원의 사슴이 오사카 시내 한복판에 나타난 것은 개체 수 급증이 그 원인으로 지목된다.
사슴 보호 민간 단체인 '나라 사슴 애호회'에 따르면 나라 공원 내 서식 개체 수는 지난해 1천465마리로, 4년 연속 늘어나며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개체 수 증가 원인에 대해서는 영양 상태가 좋아져 번식이 늘어났기 때문인지, 공원 외부에서 유입됐기 때문인지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다.
다만 나라 공원에서 사슴 먹이로 지정된 '사슴 과자' 이외의 먹이를 관광객들이 주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며, 이것이 사슴 번식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사슴 서식지가 일본 전역에서 확대되고 있어 앞으로도 시가지 출몰이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일본 환경성에 따르면 일본사슴의 서식지는 지난 2018년까지 약 40년간 2.7 배로 넓어졌다.
사슴이 늘어나면서 농작물 피해도 늘고 있다.
일본 임야청에 따르면 지난 2024년 기준 동물에 의한 산림 피해 면적은 일본 전역에서 약 4천㏊(헥타르)이며, 이 중 60%는 사슴에 의한 피해로 추산됐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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