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발 하락세 타던 서울 상승률 2주 연속 확대
성북·노원 등 비강남·외곽 상승세가 강남3구 약세 상쇄 양상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서울 아파트 시장의 가격 상승 선도지역이 뒤바뀐 양상이다.
가격 추이를 이끌던 강남3구(서초·강남·송파구)발 하락세가 한강벨트권 등으로 확산하는가 싶었으나 작년까지 가격 상승폭이 작았던 중하위권의 약진으로 서울 전체 상승률은 다시 확대로 돌아섰다.

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 상승률은 2월 첫째 주(0.27%)부터 둔화하기 시작해 3월 셋째 주(0.05%)까지 7주 연속 축소되다 3월 넷째 주 0.06%로 소폭 확대됐다.
이날 발표된 3월 다섯째 주 통계에서는 서울 상승률이 0.12%로 직전 주의 2배가 됐다.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조치 연장이 없음을 확인한 1월 말 이후 강남3구 상승률이 둔화한 끝에 2월 넷째 주부터 하락세를 이어가자 서울 전체 집값도 약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강남권 초고가 단지에서 하락 거래가 지속되면 매수자들이 추가 하락을 기대하며 관망세로 돌아서 거래가 위축되고, 이런 분위기가 주변으로 확산해 전체적인 가격을 끌어내리는 것이 일반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강남3구와 한강벨트 일부 지역의 약세와 중하위권을 중심으로 한 나머지 지역의 강세가 극명한 차이를 보이며 두 시장이 따로 돌아가는 양상이 뚜렷하다.
3월30일 기준인 이날 부동산원 발표에서 서울 25개 자치구 중 여전히 약세인 강남3구와 성동구를 제외하고 상승폭이 축소된 곳은 금천구(0.09%→0.06%)가 유일하다. 나머지 자치구들은 상승폭을 확대했거나 하락에서 상승 또는 보합 전환했다.
특히 지난해 강남과 한강벨트의 아파트값 급등 분위기에서 '소외됐다'고까지 평가받은 성북구, 노원구 등의 상승세가 눈에 띈다. 작년 서울 평균 아파트값 상승률은 8.98%였다.
작년 연간 상승률이 3.58%였던 성북구는 올들어 현재까지 주간 누적 상승률이 3.57%로 이미 지난해 수준에 도달했다. 관악구(3.58%)에 이어 서울에서 두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성북구 길음동 롯데캐슬클라시아 전용 84㎡는 올 1월17일 13층이 17억원에 계약됐으나 지금은 고층 매물이 2억5천만원 오른 19억5천만원에 나올 만큼 가격도 뛰었다.
지난해 연간 상승률이 1.96%였던 노원구도 지금까지 누적 상승률이 2.65%로 이미 작년 수준을 넘어섰다. 노원구와 함께 흔히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으로 묶이는 서울 동북권 외곽 도봉구도 직전 주 0.03%에서 이번 주 0.15%로, 강북구는 0.03%에서 0.16%로 오르며 서울 평균을 웃돌았다.
강남권에서는 고가 재건축 아파트가 많은 강남구를 중심으로 다주택자와 고령 1주택자들의 절세용 급매물 출회가 계속돼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추세를 유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성북구 등 기존 중하위권은 주택담보대출 상한인 6억원까지 대출 가능한 15억원 이하 매물이 여전히 많아 서울에 내 집 마련을 노리는 무주택 맞벌이 가정 등의 실수요가 계속 몰리는 것으로 보인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중하위 지역 가격 흐름은 계속 양호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책대출 활용도가 높고 규제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15억원 이하, 특히 10억원 이하 지역이 가격 강세를 보이며 전반적인 서울 평균가격 상승폭 확대를 견인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전날 정부가 발표한 다주택자 대출 연장 제한 등 가계대출 관리방안이 향후 서울 아파트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대출 만기를 앞두고 상환 부담을 느낀 다주택자들이 '똘똘한 한 채'만 남긴 채 외곽부터 주택을 처분해 중하위 지역의 가격 조정으로 이어질 수도 있지만, 30∼40대 맞벌이 가정 등을 중심으로 중저가 매물을 찾는 수요가 여전히 많음을 고려하면 중하위권 강세가 계속될 가능성도 있다.
아울러 고가 아파트 매수자금 마련 우회책으로 쓰이던 사업자 대출과 온라인투자연계금융(P2P)에 대해서도 정부가 편법·탈법 대출을 집중 점검하겠다고 나선 만큼 상급지 초고가 아파트 매수세가 한층 더 위축돼 가격 조정 흐름이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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